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떡이라 짤은 못올리는데, 특정 정치인 때문에 어쩌다 이완용이 "나쁜 평화라도 전쟁보다 좋다"는 말을 했다는게 퍼졌음. 그런데 실제 이완용이 이렇게 직접적으로 말한 적은 없고, 약간 비슷한 투의 말은 한 적이 있음.


을사조약 하루 전날인 1905년 11월 16일 오후 4시, 이토 히로부미는 대한제국의 대신들인 이완용, 한규설, 이하영, 이지용, 이근택, 민영기, 권중현을 불러 을사늑약 체결을 압박한다. 이때 이완용은 이렇게 말한다.


"일본은 한국 문제 때문에 두 번이나 큰 전쟁을 치러 이제는 러시아까지 격파했으니 한국에 대해 무엇인들 못하겠는가. 그런데도 일본 천황과 정부가 타협적으로 일을 처리하려고 하니 우리 정부도 일본의 요구에 응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즉 일본이 마음만 먹으면 한국을 향한 전쟁도 불사할 수 있음에도 무력 사용이 아닌 조약을 통해 평화적으로 일을 처리하려고 하니 조약에 응하는 쪽이 옳다는 이야기. 이 발언을 '나쁜 평화가 전쟁보다 낫다'는 맥락으로 해석할 수는 있다고 봄. 이완용의 저 말이 "전쟁나면 누가 죽어? 니가 죽어요"라고 봐도 틀린 말은 아닌게, 솔직히 전쟁나면 죽는건 대한제국 백성들만 죽어나가지, 일본은 죽어봐야 희생이 별로 없을테니. 



출처: 친일과 과거청산 :이완용의 제국주의 협력논리를 중심으로, 이나미, 기억과전망 제9호, 200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