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위병사관 근무설 때 였음.

밤에 조용하니까 초병애들도 위병소 안에 들어와서 앉아서 대기하면서 밤 새고 있었지.

초병 둘이서 이야기 나누고 난 폰이나 보고 있는데 문득 걔네들이 지들이 가지고 있는 대검을 주제로 이야기 나누는 거임.

한 녀석이 '이거 날 뭉툭한거 전시에 다시 갈아서 나눠준데, 봐봐, 날 무뎌서 사람 죽이지도 못하겠다.' 이러는 거야.

옆에서 듣고있다가 속으로 '2020년대에 아직도 저 헛소리가 돌고 있다니...'싶어서 대화에 껴듬.

'야, 그거 다 헛소리고, 니네 대검으로도 사람 충분히 죽이니까 걱정하지마라'

이런 다음에 걔 대검을 달라해서 받음.

그리고 위병소 사무실 문짝 앞에 서서 대검을 잡고 한손으로 뒤를 받치고 애들한테

'봐봐, 대검으로 사람 죽이는거 충분하다는거 보여줄께'

라고 이야기하고 대검으로 문을 힘껏 찌름.

그 아파트나 회사같은데 보면 흔히 쓰는 속이 빈 철문있잖아. 철판으로 되서 동글동글 손잡이 달린거.

그런 문이었는데 '쿠억' 하는 소리와 함께 대검 4분의 1정도가 철판을 뚫고 들어감.

속으로는 'ㅈ됐다...이게 뚫린다고???' 이렇게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겉으로는 아주 태연하게

'봐라, 그냥 손으로 밀어넣기만 했는데 철판 뚫고 들어가지? 이게 맨살이면 어떻겠냐?'

이러니까 둘 다 눈이 초롱초롱해져서

'우와~~ 진짜 그냥 뚫어버리겠습니다?'

이러는거야.


그래서 나도

'그래, 그러니까 전시에 날 간다는 둥 그딴 소리 그만 해라'

이러고 (속으론 어떡하지?) 웃으면서 앉으려고 했음.

근데 아까 그 놈이

'그럼 총검술로 찌르면 방탄복도 뚫는거 아닙니까?'

이러는거야.


문제는...
내가 그 질문에 궁금해져버렸다는거지.

한 3초 망설이다가 급기야 내가 해보고 싶어짐.

역시 겉으론 태연하게 칼 줘봐, 한 다음 내 총을 꺼내서 착검함.

애들은 총검술 모르거든.

그래서 봐봐~?

한다음에 양손으로 총을 잡고 문짝에다 찔러를 시전했음.

'콰직'

하더니 대검이 철문 양쪽을 다 관통해서 뚫고 나가버림.


난 속으로 '으아 ㅅㅂㄹ ㅈ 됐다.' 이러고 있는데 병사 두 놈은 흥분해서 '우와 우와 우와!' 이러고 와서 보고있음.




다음날 아침에 본부 행보관한테 전화해서 진짜 진짜 진짜 미안하다고 사과함.

본부 행보관이야 괜찮다 그러는데 그거야 내가 선배라 그런거고 그 초병둘이 무슨 유탄에 휘말렸는지는...

음.

갑자기 또 미안해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