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시작하기에 앞서서 기본적으로 왜 변속기가 필요한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함.


일반적인 내연기관 엔진은 속도가 0인 상태로 장비를 쓸 수가 없음.


일단 기본적으로 엔진이 돌고 있어야 그 상태에서 연료를 더 태워서 토크(힘과 동의어는 아니지만 힘이라 하겠음)를 얻고 속도를 얻음.


그래서 엔진의 속도(보통 rpm이라고 부름. rpm은 각속도의 단위일 뿐이지만)가 기본적으로 얼마정도 나와있어야 엔진을 쓸 수가 있음.


거기에 더해서 엔진은 낮은 속도에서는 최대의 출력을 쓸 수가 없음.


속도가 어느 정도 이상 올라가야 최대의 출력을 쓸 수가 있음.


P = T * W


파워(P)는 토크(T) 와 각속도(W)의 곱이기 때문에 엔진이 내는 출력은 속도를 높이거나(W를 올리거나) 토크를 올리거나(T)임.


문제는 중장비는 보통 차량의 저속(바퀴 속도 기준)에서 큰 힘과 파워가 필요함.


쉽게 말해서 불도저가 땅을 밀어버리거나 할 때 속도는 느리지만 큰 힘으로 앞에 있는걸 밀어내거나 박살내고 치우는 것 같은 상황을 생각해보면 됨.


그런데 문제는 중장비가 굴러가게 만드는 변속기 없이 엔진이 직접 바퀴를 굴리게 놔두면 이렇게 낮은 속도에서 큰 힘을 얻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임.


심지어 중장비는 차속이 0에서 큰 힘을 내야하는 순간도 존재함.(불도저가 뭐 밀어낼 때 아주 느리거나 거의 정지한 상태로 힘을 내서 밀어버리는걸 생각해보면 됨)


자동차 역시 마찬가지이긴 하겠지만 일반적인 자동차는 일단 중장비만큼 저속에서 필요한 토크가 크지가 않음.


저속에서 급가속이 필요한 스포츠카가 아닌 이상에야 중장비만큼 그렇게 크리티컬 하지가 않음.


그래서 중장비에서는 큰 토크를 얻기 위해서 보통 유체클러치라는걸 쓰기도 함. 그건 자동차의 일반적인 자동변속기에도 들어가는 토크 컨버터라는 물건임.


이건 엔진이 고속일 때 기계적인 부담을 줄이면서 부드럽게 큰 토크 변환율을 얻는데 아주 유용함.


문제는 이 토크 컨버터는 기계적인 물건이기 때문에 작동 특성에 제어가 개입할 여지가 별로 없음.


물려진 기어의 클러치를 외부에서 제어해서 원하는 목적으로 작동하게 만드는거지 토크 컨버터 자체는 락업 클러치 걸리면 작동안하게 만드는 정도의 개입밖에 못함.


거기에다가 토크를 튀겨주는것까진 좋은데 전반적으로 에너지 효율이 떨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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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토크 컨버터의 변속비에 따른 일반적인 효율 곡선인데 실제 실제품과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출력축/입력축 속도비가 낮으면 효율이 매우 낮음.


즉 고속을 저속으로 변속을 해주기는 하는데 에너지 효율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음.


하지만 부피대비 토크 변환비는 높은편임. 그리고 속도비가 낮으면 큰 토크비로 동력을 전달하고 속도비가 크면 전달 토크비가 작아지면서 큰 충격 없이 변속이 자연스럽게 됨.


그래서 토크 컨버터를 사용하는 자동변속기들은 기어물려진 조합에 따라 여러 변속비를 선택할 수 있게 만들어서(물론 그 선택은 TCU : Transmission Control Unit)가 계산해서 자동으로 함) 속도별로 효율적인 변환비를 만들어 줄 수 있게 설계를 하고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Lock-up clutch 같은 기술로 아예 고속 주행중(그래봐야 중장비라서 그렇게 안빠름. 보통 40km/h 이하임)에는 토크 컨버터 안쓰고 기어들만 동력전달하게 설계를 해버림. 어차피 저속에서 크게 필요한거라.


자동차도 토크 컨버터를 쓰는 방식의 일반적인 자동변속기 차량은 마찬가지임. 하지만 자동차는 보통 요구하는 토크가 높지 않기 때문에 벨트니 체인이니 하는 것들을 써서 CVT를 만듦.


하지만 중장비들은 사용 특성상 저속에서 큰 토크가 많이 필요해서


벨트나 체인같은 약한 놈들로는 감당할 수 없고 정유압(hydrostatic) 방식으로 돌아가는 유압 펌프/모터를 쓰거나 아니면 유압펌프/모터를 기어박스와 조합해서 사용함. 승용차의 벨트/체인이 들어가는 자리에 대신 유압으로 동작하는 펌프모터가 들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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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압방식 펌프/모터를 쓰는 방식의 변속비에 따른 효율 커브는 대충 이런식임 일단 쌩 기어박스보다는 부피대비 속도 변환비, 토크 변환비가 크고 상대적으로 토크컨버터보다는 에너지손실이 적다는 거임.


대충 입력축/출력축 속도비에 따른 효율이 상대적으로 토크 컨버터에 비하면 높은 효율로 올라옴.


물론 완전 기어에만 의한 연결보다는 전달효율이 좀 떨어지긴 함. 그래서 기어와 다시 조합해서 쓰고 뭐 그런식임.


그리고 전자 유압제어기술이 발달하면서 상대적으로 토크컨버터에 비해 펌프와 모터 자체의 제어에 개입해서 외부의 클러치를 따로 제어하지 않고도 펌프/모터에 제어개입해서 토크와 속도비같은 작동 성능/특성을 변조할 수 있음.


이게 중요한데 토크 컨버터를 쓰면 토크 컨버터는 입력 축의 속도가 크게 올라가야만 큰 토크 변환이 가능해서 큰 토크를 쓰려면 무조건 엔진 속도를 더 올려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는데


정유압방식은 엔진속도의 상승을 억제하면서도 펌프 모터 제어를 잘 하면 큰 토크를 낼 수 있음. 그리고 그 엔진속도의 상승은 그 자체로 보통 비효율의 원인임.


자동차는 왜 안쓰냐고? 이 방식은 유압식이다보니 벨트/체인 대비 동력손실이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고 고압을 버텨야하니 부품도 무겁고 제작 난이도도 상승함.


당연히 비용도 올라감.


또 자동차는 그렇게 큰 저속 고토크가 필요 없음.


생각해봐. 예전 1종 보통 시험이 1톤 트럭이었는데 뒤에 짐 없으면 그냥 수동 2단 넣고도 차가 출발 가능했음. 이게 저속에서 필요한 토크가 적다는 증거임.


문제는 불도저같은 중장비는 낮은 속도에서 땅 파고 부수고 해야됨. 그리고 저속 작업 - 고속 주행 - 저속 작업 이런 패턴이 반복되는 중장비에서는 저속에서 큰 토크를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함.


그래서 중장비에서 CVT를 쓰는건 자동차와는 좀 맥락이 다름. 중장비는 저속에서 큰 토크를 써야만 함. 그래서 저속에서도 큰 토크를 낼 수 있는 CVT가 필요함.


그리고 중장비 엔진/미션은 보통 자잘한거 말고 큰 고장없이 만시간 정도는 돌아가야 하는데 이게 자동차로 따지면 평균시속 40km/h로 가정해도 40만km정도 타야 거기까지 가는거임. 실제로 자동차는 평균시속을 그거보다 빠르게 달린다고 가정하면 시간은 더 줄어드는거고.


일본 10식 전차 CVT는 내가 운용자나 설계자가 아니다보니 정확하게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전차도 저속에서 고토크가 필요하니 자동차같은 벨트/체인방식일 가능성은 없고 정유압+기어박스 방식일 가능성이 높고


기술 수준은 높다고 봐야함.


변속기 명가인 ZF가 중장비용으로 팔고 있는 CVT라인업이 대충 아래 정도 파워에 대응하는 수준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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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식 전차 수준에 대응하는 1200마력용 변속기 이런건 라인업에 없거든.


특수사양이어서 양산품 만들어봐야 별 실익이 없으니 라인업에 없을 가능성이 높긴 하겠지만 어쨌든 1200마력에 대응하는 중장비용 CVT의 기술수준 자체는 대단하다고 봐야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