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 내려갔더니 이장님이 돼지잡아서 다같이 구워먹자고 회관앞에 모닥불을 두개 깔고 솥이랑 불판을 걸었음
어린마음에 신나서 나갔는데
마을사람들이 자기 집에서 절대 떌감으로 안쓰는, 서울에서 버릴돈 아까워서 들고내려온
영수증더미, 비닐봉투, 스티로폼박스, 애기 젖병, 부러진 장난감
이런걸 떌감으로 넣는거임
거기다 등유 한페트를 쫙 쫙 뿌리고
불을 딱 붙였는데
뉴스에서 보던 새까만 대전 타이어공장 연기가 남
눈이 너무 아프고 기침나와서 울면서 멀리 떨어져서 보니
마을사람들도 그게 안좋은 연기인지는 아는지 바람따라서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연기를 피했음
연기가 이런데 이런거 태워도 되는거냐고 슬쩍 에둘러 한마디 했더니
왜 못피하냐는 투로 '이쪽으로 와라'라고 잡아끌더라
고기는 안먹고 조용히 집에가서 잤음
흠좀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