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15일 지상파 공영방송인 문화방송이 자사의 메인 뉴스인 뉴스데스크에서

힐러리가 한국의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연에서 말했다는 헛소문을 읽어버린 일이 있었음


美서 북미정상회담 연기론 '솔솔'…다른 속사정?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214&aid=0000817532


군소 언론에서 관련 오보를 낸 적이 있기는 했었지만 -여기서도 그걸 믿는 사람들이 몇몇 있었고-

지상파 메인뉴스는 그 무게가 다르지


다음날 MBC에 제보하기 위해 전화했음

본인을 사회부 소속이라고만 밝힌 기자가 받았음

어제 보도 중에 이런 내용이 있었는데 그건 오보고 이런저런 근거가 있다 그러니 확인해보시고 정정해 주시면 까지 말하는데

느닷없이 말 끊으면서 "알겠고요, 일단 전달은 하겠습니다." 한마디 하더니 전화를 바로 끊어버림

제보 1주일에 한 건 정도는 하지만 이런 건 진짜 처음 봤다

내가 괜히 시비조로 전화한 건 아닌가 싶겠지만

나는 내 목소리가 녹음될 것을 알면서도 그런 짓을 할 정도로 멍청하지는 않음

제보 후 바로 정정하는 일 따위는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뭔가 신선한 반응이긴 했음


아무튼 한층 더 어이없는 상태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민원을 넣었음

아래는 민원 내용과 그 결과임



MBC 뉴스데스크는 2018년 3월 15일 방송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한반도의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연에서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힐러리 전 국무장관의 실제 속내가 그런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Wikileaks에서 공개한 이메일을 그 근거로 들고 있으므로 해당 기사는 명백한 오보입니다. 당시 발언의 주어는 미국이 아니라 중국입니다. Wikileaks가 이메일을 폭로한 시점은 미국 대선 시즌이었는데 당시 주목을 받은 것은 도합 7억 6천만원이라는 엄청난 액수의 강연료와 본인의 평소 발언과 다르게 월가에 온정적이었던 태도였습니다. 그래서 국내 언론도 한반도 통일에 관련해서는 다룬 곳이 많지 않았습니다. 두군데를 찾았고, 그 링크를 첨부하겠습니다.


검색을 하다보니 국내에서 오보를 생산한 곳을 한군데 더 찾게 되었는데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의 코너 밖에서 보는 한국 입니다. 2017년 7월 20일 방송에서 패널인 임상훈씨가 South China Morning Post (SCMP)의 Opinion을 근거로 힐러리가 한국의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고 발언했습니다. 원문과 그 인용 모두 오보입니다. 왜냐하면 그 근거 역시 Wikileaks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인용으로 삼은 '기사'는 사실 기사라고 하기에는 좀 문제가 있습니다. 말 그대로 Opinion이기 때문입니다.


 


* 오보


美서 북미정상회담 연기론 '솔솔'…다른 속사정?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214&aid=0000817532


노무현은 허풍쟁이인가, 선각자인가…文에 달렸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79&aid=0002991823


The US, China are more aligned on North Korea than previously known, Clinton’s speech shows 

http://www.scmp.com/business/article/2102843/us-china-are-more-aligned-north-korea-previously-known-clintons-speech 

 



* Wikileaks가 공개한 이메일


https://twitter.com/wikileaks/status/852173290789580800

https://wikileaks.com/podesta-emails/emailid/11011

 

- Attachment 탭에 들어가서 06042013 GS 1.doc 파일을 다운받으시면 됩니다. 7페이지부터 확인하시면 됩니다.

- 강연 중간에 등장하는 PLA는 Chinese People's Liberation Army, 인민해방군을 뜻합니다. 중국 군부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당시의 한국 기사


위키리크스, 힐러리 고액 강연원고 공개…"월가-자유무역 옹호"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01&aid=0008756511


골드만삭스 강연서 드러난 클린턴의 동북아 인식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20&aid=0003011628


힐러리 “중국은 한반도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 발언 파문

http://www.vop.co.kr/A00001078334.html






 

+ 방송에 대한 귀하의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우리 위원회는 방송법 등 관련 법령에 의거 방송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저해하는 방송내용에 대해 심의하고, 해당 내용이 방송심의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 적절한 제재조치를 결정하고 있습니다.


+ 방송에 대한 귀하의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귀하께서 제기하신 민원사항에 대한 처리결과를 다음과 같이 알려드리오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다 음 -


+ 귀하께서 제기하신 내용을 확인한 결과, ‘美서 북미정상회담 연기론 '솔솔'…다른 속사정?’ 보도에서, 미국에서 북미정상회담을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 이런 주장은 갑작스런 상황변화를 달가워하지 않은 워싱턴 주류의 시각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며 남북한 긴장관계가 중국 견제를 위해 미국에 나쁠 것이 없다는 내용을 전하며 ‘힐러리 전 국무장관이 미국은 한반도 통일을 바라지 않는다’고 발언한 적이 있다고 언급하는 장면이 방송된 것으로, 위키리크스에서 폭로한 힐러리 클린턴 선거캠프 이메일 내용 상 ‘We don't want a unified korean peninsula’ 부분에 대해 ‘중국’으로 해석한 언론보도가 있는 반면 일부 미국 언론에서도 해당 부분을 근거로 ‘미국이 한반도의 통일을 바라지 않는다’고 보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명백한 오보라고 단정하기 어려워, 동 건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을 제재하기에 다소 무리가 있음을 알려드리니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만, 여타 프로그램에 비해 사실을 정확하게 다루어야 하는 뉴스 프로그램인 만큼 향후 보도 시 보다 유의하도록 민원 내용을 해당 방송사에 전달하였습니다.


+ 방송에 대한 애정 어린 지적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의견 부탁드립니다.



※ 처리주무부서 : 지상파방송팀



4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컨셉을 정확하게 알게 되었음

그냥 모든 것을 좋게좋게 넘어가자임


수년간 1주일에 1건 정도는 오보를 찾아서 해당 언론사를 포함한 몇군데에 제보해왔음

딱히 눈에 불을 켜고 찾으려고 한 건 아닌데 읽다 보면 보이는데 어떻게 하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민원 넣는 건 2~3달에 1건 정도임

왜냐하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오직 방송만 다루는 데다가 나는 TV가 없거든


그런데 4기 들어서고 난 후에 받은 민원 결과는 논리 구조가 전부 동일함


a. 딱 집어서 오보라고 할 수 없는 것 같다

b. 세계 어딘가에는 박혀있는 타 언론의 오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c. 취지가 나쁜 것 같지는 않으니 넘어가자


인터넷 검열하며 온 동네에 Warning을 덕지덕지 붙이고 다닐 때는 융통성 하나 없이 설치더니

명백한 오보에 대한 민원은 하나하나 다 찾아서 떠먹여 주는데도 지들끼리 알아서 좋게좋게 잘 넘어감

니들끼리 친목질하라고 방심위에 세금이 들어가는건 아닐텐데요

진짜 세금이 아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