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트레제만은 소련에 대한 옵션을 늘리고 군비에 있어 프랑스와 동등해야 한다는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 독일의 국제연맹 가입을 교묘하게 활용했다. 가령 슈트레제만은 무장해제된 독일은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처지에 있지 않다는 이유로, 국제연맹 쥬약의 집행 조항(제16조)에 대한 독일의 참여 면제를 요구해서 인정받았다. 이어서 비스마르크가 했던 방식대로 슈트레제만은 독일이 면제를 요구한 것은 독일이 반소련 연합체에 동참하기를 꺼렸기 때문이라고 소련에 통보했다.
소련은 이 힌트를 알아챘다. 로카르노 조약을 체결한 지 1년도 안 된 1926년 4월에 소련과 독일 간의 중립 조약이 베를린에서 서명되었다. 양측은 각각 상대방이 공격받을 경우 중립을 유지하고, 아마도 어떤 사안이건 관계없이 상대방을 대상으로 하는 어떠한 정치적 연합이나 경제적 보이콧에 동참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는 실제로  양국이 상대방에 대한 집단안보가 적용되지 않게 배제한다는 사실을 의미했다. 그리고 독일은 이미 다른 어떤 국가를 상대로 하건 간에 제재 조치를 취할 의무를 면제받았다. 베를린과 모스크바는 폴란드에 대한 적대감으로 단결했다. 요제프 비르트 독일 총리는 주소련 독일 대사인 울리히 폰 브록도르프-란트차우에게 이렇게 말했다. "제가 대사님께 한 가지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폴란드는 제거되어야 합니다. 저는 폴란드를 강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어떠한 조약도 체결하지 않을 겁니다."


출처: 헨리 키신저의 외교, 헨리 키신저 저, 김성훈 옮김, 김앤김북스, 2024년, 29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