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시스템 문제 이전에 인간의 문제거든.

예전에 (이 예전이라는 표현도 사람마다 다를테니 대충 내가 입대하던 20년 전으로 보자면) 비하면 군대내 가혹행위가 굉장히 많이 사라지고, 그 정도도 많이 약해졌어.

예를 들어서 내가 병사땐 뜀걸음 쳐지는 애들을 병이나 하사 분대장이 엉덩이, 발 뒤뚬치를 치면서 빨리 뛰라고 갈구고, 그걸 지나가던 영관급이 봐도 '야~야~ 살살해라~ 이러고 말았거든.

지금 저러면 병이면 영창이고 간부면 옷 벗는다.


내가 하사땐 대놓고 뺨 맞거나 걷어차이거나 숙소에서 두들겨 맞고 아침에 얼굴 부어서 출근해도 후배들 팬 고참한테 행보관이나 주임원사 이런 사람들이 '애들을 패도 티 안나게 패야지, 생각이 없냐' 이러고 넘어가고 그랬음.

이제 18~15년전임. 그러니까 2천년 중~후반대.


물론, 여기서 이제 부바부가 나옴.

같은 시긴데도 폭언, 폭행없이 지낸 사람도 있거든.

그 이유가 바로 상급 간부들과 지휘관이 어떤 성향이었는가야.

당시에도 폭언, 폭행을 극혐하는 간부들도 많이 있었고, 이런 지휘관이 있는 부대는 2천년 초반애도 폭행 걸리면 그야말로 경을 치곤했어.

당시 간부들도 사람인데 그런 소문에 얼마나 민감했겠음.
그래서 그런 부대 이야기 들으면 부러워하고 그랬지.

하여튼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큰 사고 몇번있고 2010년대 초~중반 거치면서 '공식적으로' '병을 대상으로 한' 폭언과 폭행은 사라진게 맞음.

왜 '공식적으로' 냐면.

예전엔 위에 쓴 것처럼 군 내부에서 '애들이 말 안들으면 그럴수도 있지' 라는식으로 구성원들 자체가 어느정도 용인하고, 그런 사고를 일으킨 병이나 간부들에게 동정심을 표하거나, 구타를 유발했다고 양비론으로 흘러가는게 보통이었거든.

그런데 2010년대 중후반 이후로는 철저하게 잘못했다로 정립이 되어서 그래.

설령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치더라도 '니 이야기는 알겠고, 네 나름의 고충이 있었던건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사고를 쳤으니 처벌은 받아야지' 이게 보통이 된거야.

작금의 군대에선 가혹행위=불법=이유가 뭐든 처벌대상 이라는 공식은 확고히 자리잡았어.


'나도 최근에 군대 다녀왔는데 안 그렇던데요?'

그렇다고 때린놈한테 행보관이 속 시원하게 잘 때렸다고 말하지는 않잖아. 옛날 군대는 그랬다고.


'병을 대상으로' 라는건. 솔직히 병사들은 많은 군붕이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의무복무하러 왔기에 '내가 군대 오고싶어 왔습니까?!' 라는 항변이 간부들에게도 충분히 어필되지.

그래서 간부들이 병을 대할때 마인드가 솔직히 알바나 업무보조정도로만 취급하는것도 사실임.

애초에 기대를 안하니 터치하는 강도도 약해지고, 거기다 요샌 핸드폰으로 신고 문화도 활발해져서 괜히 문제 생길까봐 건드리는 빈도도 엄청나게 줄었지.

결정적으로 위에서 이야기한것처럼 이젠 시스템적으로 가혹행위 터지면 가차없이 처벌하니 한번 걸리면 군생활이 많이 꼬이거든.

그러니 병 대상 가혹행위는 내 병시절때에 비하면 한 100분의 1정도로 줄었다고 생각해.


근데 간부 대 간부는 많이 다르지.

흔히 하는 말로 '니가 좋아서 온거 아냐?!' 라는 말이 성립이 되다보니 병과 달리 업무지시를 포함해서 터치하는데 심리적인 장벽도 없는데다, 직업이기 때문에 업무성과를 요구하는게 오히려 합당한 행동이지.

거기에 마치 운동부마냥 '선후배' 관계가 성립되다보니 욕만 안했지 아직도 부조리나 (심리적) 가혹행위는 많이 남아있긴해.

군에서 제일 많이 자살하는 계층이 병사가 아니라 소, 중위/하,중사인것만 봐도 답이 나오지.

반년전만해도 군단 사령부 업무차 갔다가 소령이 화장실 숨어서 몰래 쪽잠자고,

그러다 사무실 들어왔다가 화장실 다녀오는데 오래 걸렸다고 쌍욕 먹는것도 봤는데 어련하겠냐.



그럼 지금의 군대에서 일어나는 병이나 초급간부 대상 가혹행위는 뭐냐하면 솔직히 시스템적인 문제보단 개인의 일탈이라고 보는게 맞지.

시스템이 그걸 보호해주지 못했다고 따질순 있어도, 그걸 방조하거나 부추겼다고 하긴 힘든게 지금의 군 시스템이거든.

예전처럼 간부가 선임불러서 '애들 집합시켜서 교육 좀 해라' 이랬다가는 옷 벗는 시대라고.
설령 그렇게 이야기를 해도 말로 타이르는 수준을 생각하지 옛날처럼 가혹행위 시키는걸 생각하는게 아니니까.


하지만 어떤 집단이 있으면 반드시 또라이는 있기 마련이고,
특히 높은 징집률로 별별 인간들이 다 입대해서 단체생활을 하기에 미친짓을 하는 인간들은 반드시 나오기 마련임.

그렇기에 군대에서 가혹행위는 절대로 사라질 수가 없음.
사회에서 범죄가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거하고 동일한거임.

인간이 정신적으로 개조되지 않는한 말이지.


하여튼, DP나 여경들 나오는 유명 웹툰같은 건 비교적 과거 군대 이야기라 현시점에서 병으로 입대하는 군붕이라면 대다수는 겪지않을 옛날 이야기임.

또라이가 없다고 말을 못하니 절대 안 겪을꺼라 말은 못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