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전역하셨으니 써봄.

이분은 무려 18년전 내가 하사달고 처음모시던 대대장님이셨음.

당시 나는 하사달고 간부로서 처음 지휘관으로 모신 분이어서 모든 대대장님이 이런줄알았지.

아니었다는걸 다음 대대장님 모시면서 몸으로 배웠지만...


하여튼 이분은 대령을 포기한 중령이셨음.

짬찌 하사가 당시엔 하늘같은 중령의 과거를 알 길은 없었으니 진급에 떨어져서 자유로운 영혼이 되셨는지, 자유로운 영혼이셔서 진급에 미련이 없으셨던건지는 모르겠음.

하여튼 이분이...정말 지금말론 영포티에 인생을 즐기시며 사셨음.



일단, 굉장히 미남이셨음.
배우나 연예인수준은 아닌데, 되게 잘 꾸미고 다니는 일반인있잖아.

그런 정도.

머리도 젠틀하게 싹 빗어넘기고 머릿기름도 잘 바르시고 피부관리도 잘하고 다니셨는데다 몸매도 배 안나오게 관리를 잘 하셨기에 외모만 보면 군인이 아니라 어디 기업다니는 임원이나 중소기업 사장님같은 느낌이었음.

옷도 잘 입어서 딱보면 첫인상이 되게 댄디하다. 라는 느낌이 드는 그런분이었음.

당시 내가 인사담당관이었는데 대대장실 들어가면 항상 난초 가꾸고 계시거나 다기 가지고 차 우려내고 계시거나 골프 퍼팅 연습하고 계셨음.


당시 기억나는 일화가 사단장님 차가 쏘나타였나? 그랬단말이야.
근데 이분이 그렌져 tg를 끌고 다니셨음.

그러다 한번 회의때 참모장님한테 한소리 들으신거야.
그래서 그차 집에 갔다놓고 다른차를 끌고오셨음.

근데 그게 그렌져 xg였음 ㅋ

그거가지고 또 잔소리 들으셨는지 그 다음엔 소나타 타고 오시더라고.

근데 열받으셨던가봐.
휴가때 멋지게 차려입고 부대 들어오시곤 했는데 그때마다 에쿠스 타고오심 ㅋ

이분이 한가할땐 전통차 타주시면서 나보고 맨날 자긴 전역하면 카페차려서 사실거라고 이야기하셨거든.

그래서 퇴근시간되면 칼같이 수업 들으러 가시면서 보직 마지막 반년은 맨날 커피 내려서 간부들 먹이곤 품평받았음.

아예 대대장실에 본격적인 커피머신을 사다놓으셨었음.
백얼마짜리.

맛은 있더라.

취미가 골프여서 금요일만되면 바람같이 사라지셨음.
실력도 좋아서 지역 유지분들하고 매주 골프치셨는데, 자기 실력이 싱글이라고 맨날 자랑하셨는데 나는 그게 대단한거였다는걸 나이먹고 알았지.

문제는 운전을 내가 했었음...


이분이 이렇게 여유롭게 사실수있었던 이유.

사모님이 강남에 학원을 하시던 학원장이셨음.
한번은 오셔서 주말에 부대 간부들한테 소고기로 회식 시켜주신적이 있거든.
되게 이쁘시더라고.
딱 품격있는 사모님 느낌?


그러니 대대장님이 여유로운게 중령월급이 전액 자기 용돈인거야.
와이프 손 안벌리고 사고 싶은건 자기가 다 사신다고 이야기하신적있는데, 중령 월급을 전부 용돈으로 쓰면 진짜 반년이면 차도 사니까 틀린 말이 아니었지.


그렇게 한 5년쯤 지났나?

카톡으로 안부인사와 사진이 하나왔는데 진짜 카페 차리셔서 댄디하게 차려입고 커피 내리고 계시더라고.


참 부럽긴했지.

그리고 업무 하나도 못배운 나는 다음 대대장님 밑에서 개갈굼받으면서 일배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