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시대 영국 남자들은 상남자들이었다.
그들에게 남자란 곧 고기를 먹는 것이 짜세였다. 채소니 그딴 거 먹는 건 하남자들이었다.
그래서 지난 시대 영국 군대는 소고기를 주는 걸 매우 중시했다. 같은 고기도 돼지고기나 닭고기는 취급이 낮았다.
비록 염장고기라도 자고로 남자란 소고기를 뜯고 독주를 벌컥벌컥 마셔야 간지였다.
오늘날 영국에는 하남자만 남아있다.
상남자를 고수하던 남자들은 괴혈병 걸려서 죽었기 때문이다.
괴혈병 걸리면 노예병사들이 죽으니 채소 건네주고 과일 줄 때 안 먹고 버틴 상남자들, 라임즙과 물, 당밀을 섞은 그로그는 근본 없는 술이라며 거부했던 상남자들, 그들은 모두 대서양 해저에 사는 꽃게들의 밥이 되었다.
2.
영국에서 하남자들의 자손들이 독일과 국운을 건 일기토를 뜰 시절, 미국에 약간 이단아스러운 영양학자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안셀 키스(Ancel Keys)박사였다.
이 양반은 음식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다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탄수화물이 그저 갓갓갓임.”
마침 미군에선 기존의 C레이션과 함께 전투식량으로 지급할 신형 전투식량을 개발하려 했음.
이 때 안셀 키스 박사는 탄수화물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는 받아들여졌다. 이렇게 나온 신형 전투식량은 그의 이름을 따서 K레이션이라고 불렸다.
이게 K레이션.
위에 적힌 알파벳은 B=Breakfast(조식), D=Dinner(중식), S=Supper(석식).
그래서 K레이션은 작은 콘비프 깡통을 제외하면 크래커와 스프레드, 정수제, 담배로 구성됐다.
3.
지난 시대 일본은 컴플렉스에 시달리고 있었다. 양이에게 강제로 문을 열였을 때 아무것도 못한 그들은 약하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래서 급진적인 사람들은 모든 일본적인 것을 배격하고 서양의 것만이 최고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들이 가장 먼저 한 것은 고기를 먹이는 것이었다. 심지어 천황을 움직여 고기 먹는 걸 막으면 처벌하겠단 칙령도 내렸다.
그 때 그들에게 기회인 듯 기회가 아닌 듯 기회 같은 일이 일어났다.
해군의 연습함이 훈련 목적으로 원양 실습을 나갔다 다수의 수병이 각기병으로 죽은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사람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다카기 가네히로.
이 사람은 여러 가지 임상을 분석한 후 식단을 개선하면 각기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보고 다음 연습함 원양 실습 때 밥과 함께 빵도 주고 부식도 개선해서 지급했다. 그 결과 실제로 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 이제 개선된 식단을 적용하면 되는데…
이 양반이 영국 유학파였던게 뭔가 일을 꼬이게 만들었다. 이 양반의 주장의 요지는 아래와 같았다.
“아 ㅆㅂ 미개한 밥 버리고 빵식 먹자니까요?”
하지만 그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일단 일본은 돈이 없었다. 모든 함정과 부대 내 밥솥 전부 버리고 오븐 설치하고 빵 만들 밀을 수입할 돈이 있을리가 없었다.
둘째로 매일 빵식을 먹고 싶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지금 우리나라 군대에 매일 빵식 준다 그러면 받는 사람들은 ???할텐데 저 때는 19세기다.
아무리 윗선들이 서양성애자들이었어도 아닌 건 아니었다. 걸국 다카기 가네히로는 쪼인트를 까이고 대신 보리밥 주는 걸로 타협했다.
이번에는 수병들이 난리났다. 굶고 살다 군대 가면 쌀밥 먹는다길래 군대 들어왔는데 보리밥 준다니까.
뭐 어쩌긴. 일본군의 전통적인 방법, 몽둥이찜질로 진압하고 훗날 흰밥과 보리밥을 적당히 돌려가며 배식하는 걸로 바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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