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한 독일의 현실.


https://blog.naver.com/moldobe54/221045870802


https://www.bloomberg.com/news/articles/2017-07-03/german-addiction-to-russia-gas-raises-alarm-in-merkel-s-backyard




아시다시피 독일은 단 한 기의 원전도 가동하지 않습니다. 독일은 유럽에서 영국과 함께 재생 에너지에 가장 많이 투자하는 국가이며, 또 태양광과 윈드 팜을 통해 가장 많은 에너지를 생산하는 국가죠. 물론 이것들 만으로는 산업 국가인 독일의 막대한 전력 수요를 완전히 충당할 수 없기 때문에 독일은 다양한 국가에서 전력을 수입해 옵니다. 원전 대국 프랑스에서 그리드를 통해 전기를 끌어 오고, 또 가장 중요한 건, 천연 가스입니다.


가스를 어디서 수입해 올까요?

우크라이나에 설치된 관을 통해 러시아에서 수입해 옵니다. 이것을 두고 유럽에서는 '파이프라인 정치'라고 합니다. 러시아에 에너지를 의존할 수밖에 없는 유럽은 결국 강대강 대결에서 러시아에 꿇릴 수밖에 없는 겁니다.


2014년 이후 EU와 러시아의 관계는 급속도로 냉각 됐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징벌로써 독일을 위시한 EU 국가는 러시아에 경제 제재를 가했죠. 그때부터 러시아 경제는 (유가 폭락과 맞물려) 폭락하기 시작합니다. 물론 러시아만 타격을 입은 건 아니었습니다. 러시아와의 에너지 무역에 의존하던 (독일을 포함한) 많은 유럽 국가가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2017년, 독일과 러시아의 싸움에서 독일이 패배했다는 건 누가 봐도 자명한 사실입니다.


2014년의 경제 제재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해결하는데 아주 약간의 도움이라도 되었나요? 러시아에 대해 EU의 하드 파워를 과시하는 외교전의 승리가 되었나요? EU가 자신의 잠재적 동맹들에게 믿음을 주는데 성공했나요? 아니면, 최소한, 푸틴의 정치 장악력을 조금이라도 저해하는데 성공했나요?


EU가 성공한 건 러시아에 살고 있는 2억 명 이상의 불쌍한 인민들에게 더욱 생활고를 가중시킴으로써, 푸틴의 독재를 강화한 것 뿐입니다.(처칠이 말했듯이 러시아 인의 생각은 은색 천에 감싸인 미스테리한 에니그마입니다.)


한편, 독일은 이제 자신이 자진해서 발을 들여놓은 이 혼돈의 국제 정치 소용돌이에 일말의 책임감조차 느끼지 않기로 결정한 것 같습니다. 러시아의 친 아사드 행보와 군사자산의 시리아 배치에 대한 조치로 영국 외무장관 보리스 존슨은 G7 경제 제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은 찬성했지만, 이번에는 독일을 위시한 EU 국가들의 반대로 무산 됐습니다.


덕분에 러시아는 아무런 패널티 없이 NATO의 권역에서 버젓이 자신의 군사력을 집행할 수 있었습니다. 채널 해협을 제집 드나들듯이 지나다녔고, 러시아의 동맹(대개는 질 나쁜 국가들)들에 "러시아가 당신들의 국익을 수호하고 상호 협력을 강화하는데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또 한 번, EU의 근시안적이고 변덕스러운 외교 태도 덕분에 러시아가 서구를 이겼습니다.


더욱 놀라운 건, 독일이 러시아로부터 유럽의 에너지 생산을 독립시킬 생각이 조금도 없어 보인다는 겁니다.


지난 6개월 동안 독일은 러시아와의 해저 가스관 연결 사업에 골몰해 있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아니라 직통으로 독일에 연결되는 가스관은 에너지 수입 가격을 낮추고 독일 산업에 상당한 이득을 부여할 겁니다. 그리고 독일의 러시아 의존도는 아주 놀랍게도 지금보다도 훨씬 높아지게 되겠죠.



물론 대체 안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미국이나 영국에서 셰일 가스를 수입하는 방안이 있습니다. 그러나 환경을 자기 동맹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것보다 훨씬 소중히 여기는 독일인들은 이것을 한사코 거부할 겁니다.


두 번째는 독일 그 자신의 에너지 아웃풋을 증대하여 에너지 독립을 꾀하는 겁니다. 이것은 원전을 획득함으로써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독일은 친환경 에너지 국가이며, 대체에너지 사회주의를 최초로 발명한 나라입니다. 독일은 자기 해변에 원전을 짓느니 차라리 유럽을 러시아의 에너지 무역에 종속시키는 것을 더 값싼 희생으로 여길 겁니다.




유럽이 러시아와의 에너지 무역을 완전히 절단 내야 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건 러시아에 심대한 타격을 주는 동시에, 러시아 인민들의 삶을 저해하는 결과를 불러올 겁니다. 그리고 지난 3년 동안 관찰했다시피, 러시아 사람들은 자국의 경제 실패 원인을 자기 행정부가 아니라 외세에 묻는 기질을 있습니다.


문제는, 지금처럼, 독일이 러시아와의 강대강 정치를 이미 집행한 상태에서, 잠재적 적국이자 자기 동맹들의 안보를 심대하게 위협하고 있는 나라에 자기를 더욱 종속시키는 건 정말로 끔찍한 결정이라는 겁니다. 끔찍할 뿐 아니라 무책임하기까지 합니다.


저는 현대 독일이라는 나라의 번영이 궁극적으로 다른 나라에 원래는 자신이 가졌어야 할 불확정성을 아웃소싱함으로써 일궈낸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야비한 짓을 일삼아 유럽의 소중한 동맹들에게 거진 100년간 민폐를 끼쳐 왔으면, 이제는 책임감이란 걸 가질 생각을 할 때가 되지 않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