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병 갓 달았을 즈음에 후임이 들어왔었음.


당시에 탄약보관하는 부대에 경비중대로 부대에 파견 갔었는데 그 곳에서는 자대와 다르게 분대 생활관을 사용했음.


들어온 후임들 중 한명이 내 밑에 맞후임으로 들어 온다는 소식에 기대가 됐던걸로 기억함.


그런데 그 후임이 무언가 심상찮은 상태였음.


세탁실에서 내복만 홀랑 입고 혼자 세탁기 앞에 서있길래 중대 선임이 내복만 입고 뭐하냐 묻자 


후임이 세탁기가 안돌아간다는 말만 중얼중얼 거리고 말도 어수룩하고 행동도 어수룩한 관심사병의 모범적인 예시였음.


그 말을 들은 나는 정신이 혼미해서 머리를 부여 잡던 중 분대의 선임들이 나를 위해서 후임을 바꾸어 주겠다며 나섰음.


그 결과 다행인지 내 후임이 아닌 다른 분대의 동기 밑에 후임으로 들어가게 되었음.


그리고 그 친구는 꾸준히 군에 부적응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군생활을 함께 보내게 됨.


같이 군생활을 보내는 중에 나는 저 아이가 군대에 오면 안되는 아이구나라고 생각하고 


비장애인 대 비장애인의 관계가 아니라 비장애인 대 장애인의 관계를 가진다고 마음먹고 대했음.


예컨데 사수와 부사수로 경계근무에 서면 일병이 꺾이도록 수하 하나 못하는 그 아이에게 하나하나 다시 알려주는등...


그런데 그렇지 않은 부대원이 있다는게 문제임. 


저 샛기가 장애인 행세를 한다는 판단에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냥 저샛기가 1인분 못해서 ㅈㄴ 짜증난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었음.


뭐 군대를 병무청에서 군복무를 하기 적합하다고 결과를 내려서 온 거겠지만 


그래도 걸러지지 못한 친구일 수 있다라는 생각을 하고 대하면 좋으련만


20대 혈기왕성한 애들이 군복무라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이성적이고 온화한 태도를 보이긴 무리라고 이해도 했음.


그래도 후임시절엔 선임 대 후임의 관계에서 후임이 모자란건 어느정도 선임이 이해를 해주니 다행이었지만.


그 아이가 군복무기간이 길어지고 후임이 생기고 선임이 떠나가니까 문제가 생겼음.


분대장을 달기도 하고 선임병이라고 불릴 위치에 있는 그 아이의 동기들이 그 아이를 곱게 대해주지 않은 거임


마침 생활관을 옮기는 기간이라 나와 동기 한명이 그 아이의 생활관으로 이동하게 되었음. 그런데


그 아이의 동기들이 내 동기에게 "저 병x이 청소 알아서 할 거야." 라고 하며 생활관 청소를 다 떠넘긴 다거나


아이가 부재 시에 관물대를 열어 아이의 책을 펴서 침을 뱉는다거나 하는 행동을 웃으며 말했다는 걸 전해듣게 되었음.


나는 남은 기간을 뒹굴거리며 살려고 열심히 계획 중 인데 이런 개 좆같은 폭탄같은 상황이 날아오니 정신이 혼미해졌음.


그래도 해결해야 사건 터져서 감옥을 안 갈테니  소식을 전해준 동기와 객관적인 증거도 없고 들은 병영부조리도 극히 적으니


관찰을 하면서 확실히 병영부조리가 있는지를 판단하고  증거를 수집해서 보고를 해서 해결하자고 말했음.


그런데 그날 저녁에 동기의 분대장이 오더니 이 사실을 보고해야 한다며 진술서를 작성해 제출하라고 했음.


그래서 난 동기의 분대장이 보고해서 진술서를 작성하라고 간부가 지시했구나 하고 진술서를 작성해 제출했음.


그런데 알고보니 동기의 분대장이 얘기만 듣고 앞뒤 따지지 않고 무턱대고 나보고 진술서를 써서 내라고 한거였음.


그 결과 턱없이 부족한 증거에 그 아이의 동기들은 무죄방면되고 나만 생활관 옮기기 싫다고 병영부조리를 지어내서 찌른 미친놈이 되었음.


그 상황에서 무언가 해야하나 싶었지만 중대장 면담 시 본 중대장의 귀찮고 짜증난 일 하나 생겼다는 해결의지도 없는 태도에 


"저 샛기는 지가 병영 부조리 파악해서 해결할 걸 못해서 내가 끼어서 고생중인데 저따위 태도를 보이고 해결의지도 없네"라는 생각이 드니


그냥 몇개월 있으면 전역인데 내 알빠냐 라는 심보로 사건을 끝냈음. 


물론 상황이 변하지 않으니 그 아이는 전입 올때와 비교해서 확연히 악화된 상태로 군생활을 보냈고 나는 전역해서 떠나갔음.


그래도 전역 직전 아이가 생활관에 와서 옆에 앉아서 쭈뼛대면서 무언갈 말하려다 마는 모습에 마음이 풀려서 미련없이 군생활을 마무리 했음.


글을 쓰고 부족한 점을 보충하자면 


그 아이에 대해 뒤늦게 들은 바로 경증 자폐가 있고 4급이 나왔으나 부모의 요구로 현역으로 입대하게 되었다는 것과


아이를 전역시키기 위해 모두 애썼지만 본인의 전역의지가 없기에 전역시키지 못했으며


본부중대로 전출 시켰지만 본부중대조차 거부해 반품되어 중대에 돌아왔다는 사정이 있었음.


똥글을 싸고 이걸 읽어준 군붕이들에게 할 말이 있다면 


장애인과의 트러블이 생기는 경우에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고 


장애인에게 봉변을 당하면 장애인 혐오에 머리 속에 T-4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대신에 장애인이 봉변을 일으키는 지경에 이르는 


부실하고 부족한 장애인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문제 삼아주면 좋지 않을까 하는 바램 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