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은 당연히 할 수 있으면 하는게 좋지. 당장 군사적 위협도 줄어들고 소멸 위험 시나리오도 배제되고. 인구, 안보, 성장 면에서 새로운 국면도 열리고. 돌아가는거 보면 언제까지 선택의 문제인가 싶기도 하고.

그런데 통일 그자체는 결코 공짜가 아님. 수많은 인적, 물적 비용이 발생할거고 우리가 거기에 준비됐는지는 계속 질문해봐야함. 나는 현상유지가 국가나 민족은 몰라도 개인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유효한 선택지라고 생각함. 저울이 기울면 몰라도 일단 버틸 수 있는 데까지는 이 상태로 버텨야한다고 보고.

우선 북한지역 장악부터 사후관리까지 떠안는 세대는 그야말로 한국판 로스트 제네레이션이 될텐데. 거기에 대한 준비는 충분할까?

내부적으로 그 모든 리스크를 짊어질 현역군인, 동원 대상 청년들에게 합당한 대우나 사회적 지지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오히려 비슷한 급 나라중에서 국인의 역할은 제일 큰데 처우는 반비례로 꼴아박았잖아.

ROTC 3천명도 무너진지 오래에 부사관 충원은 삼군 공히 100% 미만, 숙직도 아니고 당직수당 2만원에 그나마 다음날 퇴근도 바로 못해. 그 결과 명색이 사관학교 생도 평균 수준이 미군 지원사병인 카튜사보다 못해. 비사 출신 장교 평균은 공군 사병보다 못해.

그동안 집지키는 개 취급하다가 이제는, 집 지키는 정도가 아니라 나가서 목숨걸고 점령하라고 하면 그게 맞는건가? 군인이 나라 지키다 불구되면 발목 동상 세워주는 나라. 군인이 커피 한잔 공짜로 받으면 신고 들어오는 나라에서 너무 많은걸 바라는 것 같은데.

뭐...군사작전에 참가 안 하는 국민들이 재산 한 절반씩 덜어서 참전용사들 상이연금이랑 수당으로 내놓으면 모르겠음.

전쟁은 비유하자면 진짜 영끌로 극복해야할 국가위기 상황임. 그런데 우리 내부 상황은 거의 신용불량자에 가까움. 아무리 한반도 정세 급변이 피할 수 없는 이벤트라도, 이 상황에서는 최대한 버틸 때까지 버티는 것도 선택지라고 보는 이유임.

설령 통일이 되더라도 목숨 걸고 싸운 사람들의 말로는 비참할게 선히 보이거든. 마치 국가멸망 위기에서 목숨 걸고 나라를 지켰지만 지금 비참한 대다수의 6.25 참전용사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