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꼭 써야 합니까 교수님?"


"써"


영화에서나 봤던 면책 각서


내가 군부대 안으로 들어가서 한국 전쟁 전적지 까지 이동하면서 뭔 일이 발생해도

군 부대는 우리 책임이 아니라고 쓰여있는 각서였다


박사 과정 따리가 이런걸 쓰는 이유는 하나였다


군시설 내부로 들어가는 일이라 아무나 대려올 수 없기 때문에

연구 참여 요건이 맞는 사람만이 여길 들어올 수 있다


하지만 50~60 먹은 교수님이 노트북, 연구자료 같은 걸 덕지 덕지 들고 산을 탈 체력이 없기 때문에

나같은 대학원생이 이런 곳에 와서 연구원이라는 이름을 빙자한 짐꾼이 되는데

이제는 짐꾼도 모잘라서 지뢰 사료 역할 까지 하게 생겼다


아마 세상에서 가장 학력 높은 지뢰 사료가 있다면 여기 있을 것이다


내가 각서를 쓰자마자 옆에 있던 군인들이 준비한 듯

지뢰 안전화와 탐침봉을 나에게 건내줬다


상당히 허름하고 오래되어 보이지만 군용 물자인건 틀림 없어보였다


민간인에게 군용 물자를 줘도 되냐고 물어 봤다가 이거마저 뺏길 수 있다는 생각에

허겁지겁 지뢰 안전화를 신고 탐침봉과 짐들을 챙기고 움직일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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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건물 밖으로 나가 내가 들어가야 하는 길목에 붙어져 있는 지뢰 표시를 보고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다시 건물로 들어가자


교수님도 면책 각서에 사인하고 있었다


여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