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급변사태시 중국군의 단독 개입은 만약 조기에 성공적으로 수행된다면, 북한 지역에 대한 지배적인 영향력을 강화하고 북한 지역 내 친중 정권을 수립하여 전략적 완충지대를 확보하는 등, 중국의 군사전략목표 및 국가이익을 달성하는데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다. 그리고 중국의 단독 개입은 국제법과 국제규범상 특별한 하자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조·중우호협력 및 상호원조조약’에 의해서 북한이 요 청하거나 또는 자의적으로 개입할 수 있을 것이다. 조·중조약은 중국에게 가장 결정적인 개입 명분을 제공한다.


중국은 북한의 급변사태 초기 단계에서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들과 사태의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행동하기에는 시간적인 여유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중국은 북한 정권의 통치력 약화, 고위급 지도층의 분열, 군부의 통제력 상실, 대량 탈북난민 발생 등의 문제를 조기에 차단하기 위하여 우선적으로 개입하여 조치를 취할 것이다.


그리고 미국이 WMD 통제를 위해서 일방적으로 개입하거나 인도주의적 명분을 이유로 중국의 의사를 무시한 채 북한에 진입할 경우, 또는 안보상의 위협을 이유로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발동하여 북한지역으로 진입할 경우에 중국은 단독으로 개입하려 할 것이다.


중국군 단독 개입시 특징적인 것은 한국군 또는 한·미연합군의 개입을 사전에 차단한 상태에서 중국군 단독으로 북한 전 지역에 대해 군사작전을 수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중국군은 그들의 군사전략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1,400km 이상의 국경통제, 북한지역 전 주민을 대상으로 한 안정화작전, 북한지역 내 산재한 대량살상무기와 관련시설의 확보 및 제거, 약 120만 여명에 달하는 북한군에 대한 무장해제 등의 주요 과업을 단독으로 수행해야 한다.


따라서 중국군의 단독 개입은 대규모 군사자원이 필요하다. 북한지역에 투입해야 할 정확한 병력의 규모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외국의 선행연구 자료를 활용하면 각 주요 과업별로 요구되는 병력에 대한 개략적인 추론은 가능하다. 북한 급변사태시 군사적 과업을 기초로 하여 투입되는 군사력 규모를 추론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중국군이 북한지역을 분리 및 차단하기 위해서는 1,400km 이상의 국경지역을 통제해야 한다. 스터드반트(Sturdevant) 박사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국경지대를 통제하기 위해서는 평시 1km 당 22명의 병력이 필요하며, 전시에는 1km 당 176명의 병력이 필요하다고 보았는데, 본 연구에서는 북한 급변사태시 국경선을 통제하기 위한 병력 비율로서 1km 당 50명의 병력을 적용하였다. 따라서 중국이 국경선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약 7만 여명의 병력이 필요하다.


둘째, 북한지역 내 치안과 안전을 확보하고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하는 안정화 작전을 위해서도 대규모 병력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적대적인 환경 하에서 안정화작전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지역주민 1,000명 당 최소 20명의 병력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인구가 2,400만 명임을 고려해 볼 때, 안정화작전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약 48만 여명의 병력이 필요하다.


셋째, 북한지역 내 산재한 대량살상무기와 관련시설을 확보 및 제거하기 위해서도 상당한 병력이 필요하다.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는 전국의 분산된 시설에 저장하고 있는데, 관련시설은 약 20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 랜드연구소의 자료에 의하면 하나의 대량살상무기 관련시설을 확보 및 제거하는데 약 200여 명의 병력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약 200여 지점에 산재한 북한 대량살상무기를 확보 및 제거하기 위해서는 약 4만 여명의 병력이 필요할 것이다.


넷째, 약 120만 여명에 달하는 북한의 정규군을 무장해제 시키기 위해서 추가적인 병력이 필요하다. 1992년 캄보디아 내전 종식후 UN 캄보디아 잠정 통치기구는 캄보디아군 1,000명 당 35명의 UN군을 투입하여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다. 따라서 북한의 정규군을 무장해제 시키기 위해서는 약 4만 2천여 명의 병력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를 종합해 보면 중국군 단독 개입시에 약 63만 여명의 병력이 필요하다. 이는 중국 지상군의 약 55%에 해당되며 북부전구 뿐만 아니라 동부전구의 대부분 병력을 투입해야 하는 규모이다.


그리고 북한지역 내 안정화작전이 장기화될 경우에 최소 2교대의 부대 순환까지 고려한다면, 48만 여명의 병력이 추가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이 경우 중국군은 약 111만 여명의 병력을 투입해야 한다. 이러한 규모는 현재 중국 지상군 전체 규모인 115만명에 육박한다. 이처럼 중국군 단독 개입시에 수행해야 할 과업과 군사력은 매우 과다하다. 이는 상비전력만을 감안한 것인데, 중국은 66만명의 인민무장경찰과 51만명의 예비군을 추가로 보유하고 있으며, 전시 동원병력까지 포함한다면 감수할 수 있는 병력규모로 판단된다.


한편 중국은 단독으로 개입할 경우 심각한 위험을 감수해야만 한다. 그것은 첫째, 국제사회의 반발이다. 미국과 주변국들은 물론, 북한 내 민족주의 성향의 지도층과 주민들이 중국의 단독 개입을 반대할 것이다. 중국은 한국과의 관계가 악화될 뿐만 아니라 지역국가들 사이에서 또 다시 ‘중국위협론’이 부상하게 될 것이다. 이는 중국이 평화로운 발전을 내세우며 국제적으로 축적해온 책임있는 강대국으로서의 이미지에 심대한 타격을 줄 것이다.


둘째, 중국군은 단독 개입을 위해 한국군 또는 한·미연합군의 개입을 차단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한국군 또는 한·미연합군과 직접적 충돌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이로 인해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군은 한국군 또는 한·미연합군과 충돌할 경우 막대한 피해를 감수해야만 한다. 중국은 이미 6·25전쟁 시에 미국과의 군사적 충돌로 인하여 막대한 피해를 경험한 바 있다. 만약 중국이 한·미 연합군과 또 다시 전쟁을 수행한다면 그 피해는 과거보다 더욱 심각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셋째, 중국군이 성공적으로 한국군 또는 한·미연합군의 개입을 차단한다고 할지라도 안정화작전간 상당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사례와 같이 정권이 붕괴된 지역에서 안정화작전은 많은 국가들이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고도 성공을 거두기 어려웠다. 또한 중국은 해외 안정화작전 경험이 상대적으로 일천하다. 비록 중국이 2008년 스촨성 지진 시에 대규모 안정화작전을 수행한 경험이 있다고는 하나, 해외에서의 안정화작전 수행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국내에서의 군사작전과 달리 해외 안정화작전은 신장된 병참선, 병력 순환, 문화적 차이, 지역주민들의 잠재적 저항 등 많은 어려움을 내포하고 있다.


넷째, 한반도 단일 전구에 대한 중국의 이러한 대규모 군사력 투사는 그들의 전략적 취약성을 증가시킬 것이다. 만약 타이완·티벳·신장 지구의 분리주의 운동이 이 같은 상황을 이용한다면, 중국의 핵심 이익 중 하나인 ‘영토보전과 국가통일’은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며, ‘중국 내 잠재적인 불안정 예방’이라는 전략적 목표도 심각한 도전을 받게 될 것이다.




<단독 개입시 주요 과업과 요구되는 병력규모 판단>


주요 과업

요구되는 병력규모(명)

국경 통제(약 1,400km)

70,000

안정화 작전(약 2,400만 여명의 북한 주민)

480,000

대량살상무기 확보/제거(약 200여 지점)

40,000

북한군 무장해제(약 120만 여명)

42,000

632,000



*한편, 베넷(Bennett)과 린드(Lind)는 약 26∼40만명(안정화작전에 18만∼31.2만, 국경선 통제에 2.4만, WMD 제거에 0.3∼1만, 재래식 무기 비무장화에 4.9만, 저항세력 소탕에 0.7∼1만, 합계 26.3만∼40.5만명) 정도의 병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6·25 전쟁시에도 마오쩌둥은 평양∼원산선을 확보하는 것을 중국군의 목표로 삼았었다.



출처: 북한 급변사태시 중국의 군사개입에 관한 연구 - 군사개입 가능성과 양상을 중심으로 -, 윤석재, 2018년, 115쪽, 131~13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