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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멕시코 침공은 미국의 일극 헤게모니가 종식되는 날임
물론 전쟁 초반은 순탄할 것으로 예상됨, 압도적인 전투력에 미국 현대사에서 유래가 없는 근거리 전쟁은 진짜 입 떡 벌어질 전쟁수행능력을 보여줄거임
근데 그 다음은? 과거 전쟁에 근거해서 5가지 문제를 살펴봄

1. 적이 불분명함
GWOT의 개시 이전에 미국은 하나의 큰 고민에 빠졌음
9.11 테러라는 이 거대한 폭력에 대응한 미국의 의지를 표현해야 하지만 범죄자의 범죄에 대한 복수란 모호한 의제는 미국 국민을 설득시킬 수 없었거든
미국은 전쟁이라는 키워드가 필요했고 전쟁에는 나치, 빨갱이, 쪽바리와 같은 적이 필요했음
그래서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다소 모호한 틀을 통해 국민과 국제여론을 설득했고 이 테러리즘을 공격했음
하지만 이 테러리즘이란 통일된 국가나 세력이 아니라 수많은 테러조직, 더 나아가 수많은 개인이 각각의 중추로 기능하기 때문에 적의 지휘부를 제압해서 항복을 받는 것으로 전쟁을 끝낼 수 없었음
멕시코도 이와 유사함
멕시코는 멕시코라는 하나의 국가와 맥시코군이라는 하나의 군사집단으로 구성되어 있는게 아님
멕시코 정부와 수많은 카르텔이 마치 춘추전국시대와 삼국지를 방불케하는 상황임
우선 하나의 지휘계통을 무력화시킨다고 하부구조가 차례로 무너지면서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시스템도 아니거니와
내부에서의 갈등과 경쟁이 지속되던 체제가 공통된 외적의 침입으로 대동단결해 대응할 우려가 있음
멕시코 정부를 파괴하면 카르텔이 날뛸테고, 카르텔을 파괴하면 그 과정에서 희생된 멕시코인들이 다음 카르텔이 될거임
카르텔은 민간부문과 긴밀히 연결되어있기 때문에 카르텔의 파괴란 민간부문에 대한 광범위한 파괴를 동반함

2. 목표가 불분명함
적이 불분명한 탓에 이 전쟁은 목표 또한 불분명함
전쟁의 승패는 전략적 목표의 성패에 따라 결정되기에 그 목표가 모호하다면 전쟁은 끝나지 않음
이라크전에서 미국은 WMD의 제거를 전략적 목표로 이라크를 침공했으나 이라크에 WMD는 없었고 뚜렷한 목표를 상실한 이 전쟁은 끝없는 수렁으로 빠짐
( 그 정확한 반례가 쿠웨이트의 방어라는 명확한 목표를 가진 걸프전이었음 )
마찬가지로 멕시코와의 전쟁은 왜 하는지도 모르고 뭘 해야되는지도 모르는 전쟁이고 이런 전쟁은 지뢰를 밟은 다리마냥 발을 빼지도 못 하고 나아가지도 못 하는 형태가 되어버릴거임

3. 아군이 불분명함
과거 미국에는 미국인이라는 분명한 정체성이 있었음
2차대전 당시 비록 행정명령 9066이라는 실수 ( 애초에 동양인을 같은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은 시대적 상황을 고려해야 함 ) 가 있었지만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로 미국으로 향한 수많은 사람들, 독일계, 이탈리아계, 일본계 모두가 미국이란 깃발 아래에 뭉쳐서 싸웠음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달라졌고, 미국인이라는 정체성이 너무 내재화됨
미국은 통신과 교통의 발달 ( 이민자들은 과거와 달리 본국의 친구, 가족들과 연락하고 접촉하며 그 정체성을 유지함 ) , 21세기 미국 사회의 경직화와 맞물려 외부 이민자들을 충분히 미국의 가치 안에 포용하지 못 하고 있음
소외된 중동계는 론 울프로 타락하고 중국계는 중국 정보부에 포섭당하며 멕시칸들은 게토화됨
특히 미국과 멕시코 사이의 공간적 근접성이 시너지를 일으켜 히스패닉들은 여전히 멕시코의 가족들과 교류하며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음
문제는 현재 미군의 약 17%가 히스패닉이며 스스로를 히스패닉이라 주장한다는거임
이들 중 상당수는 멕시코에 친척이 살고 있을 것이며 어쩌면 가끔 교류하고 있을지도 모름
근데 그런 미군을 끌고 멕시코를 쳐들어간다?
우크라이나에 친척들이 드글드글한 러시아군을 끌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것과 다를게 없음

4. 아무도 지지하지 않음
당연하지만 이런 전쟁은 서방 주요국은 당연하고 캐나다와 영국같은 미국의 핵심 우방을 포함하여 국제사회의 누구도 지지하지 않을거임
이라크 전쟁 때 이미 그러했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명분없는 침략에 대한 민주주의 국가의 연대적 대응을 내세운 자유세계는 그 명분과 조직력이 해체될거임

5. 궁극적으로 너무 가까움
걸프전의 경우 너무 멀어서 어려운 전쟁이었다면 멕시코는 너무 가까워서 어려운 전쟁임
그간 미국은 미서전쟁, 독립전쟁, 남북전쟁 등의 초창기의 혼란을 제외하면 단 한 번도 본토에서 전쟁을 수행한 적이 없음
미국은 물리적인 군사력과 비물리적인 문화력을 통해 아메리카대륙 전반을 안정화시켰고 이를 통해 대부분의 세력을 대륙 바깥으로 투사할 여유를 만들었음
유럽, 중동, 동아시아, 아프리카에 수많은 군사력을 투입했고 이를 통해 전쟁을 수행하며 미국의 헤게모니를 유지했음
이 전쟁은 미국에 닿지 않는 먼 곳에서 일방적으로 진행되었고 최악의 상황에서조차 베트남과 아프간처럼 그냥 발 빼고 도망치면 그만이었음
하지만 멕시코는 미국과 접경한 국가고 멕시코와의 전쟁은 베트남이나 아프간처럼 도망친다고 끝나지 않음
멕시코의 저항이 완전히 분쇄되고 안정되기 전까지 수년, 아니 수십년 간 멕시코와의 국경 3000km를 완전히 경계하고 방어해야 함
그럼에도 심심하면 휴스턴 NASA 기지에 미사일이 날아오고 플로리다 해변에 코만도들이 침투해서 총을 갈기는 이스라엘과 같은 상황이 일상이 될거임
미국은 이 거대한 전쟁을 오로지 혼자 감당하기 위해 해외에 파병한 미 전투병력 ( 주한미군이나 주독, 주일미군 등 ) 들을 본토 전선에 투입해야 할 것이고 국제적 사언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은 극도로 쪼그라들 것임
영향력은 총부리와 돈줄에서 나오고 총을 잃은 부자는 그냥 호구에 불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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