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병사였음

병사인데 왜 사관학교임? 싶을지도 모르겠는데 사관학교에도 병사가 있긴 함 잡일꾼&노예 포지션 ㅇㅇ

속성이 대학+군부대라 구성원은 대학인데 해야 하는 일은 군대라서 일손이 모자람. 

그걸 때우기 위해 병사들이 있음. 교수나 학교 행정업무하는 간부들도 손은 있어야지


사관학교 특성상 행사가 존나 많음

이건 대빵인 학교장 스타일에 따라 다르긴 한데 야전에 비하면 많음

학교장이 의욕이 넘쳐서 이것저것 하면 해외 사관학교하고 업무협약 체결하고 생도들한테 일일강의해줄 개쩌는 사람 잡아오고 그럼

내가 있을 때 기억나는 사람은 반기문이랑 한미연합사령관


그래서 본인이 근무하는 근무지에 따라 업무내용이 제각각임.

생도들 강의실 모여있으면 교수 사무실 잡일꾼이 되는 경우도 있고, 학교본부에 있으면 지통실 행정병이나 여느 학교에 있는 XX실 행정병인 경우가 많음

행사가 많으니 사진병&군악대가 많이 갈려나가는 편임 특히 사진병은 아예 분대 단위로 있음

학교 건물이 아니라 중대 소속이면 작업병 당첨. 이것저것 하는건 많은데 사실상 작업병임


난 학교본부 쪽 행정병이었는데 장소가 2층이었음. 간혹 생도들이 뜀걸음하면서 지나가는데 거기 뒷짐지고 서있으면 간혹 경례하더라 연말쯤 되니 안속음 쳇


이게 출근해서 일하는 곳 간부랑 편제상 소속돼서 날 통제하는 간부가 다르다 보니 뭔가 있으면 양쪽에 다 얘기해 둬야 함

보통은 처부 간부하고 이야기가 되면 중대에 이야기하는 편임

될수있으면 업무에 빵구가 덜나야하다 보니 난 거의 휴가를 명절에 끼워서 갔음


모시는 양반에 따라서도 스타일이 또 제각각임

주임원사나 별쯤 가면 운전병이나 거기 행정병이 있는데, 그 부서에서 하는 뭔가 큰 게 있다 하면 거의 이쪽이 준비함

간부들 친목하는 축구라든지

나는 네? 워크샵이요? 하고 주말에 북한산 등산에 끌려갔다 사전답사까지 포함하면 두번 끌려갔다

ㅈ소 사장이 가는 등산에 줄줄이 끌려가는 게 이런 심정이었나 싶었다

ㅅㅂ 정상 찍었음 억울하지라도 않은데 비가 와서 정상은 못감


솔직히 병사입장에서 꿀빨았냐? 하면 부정은 못함

실제로 내 동기 중에 독보적인 놈은 유튜브&넷플릭스가 일과였다

훈련도 연에 한두번 있는 큰 훈련이나 할까말까했다

전역하고 맞후임 이야기 들으니 학교장이 바뀌어서 병사들도 신체적으로 좀더 부담이 늘었다곤 하긴 하더라고


그래도 힘든 애들은 힘들었다

학교 전체 작업이랑 생도들 서포트를 중대 단위에서 해내는 친구들도 있었고

동기 중에는 행사 마치고 퇴근하면 밤 11시인 친구도 있었다

별 차 모는 운전병이 선임이었음. 그 형님 부모님이 잠시 아프셨는데 그거 문병 가는 휴가를 전속부관이 짤랐다더라

그런데 그 전속부관을 욕할 수가 없는 곳이었으니 할말하않


거기 있다 보면 다들 사람이구나 하는 순간을 자주 느낌.

예비 쿠데타 지망생 취급받는 생도들은 그 정도로 머리가 좋다는 생각은 안 들고

부대가 부대다 보니 학벌이 좋거나 연예인이거나 빽이 좀 있는 친구들도 종종 보이는데 지내다 보면 말조차 못 붙이겠는 높으신 분이 아니라 그냥 사람이구나 싶음.

나이 있는 아저씨가 뒤에 젊은이랑 어린애 달고 뛰고 있으면 아 별&전속부관&운전병이구나 하면 되는 곳이었음


적어도 군대가 그건 좋음

얘도 사람이긴 하구나 or 이런 놈이 세상에 존재하긴 하는구나를 직접 느끼게 해줌

머리로는 이해못한다


갠적으론 그때 배운 거 많았고 괜찮은 사람들도 많았고 인생에서 꽤 의미 있는 시간이었음

아 물론 다시 돌아가라면 안돌아간다 ㅅㅂ 안그래도 요즘 재입대하는 꿈 간혹 꾸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