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괄식 세줄 요약

1. 실제 장창 방진 간격은 시대마다 상황마다 편차가 있지만 약 0.4m에서 1m가량 간격을 뒀다.

2. 과밀집해서 가만히 있으면 좆되니까 특수한 상황에서나 밀집대형 취했다.

3. 장창은 만능 무기가 아니다.



저번에 가볍게 군갤에 장창 방진 간격이 어깨 맞닿을 수준으로 좁지 않았다고 글을 써놨더니 몇 명이 장창방진의 힘은 빽빽하게 밀집해서 장창을 들고 버티는 것에서 나오지, 창대 놀릴 공간은 불필요하다고 반박을 하면서 리퍼를 요구하더라. 내가 근세 유럽 기록을 리퍼 가져오고 너도 가져오라고 하니까, 고대 그리스는 근세 유럽과 다르다고, 그리고 장창 방진이 빽빽하게 뭉쳐있는 건 상식 아니냐고, 상식에 레퍼가 필요하냐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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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못해 토탈워에서조차 장창병은 어느정도 간격을 둬서 뒷열이 좀 앞에 찔러볼만하게 진형을 짜는데 뭘 보고 상식 운운하는지 모르겠더라. 아무튼 이 계기로 실제로 어떻게 장창 방진을 짰는지 자료를 올려보고, 그런 이유에 대해서 좀 덧붙여봄.

먼저 17세기

It is to be understoode that the rule whiche is observed in setinge in order or array Souldieres, is that from the shoulder of the one to the shoulder of the other, is required 3. foote or at the moste three and haulf, and from ranke to ranke 7. foote, meaninge from the breaste of the one to the backe of the other. But when occasion shall offer to fighte 3. foote or 3 ½. is i noghe from ranke to ranke meaninge fro the breste of the owne to the backe of the other, and one for his one statio, soe that he ocupies before and behinde, and for his person 7. foote.

병사들을 대열로 정렬할때 따라야 하는 규칙으로는, 한 병사의 어깨로부터 다른 병사의 어깨까지는 3피트 또는 많아봤자 3.5피트가 필요하며, 각 행과 행 사이, 즉 한 병사의 가슴에서 다른 병사의 등까지 7피트가 필요하다. 하지만 만약 싸워야할 상황이 된다면, 각 행과 행 사이, 즉 한 병사의 가슴에서 다른 병사의 등까지 3피트 또는 3.5피트, 그리고 자기 자신이 1피트를 차지하여 한 병사가 앞으로 그리고 뒤로 7피트를 차지하게 한다.

Gerat Barry의  A Discourse of Military Discipline.

번역문 출처 - https://m.cafe.naver.com/history아카이브/24629 , 여기에 위의 원문 외에도 근세 유럽 시기 장창병들의 간격을 언급하는 다른 원문들도 많이 있음. 여러 사례가 있지만 어느정도 간격을 둔다는 점에서 대체적으로 대동소이함



그러면 저건 근세 파이크 시대의 얘기고 고대 그리스 장창 방진은 안 그렇다고 하더라. 왜 다른지 이유는 안 말하면서 아무튼 다르다던데, 그래서 고대 그리스 기록인 폴리비우스와 아스클레피오도투스의 기록을 가져옴.


If only the phalanx has its proper formation and strength, nothing can resist it face to face or withstand its charge. For as a man in close order of battle occupies a space of three feet

팔랑크스 진형이 적절한 진형과 힘울 갖춘다면, 아무도 돌격을 저지하지 못 하고, 정면에서 맞설 수 없을 것이다. 전투 밀집진형을 이루기 위해 한 사람은 3 피트의 공간을 차지해야 한다.

중략

And if my deion is true and exact, it is
clear that in front of each man of the front rank there will be five sarissae projecting to distances varying by a descending scale of two cubits.

내 서술이 정확하다면 정면 첫 줄에 있는 사람 앞에 사리사 5개가 2큐빗씩 줄어든 거리만큼 돌출되어 있을 것이다.

폴리비우스의 히스토리아18권,

한 사람 당 약 90cm너비를 차지한다고 서술되어 있는데, 사람 몸이 차지하는 공간을 넉넉잡아 50cm라고 가정하면 사람과 사람 사이 거리는 약 40cm, 반팔간격 정도 길이가 나옴. 근세 유럽에 비하면 다소 좁게 모여있지만 어깨를 맞댈정도로 뭉치는 모양새와는 거리가 멈.


The needs of warfare have brought forth three systems of intervals: the most open order, in which the men are spaced both in length and depth four cubits apart, the most compact, in which with locked shields each man is a cubit distant on all sides from his comrades, and the intermediate, also called a 'compact formation,' in which they are distant two cubits from one another on all sides.

전쟁에서 필요에 따라 3가지 간격을 두게 된다. 가장 벌어져 있는 것은 좌우 앞뒤로 4 큐빗 간격을 두는 것이고, 가장 좁은 것은 서로 방패가 맞닿게 사방 1큐빗 간격을 두는 것, 그리고 그 중간으로 모든 방향으로 2큐빗 간격을 두는 좁은 간격이 있다.

1큐빗 - 약 45cm

The interval of four cubits seems to be the natural one and has, therefore, no special name; the one of two cubits and especially that of one cubit are forced formations. I have stated that of these two spacings the one of two cubits is called 'compact spacing' and the one of a single cubit 'with locked shields.' The former is used when we are marching the phalanx upon the enemy, the latter when the enemy is marching upon us

4큐빗 간격은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기에 특별한 명칭이 없다. 2 큐빗 그리고 특히 1큐빗짜리는 부자연스러운 진형이다. 2 큐빗짜리 간격을 두고 내가 좁은 간격이라고, 1큐빗 짜리는 방패가 맞닿는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전자는 우리가 팔랑크스 대형을 갖춰 적에게 육박할 때, 후자는 적들이 우리에게 육박해올 때 사용한다.

For it is obvious that the spears of the first five ranks project beyond the front, since the soldiers in the second rank, being two cubits back, extend their spears eight cubits beyond the front, those in the third rank six cubits, those in the fourth rank four cubits, those in the fifth rank two cubits, and so five spears extend beyond the first rank.

그리하여 5개의 창이 첫 줄을 너머 뻗치게 된다. 2열 병사는 2큐빗 뒤에 위치하게 되므로 창이 1열 너머로 8큐빗 가량, 3열의 창은 6 큐빗, 4열의 창은 4큐빗, 5열의 창은 2큐빗 남짓 1열 너머로 뻗치게 된다.


-아스클레피오도투스의 전술론

실제 기록은 여기까지 보고, 장창 방진이래도 함부로 어깨 맞닿을 정도로 뭉쳐 서면 왜 좆되는지 보자. 물론 기병 돌격 저지 같이 필요에 따라서 진짜 어깨 맞닿을 정도로 뭉치는 경우가 있긴 한데, 이건 특수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특수한 진형이지, 단점이 커서 항시 할만한 게 아님. 함부로 뭉쳤다간 '칸나이' 당하는 수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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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어깨 맞닿을 정도로 뭉치면 장창 방진 하면 떠올리는 너댓줄까지 앞으로 창 내밀기를 못 함.

2번째 줄까진 첫줄에 서있는 사람들 옆구리 사이로 창대 내민다 치저라도 세번째 줄부터는? 오버핸드 그립으로 장창 계속 잡고 벌 서고 있어야 할 모양새고, 네번째 줄부터는 그냥 앞으로 내밀지도 못 함.

그리고 창대 가만히 잡고 있어봐야 결국 사람 힘으로 잡고 버텨야 하니 한계가 명확한데다가, 근접전에서 가만히 있으면 그냥 샌드백 신세임. 방패조차 가만히 대고 있는 게 아니라 상대 공격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는데 창은 말할 것도 없음. 지나치게 좁게 뭉치어 설 경우 2열부터 창의 가동범위가 대폭 줄어드는데, 특히 아군 옆구리 사이로 겨우겨우 비집고 나왔다보니 좌우 움직임은 사실상 봉쇄 됨.

가령 우산 한 쪽 끝을 잡고 전혀 움직이지 않은 채 앞으로 내밀고만 있다고 가정했을 때 상대가 우산 반대쪽 끝을 쳐내면 치는대로 속절없이 밀려남. 그나마 우산은 1m 남짓한 길이니까 옆으로 밀려난들 제어하기 편하지만 최소 4m는 되는 장창이라면? 자세 가다듬기도 전에 이미 상대방은 창대 잡으면서 창 공격범위 벗어나서 안으로 들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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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소드 검술에서 버티는 힘을 두고 검의 강한부분과 약한 부분을 나누는 것과 일맥상통한데, 힘점과 작용점이 멀어질수록 버티는 힘이 약해지기 때문에 장창을 가만히 들고만 있는다면 짧은 무기로 쳤을 때 속절없이 밀려날 수 밖에 없음. 이는 긴 무기의 단점이고, 이 때문에 긴 무기가 리치 길어서 유리하다지만 항상 승리를 보장해주지 못 하는 이유임. 디시에서 똥글 싸는 너 나 우리한테 길다란 창 쥐어준다고 옛날에 칼밥 먹고 살던 기사나 사무라이한테 이길 수 없듯이.

물론 이건 장창 쪽이 가만히 있는 병신짓 하면서 자기 장점은 포기하고 자기 단점을 극대화 시킬 때 얘기고, 상대 칼이 치고 들어올 때 하다못해 정반대 방향으로 휘둘러 맞받아 치기만 해도 창대 자체 무게가 실리기 때문에 절대 속절없이 밀려나지 않음. 더 나아가서, 상대 공격을 맞받아치는 척 페인트를 줬다가 상대가 대응하려 할 때 드러난 다른 허점을 찌르는 등 긴 리치의 장점을 극대화 할 수도 있음. 불쌍한 칼잡이는 자기는 공격 위험에 잔뜩 노출되는데 창잡이는 안전한 일방적인 상황이 발생하는 거임.


과밀집시 또 다른 단점으로는 투사무기에 더 취약해짐. 로마군이야 커다란 방패 들고 테스투도 진형 취하면 됐지만 장창 들고 그런 큰 방패를 들기는 힘들지. 게다가 토탈워랑 달리 실제론 보병 방진 속에 투사무기 든 경보병들 끼어있는 경우도 잦아서 근거리 직사 사격 맞을 위험까지 감수해야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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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기동성은 떨어지고, 같은 숫자로 차지하는 면적은 훨씬 적으니 적들한테 포위당하기 쉬워지는 건 덤이고.




장창은 길이를 극단적으로 늘여서 긴 리치가 가지는 장점을 극대화 했지만 반대급부로 긴 리치로 인한 단점도 극대화 되어서 그냥 가만히 들고 버티기만 한다고 만사형통인 무기도 아니고, 이 때문에 전근대 수 천년 역사 동안 항상 주도적으로 쓰여온 무기도 아님. 고대 그리스나 근세 유럽, 전국시대 일본과 같은 사례가 되려 특이한 거고 그 외에는 설령 쓰이더라도 그 비율이 그리 높지 않아 제한적으로나 쓰였음.

밀집 진형 같은 경우엔 그림이든 게임이든 아니면 영화나 드라마든 미디어에서 묘사 때문에 오해가 많이 생기기도 하는데, 솔직히 강제규 감독 마이웨이에서 보병들 옹기종기 모여 있다고 실제로 2차 대전때 그렇게 밀집해서 싸운 것도 아니자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