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라디오 방송국에는 장엄한 음악을 내보내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제6군이 11월부터 포위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끝까지 인정하기를 거부하면서, 괴벨스는 제6군 전체가 마지막까지 싸우다 괴멸된 것처럼 보이게 하려 
했다.

"이들의 죽음으로 독일이 살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영웅적 신화를 만들려던 괴벨스의 시도는 곧 역풍을 맞았다. 남몰래 BBC 방송을 듣고 있었던 사람들의 입을 통해, 모스크바에서 포로 9만 1천명을 사로잡았다고 발표한 내용이 빠르게 퍼져나갔다. 패배의 충격이 독일을 뒤덮었다. 아직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광적인 나치주의자들뿐이었다.

국방군 총사령부는 스탈린그라드에서 제6군이 항복한 뒤 독일 국민 사이에서 크나큰 동요가 일자 불안해했다. 그리고 장교들에게는 전투에 관해 이른바 "사실에 입각한 설명"으로 군부나 정치 지도자들을 비판하여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앤터니 비버, <제2차 세계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