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있던 부대에서는 2작사령관 이취임식 때마다 행사병력 파견을 갔음.

가서 보면 4성 장군 취임식이라고 거창하게 하거든.
온갖 기념조화와 '진짜' 내외 귀빈들이 참석함.

시, 도 의원정도는 그냥 무시해도 될 레벨이고, 대구, 경북이 지역구인 국회의원(이름대면 알만한), 도지사, 시장 이런 사람들.

거기다 무슨 무슨 조합장. 소위말하는 지역 유지들말이야.
지역의 상권과 돈줄 쥔 실세들.

이런 사람들 수십명이 사열대 단상위와 주변에 드글대고 있어.
국내외 군 고위 관계자들은 말 할것도 없고.

수만명의 병력을 말 몇마디로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니 그 일대에서 정치든 사업이든 하는 사람들이 무시하기엔 아까운 자산이잖아.


바로 지금같은 대민지원이다 뭐다 하는것들, 지역내 행사나 뭐 그런것들 말이야.

내 앞에 있는 이 사람만 잘 꼬드기고 내 편만들면 나중에 무슨 이익이 생길지 모르는데 일단 친해지는게 좋겠지.


바로 그런 친목질이 우리를 앞에 두고 벌어지고 있다 생각하니 기분이 참 묘했음.


솔직히 ㅅㅂ ㅈ같은 기분이 많이 든 것도 사실임.

우리가 이 날씨에 경상 충청 전라 각지에서 집결해서, 반나절동안 죽어라 연습해서 우렁찬 경례를 박아주는게,

내 앞에 단상에 서있는 저 사람이 '봐라, 이게 내가 가진 힘이다' 라는걸 저기 같이 앉아있는 소위 '높은 사람' 들에게 각인시키고 홍보해주는 딴따라 같았거든.

물론 저자리가 고스톱쳐서 얻는 자리가 아니니까 4성장군까지 단 유능한 장군님께 대한 부하로서 존중과 대우를 해줘야한다는 생각도 있었으니 무조건 나빴던건 아닌데, 최소한 그 장면에선 좀 그랬지.

근데 하필 지금 이야기하는 장군이 박oo임. 갑질 그 인간...

물론 다른 사령관 이취임식도 똑같긴했음.


사실 장군이 가져야할 자질이 정치인이 가져야할 자질과 겹치는게 많은것도 사실임.

수천~수만명을 지휘하는데 필요한 역량은 뛰고 구르고 윽박지르고 하는 능력보단 처부, 부대간 알력을 조율하고 절충하고 그러면서 상, 하급자와 대외 여론도 신경써야하고 등등 관리자로서의 역량이 더 크니까.
(전투지휘능력은 동등하게 갖췄다는 조건하에)
통상 저런 능력을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면 정치질이고, 좋게 이야기하면 처세술, 용인술이지.


그러니 본인부터가 일정수준의 정치적 역량을 갖추어야하는데 주변에 정치인들이 꼬이기까지 쉬운 조건이니 정치쪽으로 빠지거나 이미 군생활 할 때부터 반 정치인이 되는 일들이 생기는구나 이해하게 되는 순간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