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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내가 기억하는 영창 내부의 모습임.

최근에 DP 다 보고 옛날 기억나서 좀 적어봄.

내용 너무 길어지면 지루해할테니 최대한 요약으로 써봄.



1. 초록색 사람 : 근무 헌병임. 2시간 반씩 한 팀으로 이루어져서 근무함.

선임급은 가만히 서서 전체 감시 + 주로 문서 작업(입창,퇴창자 관리, 명찰만들기, 소원수리, 면회/변호사 접견 신청 등)하고

후임급이 아래 내려가서 돌아다님. 얘가 하는거는 주로 졸고있는 수감자들 일어나라 하고

일과에 따라 움직이게끔 명령하는거임.


2. 거실 : 말이 거실이지 그냥 생각하는 그 감방 맞음. 전부 창살이고.


2-1. 징계수 거실 (1,2,4,6거실) :

징계수와 미결수는 절대 같이 수감 안 하기 때문에 거실 형태가 구별이 됨.

1,2,4,6 거실은 징계수를 위한 거실이고 얘네들은 중대 징계위원회에서 단순히 영창 며칠(최대 15일) 판정 받은 애들임.

그래서 입창하면 우리가 죄명 묻는데 대부분이 폭언, 가혹행위, 성희롱같은 잡범들임.

금방 있다가 나가고, 거의 단골처럼 찾아오는 골치거리들도 있음.


2-2. 미결수 거실 (3,5거실) :

일단.. 미결수는 클라스가 다름.

얘네들은 실제로 어떤 범죄를 저질렀고 고소를 당했기 때문에

군사재판소에 회부되어 판결이 내려지기 전까지 우리가 구금하고 있는 상태임.

당연히 판결나기 전 까지는 무죄로 대우해야하기 때문에

원하는것도 어지간해서 들어줌.

영치금도 자유롭게 쓸 수 있고, 우리가 이래라저래라 막 다루기도 힘듬.

전화도 전날 신청만 하면 다음날 5분 선에서 자유롭게 가능.

변호사 접견은 무제한.

근데 저지른 죄를 보면 당연히 그 무게가 중함.

선임 쏘고 들어온 새끼, 탈영병, 민간인 감금 폭행, 동성 성폭행, 사기 횡령 등 다양했음.

3,5거실 이렇게 떨어져 있는 경우는 가끔 공범으로 들어온 사람들이 있는데 이 둘을 떨어트려놓기 위함임.

안 그러면 속닥속닥 작당모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3. 샤워실 :

샤워는 하루에 한 번이었음. 아침에 일어나서는 양치와 같은 간단한 세면만 가능하고,

샤워는 일광욕 시간 (14:30 - 16:30) 후에 각 거실별로 실시함.

참고로 식사 시간때는 여기에 짬통이 배치되어 음식물 버리는 장소도 겸함.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지는 않지만 대가리정도는 보여서 샤워시간 너무 오래 쓰면 우리가 나오라고 해야함.


4. 탕비실 :

영창에 필요한 물품들이 다 있는 창고. 모포, 메트리스, 포크수저 등.

새로 입창자가 들어오면 여기서 물품을 꺼내서 인계를 해야함.

또, 퇴창자가 있으면 불출한 물건들이 제대로 있는지

수량은 맞는지 수백개가 되는 품목을 다 세야함.

이건 주로 매주 금요일 밤에 이루어졌음. (후임병사가 함)

간혹 악질 선임은 일부러 물건 몇 개 자기 주머니에 슬쩍 하고

후임 병사에게 똑같은 물건을 계속 세도록 만들기도 함.

그 외에도 가혹행위가 만연하던 과거 군대의 경우,

이 탕비실이 후임이 허구한날 선임에게 죽도록 두들겨 맞던 곳임.

결국 이 공간은 후임 병사에게는 결코 좋은 기억이 담긴 곳은 아님.


그 외 헌병들이 영창에서 수감자 보는데 대놓고 휴식을 취할수는 없으니

안에 들어가서 잠깐 5분 앉아있는 공간이기도 함.

당연히 휴식은 선임병사만 하고.


5. 접견실 :

면회나 변호사랑 얘기하는 곳. 외부 감,청이 가능한 전화기도 내부 하나 외부 하나있음.

아크릴 유리를 사이에 두고 외부인이 외부 접견실에 들어오고,

수감자가 내부 접견실에 들어와서 얼굴을 보는 방식임.

면회를 왔을 시 외부 접견실 뒤편에 헌병 하나가 앉아서 무슨 얘기하는지 받아 적어야함. (일반 잡담은 안 적고 범죄 관련 얘기 나오면 적어야함)

전화를 한다하면 우리가 전화감,청을 해야함. 이 역시 사생활은 적지 않고 범죄 관련 얘기가 나오면 적어야함. (단, 변호사 전화는 감,청 안 함)

통상 징계수 3분, 미결수는 5분인데 말이 5분이지 그냥 무죄인 사람으로 대우하기 때문에 무제한이라 보면 됨.

미결수의 경우 형을 선고 받은 후, 국군 교도소로 이송되기 전 마지막 전화를 시켜주는데

이때 진짜 전화 잡고 울고불고 하는 애들이 태반임.

의연한 사람은 단 한명도 못봤음.


6. 식당/도서관 :

말 그대로 식당 겸 도서관임.

식사는 취사장에서 인원수 맞게 대충 퍼서 차려 놓는 방식임.

모든 취식물은 식당 안에서만 먹어야 하고 절대 거실로 가지고 들어가면 안 됨 (맛김, 우유, 과자, 아이스크림 등)

책장에 비치된 책은 소설이나 종교 서적이 대부분임.


7. 소형 운동장 :

3번에서 말한 일광욕 시간때 잠깐 나가서 바람을 쐴 수 있음.

이때 미결수 먼저 바람쐬고 들어오면 그 다음 징계수가 우르르 나가서 바람 쐬는 방식.

태양을 보는 유일한 시간인 만큼 이때 운동장을 뱅글뱅글 돌음.

말이 운동장이지 10명만 들어가도 꽉 찰 만큼 형편없음.

가래침을 뱉는다거나 철창을 잡고 흔든다거나 자기들끼리 쉐도우 복싱을 하는 등의 지랄하면 바로 우리가 제지해야함.


8. 화장실 :

칸막이는 다섯개, 소변기는 한 네개 쯤 된 듯.

칸막이의 경우 윗부분 반이 날라가있음.

왜냐면 안에서 뭔 헛짓거리를 할 지 모르기 때문에.

참고로 그 와중에 칸막이 안에서 딸치는 애들도 참 많음.. (주로 야간에)

이걸 어떻게 아냐면 환기가 안되는 영창 특성상

묵혀질대로 묵혀진 밤꽃냄새가 야간에 난데없이 칸막이서부터 확 풍길때가 있음.

이건 100%임.



9. 일과 :


06:30 기상

아침 점호 후 간단한 세면 시작. (옛날 군대의 경우 이때 소운동장에 집합해서 강제로 뱅글뱅글 전속력으로 돌게 시킴)

조식

조식 후 임무분담 청소 (거실/화장실/세면실/식당을 로테이션으로 함)

자유시간


중식

중식 후 임무분담 청소

14:00 일광욕 시작 (옛날 군대의 경우 이때 유격체조로 수감자들을 초죽음 상태로 만들었다고 함)

일광욕 후 샤워

자유시간


석식

석식 후 임무분담 청소

교화 프로그램 시청 (뭐 세상을 바꾼 따듯한 칭찬과 같은 미담이 담긴 일화 내지는 왜 범죄를 저지르면 안되는가에 대한 교화 교육)

뉴스 시청


22:00 취침




10. 종교활동


당연히 인권 문제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종교 활동도 보장해야 함.

주로 일요일에 기,독교, 천주교, 불교 중 한 집단이 찾아옴.

우리 부대의 경우 오로지 기,독교만 열정적으로 매주 찾아왔음.

천주교가 찾아온건 미결수 하나 국군교도소 이송 되기 전날 밤

신부님이랑 기도 하나 하고 싶다해서 군신부 찾아온게 끝.

기,독교는 특히 포교에 올인한지라 피자랑 음료수 바리바리 싸들고 와서

"예1수님 믿으면 피자를 먹을 수 있습니다!!" 전략을 쓰는데,

가뜩이나 징계수들 갇혀있느라 스트레스도 많겠다, 피자도 먹고 싶겠다

이때다 우르르 나와서 단체 개종하고 피자 먹음.

그래서 일요일 되면 징계수들이 "근무자님, 교회 사람들 언제 옵니까?"라면서

시도 때도 없이 물어대서 귀찮음.




그 외



1. 수감자들을 위한 유일한 복지가 종이랑 펜을 불출하는거임.

당연히 낙서하는 용도는 안되고 공부를 위한 목적으로 쓴다는 약속 아래,

펜 종이 수령자 이름 적고 불출한 후 저녁에 돌려받는 방식임.

당연하겠지만 100명중 99명은 종이에다가 나체 여자 그림 그리거나 오목을 둠.

이러면 당장 빼앗고 교도관에게 보고 후 펜 종이 불출 제한임.

이중에서 레전드는 종이에 트와이스 백합물 야설을 빼곡하게 적은 새끼였음.

10장이라는 장편(?) 소설을 썼음에도 아무도 눈치를 못챘음.

그도 그럴게 얘는 도서관에서 항상 영어책을 빌려서 무지하게 공부를 열심히 하는 척을 했거든.

우리 모두 얘가 단어를 외우느라 깜지를 쓰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이딴걸 쓰고 있었을 줄이야.



2. 여태까지 본 가장 고위급 장교 수감자는 중령이었음.

때문에 아침 조회 때 교도관이 경례를 하는 유일한 수감자였음.

언론에도 났던 꽤 큰 사건인지라 더 자세히 말 할 수는 없겠음.

미결수 무죄 취급 + 중령 짬이라는 두 쉴드 때문에 교도관, 중대장도 쩔쩔맸음.

당연히 자기 원할 때마다 일광욕도 마음껏 했고.

항소를 몇번씩 했는데 결국 국군교도소로 가게 되었음.

항소를 하는 기간동안 정신이 피폐해질대로 피폐해졌는지 나중에는 영창에서 소리지르더라.



3. 여태까지 본 가장 악질 범죄자는 민간인 감금 폭행이었음.

치정극이 결국 불러일으킨 사건이었음.

이것도 익명 보호를 위해 더 자세한건 말 못하겠음.

내가 알기로는 민간인 여성을 납치, 모텔에 감금한 후 폭행과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암.



4. 한국인 카츄사가 미군복 입고 미결수로 들어온 적이 있었음.

결국 항소 실패해서 형을 선고 받았는데, 국군교도소로 가기 전 흑인 장교랑 병사 하나 와서

얘 미군 군복 반납하게 함. 이때부터 얘는 공식적으로 국군 소속으로 바뀜. (소속 부대는 우리 중대로)

내가 재판소로 이송을 안 했기 때문에 몇년을 받았는지는 모름. 근데 죄명은 성폭행임.



5. 결혼한지 한달 된 신혼 부사관이 징역 4년 넘는 중형을 선고 받았음.

이것도 사건이 워낙 특이해서 언론에 한번 나왔기 때문에 자세한걸 얘기할 수는 없음.

다만 국군교도소로 가기 전 마지막으로 자기 와이프랑 전화를 한번 했는데

그저 미안하다고만 반복함.



6. 국군교도소는 알 사람은 알 거임. 어디에 있는지.

근데 가기 전 패스트푸드집이 하나 있음.

(내 기억으로는 와퍼를 먹었기 때문에 버거킹으로 기억하긴 하는데 지금 검색해서 찾아보니 없어진듯...??)

통상 수감자를 교도소로 이송할 때 이곳에서 잠시 멈춘 후,

교도관이 수감자 + 운전병 + 호송하는 근무헌병을 위해 햄버거를 하나씩 사 먹임.

(수감자 이송 임무 자리 나면 경쟁률 겁나 빡센 이유임)


특히 수감자는 원하는 메뉴를 선택해서 먹게 해줌.

담배도 피게 해줌.

왜냐면 이제 들어가면 끝이니까.

근데 이것도 교도관이 좀 유연하고 성격 좋을때나 가능하고,

FM인 사람은 그냥 교도소로 직행해서 바로 수감자 인수인계함.



7. 탈영병은 통상 군사재판소에서 1년을 내리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형식적이고,

나중에 한번 다시 불러서 "지금 조용히 다른 부대로 전출가면 없던거로 해준다. 이걸 거절하면 1년 교도소로 가야한다."라고

군 검사가 회유함. 여기서 99%가 눈물콧물 흘리면서 다른 부대 가겠다고 함.

유일하게 딱 한명. "나는 내 의지로 군대에 온 적이 없다. 교도소 가겠다."라고 말한 병사가 하나 있었음.

얘는 비만+고문관이었는데 정황상 부대에서 엄청 심하게 갈굼받은 것 같음.


이 소식을 얘 아빠가 알게됨.

지방 먼 곳에서 오리 농장을 운영하던 얘 늙은 아빠가 작업복 그대로 헐레벌떡 뛰어와서

접견실에서 진짜 대성통곡함. 어쩌자고 이걸 거절하냐고, 그냥 눈 딱 감고 좀만 버티라고.

근데 단호하게 싫다 하더라고. 결국 교도소 이송 전, 자기 아들래미 마지막으로 과자 먹이고 싶어서

PX에서 뭐 초코파이 카스테라같은 과자 이것저것 담는데 바구니에 과자 담다 말고 한참 우시더라.

외동아들이고 오리농장하면서 이 아들 하나만 보며 살았는데 다 자식 잘못키운 내 잘못이라며 엄청 자책하심.


나이만 봐도 늦게 아들 본 느낌에, 손은 굳은살 배길대로 배겼고,

얼굴은 주름까지 가득한 산전수전 다 겪은 듯한 전형적인 농장 아재 그 자체였는데

삶의 찌든내 가득한 작업복 입은채로 그렇게 서럽게 우는거 보니까 나도 옆에서 같이 울뻔했음.








일단 생각나는건 여기까지임.

또 생각나면 써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