04년도 일임.
19년 전 일인데 워낙 강렬했던 기억이라 잊혀지지도 않고, 이 기억 때문에 군의관들이 아무리 욕을 먹어도 한켠엔 존경하는 마음을 품게 된 계기가 되었던 일임.
당시 6월 말~ 7월초로 기억하는데, 사단 예하 연대가 주마다 돌아가면서 유격훈련을 하던중이었음.
이때가 몇번째인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중간쯤 되었음.
난 그 전주에 유격 동참을 해서 이때는 응급대기로 빠져서 유격행군때 AMB를 타고 대열 후미에서 따라가던중이었음.
이때 같이 있던 군의관님에 예전글에 잠깐 언급했던 되게 여리여리하고 목소리도 사근사근해서 샌님처럼 생기신 외과 전문의 군의관이셨음.
평소땐 화 한번 내지않고 항상 조용히 계셔서 딱히 존재감도 없던 그런분임.
비때 전날 비오고하다보니 낮에 해떠서 습기가 증발하면서 밤에서 습도가 엄청높은 그런 날이었음.
탈진환자 생기기 딱 좋은 그런 날씨ㅇㅇ
잘 가다가 갑자기 대열정지하더니 무전으로 AMB를 찾더라고. 그래서 가보니 애가 하나 쓰러져있음.
군의관님도 평소처럼 느긋하게 다가가시더니 애가 의식잃고 쓰러졌다는 말 듣고 보시더니 그때부터 사람이 변함.
간부들말론 좀 전까진 의식이 있었다는데 가서보니 의식불명이라 확인하니까 호흡 맥박이 엄청 약함.
갑자기 평소엔 그렇게 느릿느릿하게 다니시던 분이 응급환자 발생이라고, 얘가 호흡곤란에 서맥이라 목숨이 위험하다고 하시면서 중대장한테 사단에 빨리 응급대기 연락하라고 통보하시고,
옆에 간부들보고 애 들라고 지시하고 자기가 장구류 벗기면서 머리쪽 들더니 나보고 AMB 문 열라고 하는등 번개같이 지시를 쏟아내시더라고.
그렇게 AMB에 태워서 사이렌이랑 비상등 켜고 달리는데 군의관님이랑 나랑 뒤에서 환자 조치하고 있었음.
그 와중에 군의관님이 애를 체크하니까 숨이 멎었나봐. 호흡 맥박이 없음.
정말 심각한 표정으로 두 번 세 번 확인하시더니 확신이 드셨나봐. 운전병에게 진짜 폭풍간지 비장한 목소리로 반쯤 절규하듯 외치심.
운전병! 무조건 밟아!!!!!
그래서 산속 시골길 비포장+시멘트 길을 AMB가 최대한 빨리 달리는데 덜컹덜컹 방지턱이고 자갈이고 막 튀어오르고 코너에서도 막 몸이 쏠리는게 안에서도 운전병이 최선을 다하는게 느껴졌음.
이제 심폐소생술을 해야하는데 문제는 얘가 열사병인거야.
몸은 무슨 장작마냥 뜨거운데 땀도 안흘림.
그러니 체온은 낮춰야 하는데 심장도 멎으니 군의관님이 잠시 뇌정지 온듯 멈춰있더라고.
그리곤 잠시뒤 나보고 흉부압박 하라고 하심.
그리곤 가진 물 다 애한태 뿌리곤 자기는 체온을 낮춰야하니 수액 놓는다고 링거팩 챙김.
근데 애가 심장이 멈추니까 맥박이 안뛰는거야.
그래서 손, 발, 가랑이사이 하다하다 안되니 이게 목에 혈관 찾아서 수액을 꽂는다고 사투를 벌임.
구형 AMB 빛도 약한 백열등 아래서 그림자에 가려서 보이지도 않는데 나는 살리겠다고 CPR 배운대로 계속하는 와중에, 열사병 증세로 땀 한방울 안나고 몸을 뜨겁게 달아오르고 숨도 제대로 안쉬고 맥박도 안잡히는 애 살리겠다고 덜컹덜컹 달리는 차 안에서 구부리고 서서 몇번씩 넘어지면서도 수액 놓겠다고 일어나서 혈관 촉지하고 찔러보고 빼고,
그러면서도 혼자
살린다
넌 오늘 안 죽는다 중얼중얼 거리시던게 선명하게 기억남.
그와중에 내가 흉부압박하면서 피가 도니까 맥박이 잡힌건지 드디어 목혈관을 찾으셨나봐.
찾았다! 하고 감탄 흘리던거도 기억남.
그렇게 목 혈관에 수액 꽂고 이제 나랑 교대해서 또 CPR 시작함.
나도 이때 힘 다 빠져서 너무 힘들었는데 AMB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서 올려보니 그 여리여리하시던 분이 시뻘겋게 상기된 표정으로 살아라! 살아라! 하시면서 가슴 누르던게 완전히 각인되서 잊혀지지가 않음.
그렇게 운전병도 미친듯이 달려서 오니 위병소에 119가 와있더라고. 그래서 인계하고 얘는 민간병원 응급실로 실려감.
결과적으로 애는 살았음.
다음날 난 무용담으로 주변에 썰을 막 풀고 돌아다니는데 이분은 또 평소처럼 나긋나긋하게 아무일 없었다는 듯 일하시는거보고 인간적으로도 존경하게 되었음.
근데 거의 광기까지 느껴질정도로 사력을 다하던 그 모습이 잊혀지기가 않음.
19년 전 일인데 워낙 강렬했던 기억이라 잊혀지지도 않고, 이 기억 때문에 군의관들이 아무리 욕을 먹어도 한켠엔 존경하는 마음을 품게 된 계기가 되었던 일임.
당시 6월 말~ 7월초로 기억하는데, 사단 예하 연대가 주마다 돌아가면서 유격훈련을 하던중이었음.
이때가 몇번째인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중간쯤 되었음.
난 그 전주에 유격 동참을 해서 이때는 응급대기로 빠져서 유격행군때 AMB를 타고 대열 후미에서 따라가던중이었음.
이때 같이 있던 군의관님에 예전글에 잠깐 언급했던 되게 여리여리하고 목소리도 사근사근해서 샌님처럼 생기신 외과 전문의 군의관이셨음.
평소땐 화 한번 내지않고 항상 조용히 계셔서 딱히 존재감도 없던 그런분임.
비때 전날 비오고하다보니 낮에 해떠서 습기가 증발하면서 밤에서 습도가 엄청높은 그런 날이었음.
탈진환자 생기기 딱 좋은 그런 날씨ㅇㅇ
잘 가다가 갑자기 대열정지하더니 무전으로 AMB를 찾더라고. 그래서 가보니 애가 하나 쓰러져있음.
군의관님도 평소처럼 느긋하게 다가가시더니 애가 의식잃고 쓰러졌다는 말 듣고 보시더니 그때부터 사람이 변함.
간부들말론 좀 전까진 의식이 있었다는데 가서보니 의식불명이라 확인하니까 호흡 맥박이 엄청 약함.
갑자기 평소엔 그렇게 느릿느릿하게 다니시던 분이 응급환자 발생이라고, 얘가 호흡곤란에 서맥이라 목숨이 위험하다고 하시면서 중대장한테 사단에 빨리 응급대기 연락하라고 통보하시고,
옆에 간부들보고 애 들라고 지시하고 자기가 장구류 벗기면서 머리쪽 들더니 나보고 AMB 문 열라고 하는등 번개같이 지시를 쏟아내시더라고.
그렇게 AMB에 태워서 사이렌이랑 비상등 켜고 달리는데 군의관님이랑 나랑 뒤에서 환자 조치하고 있었음.
그 와중에 군의관님이 애를 체크하니까 숨이 멎었나봐. 호흡 맥박이 없음.
정말 심각한 표정으로 두 번 세 번 확인하시더니 확신이 드셨나봐. 운전병에게 진짜 폭풍간지 비장한 목소리로 반쯤 절규하듯 외치심.
운전병! 무조건 밟아!!!!!
그래서 산속 시골길 비포장+시멘트 길을 AMB가 최대한 빨리 달리는데 덜컹덜컹 방지턱이고 자갈이고 막 튀어오르고 코너에서도 막 몸이 쏠리는게 안에서도 운전병이 최선을 다하는게 느껴졌음.
이제 심폐소생술을 해야하는데 문제는 얘가 열사병인거야.
몸은 무슨 장작마냥 뜨거운데 땀도 안흘림.
그러니 체온은 낮춰야 하는데 심장도 멎으니 군의관님이 잠시 뇌정지 온듯 멈춰있더라고.
그리곤 잠시뒤 나보고 흉부압박 하라고 하심.
그리곤 가진 물 다 애한태 뿌리곤 자기는 체온을 낮춰야하니 수액 놓는다고 링거팩 챙김.
근데 애가 심장이 멈추니까 맥박이 안뛰는거야.
그래서 손, 발, 가랑이사이 하다하다 안되니 이게 목에 혈관 찾아서 수액을 꽂는다고 사투를 벌임.
구형 AMB 빛도 약한 백열등 아래서 그림자에 가려서 보이지도 않는데 나는 살리겠다고 CPR 배운대로 계속하는 와중에, 열사병 증세로 땀 한방울 안나고 몸을 뜨겁게 달아오르고 숨도 제대로 안쉬고 맥박도 안잡히는 애 살리겠다고 덜컹덜컹 달리는 차 안에서 구부리고 서서 몇번씩 넘어지면서도 수액 놓겠다고 일어나서 혈관 촉지하고 찔러보고 빼고,
그러면서도 혼자
살린다
넌 오늘 안 죽는다 중얼중얼 거리시던게 선명하게 기억남.
그와중에 내가 흉부압박하면서 피가 도니까 맥박이 잡힌건지 드디어 목혈관을 찾으셨나봐.
찾았다! 하고 감탄 흘리던거도 기억남.
그렇게 목 혈관에 수액 꽂고 이제 나랑 교대해서 또 CPR 시작함.
나도 이때 힘 다 빠져서 너무 힘들었는데 AMB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서 올려보니 그 여리여리하시던 분이 시뻘겋게 상기된 표정으로 살아라! 살아라! 하시면서 가슴 누르던게 완전히 각인되서 잊혀지지가 않음.
그렇게 운전병도 미친듯이 달려서 오니 위병소에 119가 와있더라고. 그래서 인계하고 얘는 민간병원 응급실로 실려감.
결과적으로 애는 살았음.
다음날 난 무용담으로 주변에 썰을 막 풀고 돌아다니는데 이분은 또 평소처럼 나긋나긋하게 아무일 없었다는 듯 일하시는거보고 인간적으로도 존경하게 되었음.
근데 거의 광기까지 느껴질정도로 사력을 다하던 그 모습이 잊혀지기가 않음.
참 군의관이군
우와....대단하시네 - dc App
군의관님 멋짐
그런데 목혈관에도 수액놓냐? - dc App
정맥 안잡히면 최후의 방법이지.ㅇㅇ
급할 때나 라인 엑세스 안 될 때. 꼽는 건 int. Jugular v 임. EJV 는 찾기 어려워 - dc App
수액말고 긴급수혈중에 쇄골인가 거기에 놓는거도 있던데
목정맥에 14게이지를 꼽는다고? - dc App
고생했네 담에도 종종 썰좀 - dc App
센님이 히어로 되는게 꼭 슈퍼맨 같네
한석규가 하는 건 오글거리던데 실제상황에서 들으면 느낌이 달랐을 듯
연기라거나 겉멋잡으려 하는 허세가 아니라 진심으로 거짓없이 하는 말이니 확실히 느낌이 다를듯 ㅇㅇ
20년가까이 지난 일이지만, 그 당시 때에도 일반외과, 흉부외과 전문의까지 딴 사람들은 돈벌 욕심보다는 사람 살리는 의사 되겠다는 생각으로 지원하는 사람들 많아. 그리고, 그런 과에서 트레이닝 받으면 사람 죽고 살고하는 게 일상다반사. 죽을려고 하는 사람 있으면 기를 쓰고 살릴려고 한다. 특히 젊은 환자는 제대로만 치료 들어가면 정말 기적적으로 살아나는 케이스 많으니까. 정말 아쉬운 건 우리나라 의료시스템 상에서 저런 훌륭한 사람도 결국 적응 못하고 미용시술이나 하는 의사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거지.
와...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