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어 붉은 군대의 젊은 여군과 간호병들도 그다지 거부감을 갖지 않았다.

 아그라넨코의 정찰대에 소속된 스물한 살의 한 여군은 "독일인, 특히 독일 여성들에 대한 우리 병사들의 행동은 전적으로 옳다!"라고 말했다. 몇몇은 농지거리쯤으로 여기는 듯했다. 코펠레프는 정치부의 여성 부관 중 한 명이 그것에 대해 농담을 던지자 분노를 터뜨렸다.

 소련에서 독일군이 저질렀던 범죄와 나치 정권의 끊임없는 선전이 동프로이센 독일 여성들에게 가해진 끔찍한 폭력을 초래한 것은 분명했다. 하지만 복수는 나중에 일어난 일의 변명거리는 되어도 단지 일부만 해명할 수 있었다. 일단 군인들의 몸에 술이 들어가면 먹잇감의 국적은 그다지 의미가 없었다.

 레프 코펠레프는 알렌슈타인에서 "광란의 비명"을 들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길게 땋은 금발머리가 헝클어지고 옷이 찢어진 채 귀청이 터지게 고함을 지르는 소녀"를 보았다. "나는 폴란드인이에요! 하느님 맙소사, 나는 폴란드인이라고요!" 소녀는 백주대낮에 만취한 '전차병' 두 명에게 쫓기고 있었다.

(중략)


 다른 병사들이 들어와 지하실에 있는 민간인들에게서 시계를 빼앗았지만, 폭력은 없었다. 하지만 저녁에 밥을 먹고 술을 마시자마자 그들은  사냥을 시작했다. 여성 일기 저자(베를린의 한 여인이라는 일기 저자)는 매복해 있던 세 명에게 습격을 당했다. 그들은 그녀를 번갈아 가며 강9간하기 시작했다. 두 번째 병사가 그녀를 강9간하고 있을 때, 또 다른 세 명의 병사-그 중 한 명은 여자였다-가 도착하자 그는 행동을 멈추었다. 하지만 여군을 포함한 그들 모두는 이 광경을 보고 웃기만 했다. 


베를린 함락 1945, 앤터니 비버 지음, 이두영 옮김, 권성욱 감수, 2023년, 글항아리, 99~100, 541~542쪽



그간 소련군의 만행에 대한 이야기는 많은데, 같은 여자로서 소련 여군은 동료 남자 병사들의 성폭행을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했는데

같은 여자로서 성폭행을 용납할 수 없다가 아니라 동료 남자 병사들의 행동이 옳다고 생각했다는게...... 물론 전쟁을 겪었으니 같은 여자로서 보다는

소련이라는 소속감을 먼저 생각하게 되었을 지도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