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게릴라에서 정규군으로


이런 매파와 비둘기파의 갈등은 2017년 후반기, 그리고 2018년이 되자 바뀌었다. 첫번째 계기는 이란계열 후원자들의 심경 변화였다:


이란과 파키스탄의 관계는 이미 2017년에 정점을 찍고, 2018년이 되자 상당히 악화되었다. 이란은 탈레반을 대하는데에 있어서 파키스탄과 협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판단했다. 파키스탄 군에 대한 사우디의 압력이 계속 증가하면 결국 파키스탄이 이란과의 협력을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 결과, 2015년 때부터 마슈하드를 근거지로 하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탈레반이 아프간 공화국 상대로 주요 작전에 참여하는 것을 꺼려 하던 이란은 2017년 말에서 2018년 초 태도를 바꾸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서부 파라 주를 장악하기 위한 대규모 작전을 벌이는 것을 돕기로 결정했다.


덕분에 탈레반은 파라 등지에서 '레드 유닛'을 활용한 개선된 침투 전술을 시험해볼 기회를 얻었고,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러한 성공에 고무되었는지, 파키스탄 후원자들도 이제 매파적 군사 작전에 자금을 지원할 의향이 있는 듯 태도를 보였다. 탈레반은 이들의 지원을 받아 가즈니에 대한 공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가니와 이슬람 공화국을 크게 당황하게 만들었다. 2018년 탈레반의 군사 작전은 재개되었지만 2016년과는 다른 성격으로 전개되었다:


이제 탈레반의 작전들은 도시 대상 공격들이 점철된 소모전이 되었다. 가장 주의가 산만한 관찰자들에게도 탈레반의 군사적 숙련도를 시범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2018년 아프간 공화국 보안군이 입은 사상자 수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8년 탈레반은 카불 정부 뿐만 아니라 IS-K를 상대로도 성공을 거두어, 마침내 IS에게서 주도권을 빼앗아 주요 IS-K 기지를 점령하고 파괴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는 협상 과정을 가속화하며 가니 대통령에게 탈레반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무언가를 제공하도록 압력을 가하기 시작했다. 이는 어떻게 보면 탈레반 내 비둘기파의 접근 방식을 검증한 것으로 보였다. 매파가 바라던 완벽한 군사적 승리가 아니라, 무력 시위를 통해 협상으로 전쟁을 끝내겠단 계획이 현실화되는 듯 했다. 전반적으로 2018년은 탈레반에게 좋은 해였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하이바툴라가 공세 작전에 필요한 자금의 조달을 통해 세라주딘 휘하의 매파적 강경파를 달래고 진정시키는 동시에, 제한된 군사 행동을 통해 협상력을 강화하려는 자신의 비둘기파적 구상에 대하여 이란과 파키스탄의 이해관계가 유리하게 작용하도록 조율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아프간 내 IS-호라산 (IS-K)의 활동 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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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aliban at War』의 초판본 에필로그는 여기서 끝이 난다. 원래 초판에서 주스토지는 사르 케타 '레드 유닛'의 창설과 확장이 탈레반이 과거에 직면했던 중앙집권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는 말로 책을 마무리했었다.


반면 신판에서 주스토지는 이 주제를 훨씬 확장하여, 2018년까지 탈레반 내부의 파벌 투쟁의 진화를 요약한다.


사르 케타 '레드 유닛'의 등장은 분쟁 후반기에 탈레반의 주요 군사 혁신이었다 [...] 점차 사르 케타는 탈레반 전략의 초석이 되었다. ISAF와의 전쟁의 대부분을 견뎌온 지역 민병대는 홀대받았고, 탈레반 조직 내부에서는 중앙 기동군이 강화되었다. 이 시기 아프간 보안군측 사상자 증가의 상당 부분은 탈레반의 군사 전문성 강화에 인한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주스토지는 '레드 유닛'의 창설과 확대로 인해 탈레반 내부, 특히 탈레반의 중앙집권적 기동군 확대로 인해 소외된 지역 민병대와의 내부 마찰이 더 커졌다고 지적한다. 불만을 품은 지역 민병대 지휘관들은 조속한 평화 협상을 원하는 급진적 비둘기파 세력과 합류했다. 이들은 사우디로부터 독립적인 후원자들을 확보하고 하이바툴라의 미묘한 외교 전략에 반대하는 조직적인 로비를 시도했다. 마침 하이바툴라가 일시적으로 매파를 달래는 듯 보였을 때 말이다. 하이바툴라는 자신의 정치 세력 내부에서 쿠데타가 일어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이 새로운 세력도 달래야 했고, 이후 탈레반의 구조를 바꿔 탈레반 민간부 그림자 총독과 민병대가 군사위원회의 기동군을 작전 지역 내에선 통제하도록 탈레반의 지휘 체계를 통합하고 지역 민병대가 부차적인 지원 역할로 전쟁에 계속 기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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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유닛'들에 대한 이 분석은 앞서 말한 바대로 2015-2018년 시기 탈레반 내부의 파벌 투쟁에 대한 요약이 뒤따른다:


압둘 카윰 자키르(Abdul Qayum Zakir)가 군사위원회를 장악하는 동안(2010~2014년) 그의 정치적 야망은 더욱 분명해졌고, 실질적 최고 지도자인 악타르 모하마드 만수르에게 심각한 위기를 초래했다. 위기가 너무 심각해지자 악타르 모하마드는 하카니 일족과 화해하기로 결정하고 그들에게 상당한 정치적 공간을 양보했다

[...]

그 이후부터 정치 지도부는 군 지도자들을 통제하기 위해 점점 더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부총재으로 임명된 지 몇 달 만에 세라주딘은 남부 탈레반과는 비교할 수 없는 조직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세력을 확장해 나갔다. 2016년 초까지 그는 사실상 퀘타 슈라를 책임지는 것처럼 보였다

[...]

결국 파키스탄 ISI는 내부 위기가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탈레반 내부에 개입을 하여 중재해야 했다. 만수르는 2016년 5월 이란에서 돌아오는 길에 미국인에 의해 살해되었지만, 하이바툴라는 만수르를 대신해 그 후 몇달 동안 세라주딘에 대항하여 자신의 입지를 넓혔다.


탈레반의 2018년 공세 작전의 성공은 군사적 매파와 정치적 비둘기파 모두에게 승리였다. 매파들은 아프가니스탄에서 군사적 승리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가까워졌다는 주장에 대한 증거를 찾았고, 비둘기파는 매파들을 일시적으로 달래 최소한 협상의 시늉이라도 내도록 하는 데 성공했으며, 더 중요하게 2018년 말 미국이 진지한 평화 제안을 하기 시작하자 실제로 비둘기파의 전략대로 미국에 대한 협상 입지가 강화되었다 탈레반은 인식했다:


이런 비둘기파적 정치 지도부의 우려는 미국 특사 할릴자드의 협상 제안을 환영하는 데 기여했다. 2018년 말, 할릴자드는 탈레반에게 미국의 철군 일정에 대해 논의하고 그때까지 아프간 공화국 정부가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상당한 정치적 양보를 고려할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2019년 1월, 탈레반의 정치 지도부는 미국이 그들의 핵심 요구, 즉 기존 아프간 당국을 대체할 중립적 임시 정부의 구성, 그리고 동시에 탈레반과 반탈레반 세력이 모두 포함된 영구적 정부 형성을 위한 협상 개최를 진지하게 고려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미국의 이런 제안에 대해 파키스탄과 이란족 탈레반 후원자들은 긍정적이었고, 덕분에 탈레반 내 비둘기파의 입지는 더욱더 강화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