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역사는 공격과 방어의 역사, 곧 창과 방패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님.
그리고 인간의 가장 든든한 수비벽은 오랜 세월동안 성이었음.
성을 지어놓으면, 공격측은 몇배의 병력으로 많은 공을 들여야만 공략할 수 있었음.
성 자체는 무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음.
하지만 대포가 등장하고, 성의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됨. 무적을 자랑하던 방패 성벽을 파괴할 수 있게 된 강력한 창의 역할을 대포가 하게 됨.
그리고 새로운 방패가 등장하게 되는데 바로 참호임.
소총과 기관총의 조합으로 대보병 화력을 갖추게 되자, 대포로 공격할 수 없는 지면 아래로 방어선을 치게 되었고..
철조망과 기관총과 소총이 조합된 참호는 인류의 전쟁을 다시 지구력 싸움으로 몰고갔음.
그리고 이 참호라는 방패를 꿰뚫는 창이 등장했으니 이것이 전차였음.
철조망을 밟아버리고 기관총과 소총의 총알들을 뚫고 참호를 관통해버리는 이 강력한 창에...
기존의 전선을 유지하며 소모전을 펼치던 시대는 끝이 나버림.
기동력을 살려서 기동 방어를 하는 방법 밖에 없었고, 소련의 탱크 웨이브에 대한 공포는 오랜 세월 서방세계를 지배해왔음.
그리고 현재...
드론이라는 저렴하고 탑어택이 가능한 무기가 등장하면서 기존의 창 역할을 하던 전차들을 제구실 못하게 만들어버림.
새로운 참호전의 시대가 열림. 새로운 참호전은 철조망, 기관총, 소총, 드론, 휴대용 대공 미사일로 무장하게 되었고...
전선이 정체되면서, 새로운 지뢰의 시대가 열림.
전선의 일부가 열리더라도, 전차가 종횡무진 누빌 수 있는 상황은 안벌어짐. 드론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면 전차는 곧 전차병들의 강철 관짝이 되버림.
일부 열린 전선에는 순식간에 지뢰가 깔려버리게 됨.
문제는 전차가 이룩한 기동전의 시대가 정석이고 진리라고 믿어온 사람들이 여전히 인지부조화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임.
산악이 많은 한국 지형에서도 사실 탱크는 압도적이지 못했음. 유럽의 평원에서야 무적이었지만...이동 루트가 제한되면 재미를 못보게 되고...
한국전에서 오랜시간 고지전을 벌이게 된 이유이기도 했고, 이젠 유럽에서도 마찬가지 결과가 벌어지게 되었음.
알렉산더, 징기스칸, 나폴레옹, 히틀러...
인류 역사상 공격이 수비보다 유리한 시대는 극히 짧았고, 패러다임 전환기에 재미를 본 전쟁광들이 있었음.
그리고 지금은 다시 수비가 유리한 시대로 돌아왔고...
공격이 유리한 패러다임을 만들었던 게임 체인저인 전차는 게임 체인저로서의 역할을 못하게 됨.
전차의 대체재는 여전히 없음. 전차는 가장 강력한 공격의 축임. 하지만 더이상 게임 체인저는 아님.
에이브람스가 최전선에서 후퇴하는 것도 그런 이유라고 할 수 있음.
전선을 미는데 전차는 여전히 가장 강력한 공격 수단임. 뚫린 방어선을 매꾸는데도 전차는 여전히 유용함.
문제는 이제 전차의 역할은 자주직사포에 가깝다는 것임. 그리고 자주곡사포를 보조하는 용도가 되어가고 있음.
1줄 요약.
전차를 대체할 존재는 없다. 하지만 전차는 더이상 게임 체인저가 아니다.
사실 1940 전격전 신화도 전차 혼자 이룩한건 아녀서... 당시만 해도 전차가 등장한지 20년도 넘은 시점이었고 그때까지 전장에서 격파된 전차는 천대도 넘었으니까 별로 두려운 존재도 아녔고. 실제 전황을 뒤엎은건 전차라는 신무기가 아니라 전차, 차량화 보병, 근접 항공 지원 등을 유기적으로 연계시킨 독일의 기동전 교리 아녔을지 - dc App
그것도 맞음. 다만 중심축인 전차가 있고, 그 전차의 장점을 효과적으로 살릴 수 있는 전술과 유닛들이 보조할 수 있었기에 만들어진 상황이었다고 봄. 문제는 전차 중심으로 만들어진 병력 구성과 전술, 교리 등이 전차가 무력화되면서 함께 무너진 것이라고 봐야하지 않을까.
뭐 그렇다고 지금 전차가 무의미하다 보긴 어려운게 원래도 전차가 장갑으로 적탄을 다 씹으면서 피지컬로 전선을 뚫어내고 그러던 적은 없음. 하다못해 1차 대전 시절 전차 운용 교리도 그런 무식한 전술이 아님. 보병이랑 연계해서 참호선 토끼몰이 소탕전 하던 거에 더 가깝지. 무튼 지금도 전차가 충분히 유의미한게 러시아나 우크라이나나 (기계화)보병의 직접 돌입으로 전선 돌파를 하고 전차는 기동력과 방호력을 살려서 어느정도 거리를 두고 쏘고 빠지면서 직사화력 지원, 경우에 따라선 곡사까지 하면서 지원하고 있음. 이렇게 전장에서의 수요가 충분히 있으니 우크라이나에서 계속 전차 보내달라고 아우성인거고. 한국군에서의 운용 교리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음 - dc App
일단 전차의 장점은 전선에서의 탱킹이 가능했던 점이라고 생각함. 지원만 좀 해주면 전장을 누비는 존재였음. 자주직사포로서 꼭 필요한 화력임에는 틀림없지만, 이전의 영광에 비하면 많이 아쉽다고 생각함. 과거에 너무 유용했기 때문에 현재가 무용해 보이는 것일 수도 있을 듯.
https://m.dcinside.com/board/war/3865791
전에도 글을 쓴 적이 있지만 전차무용론 자체가 딱히 최근에 제기된 것도 아님. 오히려 님 생각대로 도전과 응전의 역사로 볼 수 있지. 개인적인 생각은 미디어에서 주로 비쳐지는 강철괴물 전차 이미지, 그로 인해 발생한 기갑전 교리에 대한 몰이해, 그리고 실제 우러전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 병크짓들로 인해 "아 전차를 앞세워 정면 돌파하는 전술은 이제 쓸모가 없구나!"하고 오해하게 되는거 아닐까 싶음. 사실은 원래도 전차는 그따구로 쓰는 물건이 아녔고 지금도 우크라이나군이건 러시아군이건 전차 활용 잘 하는 부대는 잘만 쓰고 있음. 전차무용론 자체가 그냥 일반인의 무지에서 기인한 호들갑 아닌가 싶다 - dc App
쟤네 싸우는거 보면 전차 중심 전술교리가 문제라기보단 그냥 러시아고 우크라고 2머전 시절 전술도 구사 못하는게 문제 아닐까
일단 러시아, 우크라이나 둘 다 쪼렙싸움을 벌이고 있는 건 맞지만, 역량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는 적의 방어선을 단숨에 꿰뚫고 전장을 지배하는 그런 전투가 어려워졌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봄. 6주 엘랑 같은 시나리오는 쉽지 않아졌다는 거 아닐까. 에이브람스도 레오파드2도 게임 체인저 역할 못하고 결국 자주직사포로 업종변경되었으니.
그냥 전차는 게임체인저였던 적이 없어....
방패가 창을 완전히 압도한 적이 없듯, 창이 방패를 완전히 압도한 적도 없음.. 물론 곧 다음 시대의 전차가 등장하긴 할거야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