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에 뭘하든 남들이 다 무시하고 지나가는 관심병사 후임이 있었음

좀 심각한 우울증이라는데 몸도 왜소하고 가정사도 안좋다고 오자마자 관심병사 관리대상으로 올라감

부대에 사람 부족한 상황에서 일과도 다 빠지고 불침번도 수면제 먹었다고 빼니까 다들 불편해하는 상황이었음

그래도 난 걔한테 별 감정 없으니 경례하는거 받아줬다가 그나마 잘해주는 선임이라고 걔한테 인식된건지 맨날 상담요청 들어오고 그러더라

나중에 현부심 할때 분대장급 선임에게도 동료확인서 받아야 한다고 나보고 써달라길래 써주기도 하고 그랬음

근데 걔 그린캠프 갈때 포대에 간부 부족해서 못붙여주니 나보고 인솔분대장으로 파견가서 붙어 있으라길래 당황해서

"아니 제가 분대장인데 제 분대를 버리고 걔 따라가라고 하시면 제 분대원들은 어떻게 합니까?"

하고 물어봤는데

포대장이

"○○이가 널 콕찝어서 요청해서 어쩔 수 없다.. 일단 일주일 뒤에 오포반장 손가락 부러진거 치료하고 복귀한다니까 그때 봐서 중간에 교체해줄게!"

하더라고

그래도 자기가 포대 떠나기 전에 휴가 꼭 챙겨준다니 죽닥치고 몸으로 떼워야지 생각하면서 가야했음

근데 막상 그린캠프 가니까 상황이 달라지더라

타부대 사람인데 입소자도 아닌 미묘한 위치라서 건드는 사람이 아무도 없음

교육대장(원사)도 자리에 거의 없으니 교육담당관(중사/하사) 눈치만 보면 되던데 담배피면서 친해졌고..

거기 조교들 진짜 개고생하는거 안타까우니 눈치봐가면서 도와주니까 고맙다고 음료수 계속 찔러주더라

처음에 내가 인솔하는 후임 말고 다른 입소자들과는 되도록 이야기하지 말라길래 심심하지 않을까 했었다만 보고할때 쓰라고 24시간 폰 갖고있으니 심심할 틈이 없었음

오히려 그린캠프 입소자들은 폰 못쓰게 하니까 교육일과 끝난 후에는 티비보고 보드게임 하는데 난 하루종일 폰 쓰고 있으니까 눈치보일 지경임

교육한다고 데려가면 난 할게없으니 자거나 다른 인솔자들과 게임하고 무한반복임

포대장이 3일차 저녁에 전화와서 오포반장 수도병원 입원기간 늘어나서 교체 못해주는데 너무 미안하다 너가 계속 있어야겠다 이러니 좀 당황하긴 했지만 나쁘지는 않았음

화장실까지 다 따라가야 한다는게 좀 고역이긴 했는데 일이니까 뭐ㅋㅋ

암튼 그런식으로 별 사고 없이 2주 보내고 돌아오니 오자마자 포대장한테 고생했다면서 2박3일 휴가 카드도 받고 기분 좋더라

바로 다음날 내 당직일에 그 관심병사 후임이 불침번 끝나고 자살시도 하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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