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예비군 7년차에 접어들어가는,

그동안 밀린 훈련의 마지막을 ^정산^당한 군붕이의 눈에는

잔액부족 메시지가 뜨는 카드를 단말기에 댔다고 중학생을 고래고래 다그치는 버스기사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빌어먹을 x원x성x산 예비군 훈련장을 나서서 셔틀버스까지 도합 버스 세대를 갈아타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이 사는 동네 중심상가가 눈에 보이는 것에 안도하던 그는

모처럼 들려오는 불협화음에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지갑에서 ^보상비^가 들어올 나라사랑카드를 꺼내 학생에게 건네주고는

"어이 학생! 이걸로 대신 찍어"

라는 말에 뒤이어 저런 안타까움과 짜증이 반반씩 섞인 말을 내뱉었던 것이다

군복입은 남자가 건들대며 자신의 ^안전운전^을 방해하는 것이 성가셨던지 대머리 기사는 "뭐라는 거여 씨벌..."이라고 한마디 나지막히 중얼거렸지만

이는 피로+예비군이라는 국가행정 조직에 대한 환멸+총무과의 필증 독촉전화에 빡침+훈련 끝나고 출근해서 처리해야 할 산더미같은 일들에 대한 걱정으로 잔뜩 예민해져 있던 군붕이의 도화선에 기름을 가져다 뿌린 꼴이 되어 버렸다

"뭐 씨벌? 나이처먹고 버스모는게 벼슬이냐 이 새끼야?
나이처먹었으면 나이값을 해 이 씨발럼아 하튼간 돈 몇푼 몇 백원 갖고 존나 유세는... 에휴 됐다 야 문열어 새끼야"

"너 너 이 씨발 군바이 내가 부대에 고발한다 새끼야"

"해라 이 빙신아 나 야비군인데 좆만한 새끼 방위 쳐나왔나..."

군붕이는 다시 아파트 단지로 발걸음을 옮기면서

아직도 이 나라 사회가 군복입은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 여전하다는 것을 느낌과 동시에

문득 자신이 그 와중에 내리면서 단말기에 카드를 찍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허탈해 했다

이제 그는 다음날 빨간버스 단말기에 3천원이 넘는 금액을 보고 또 아침부터 허탈해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