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비결은 저자가 문관임에도 불구하고 임진왜란때 존나게 구르고 화약밥 겁나 먹어서 그런지 포압의 중요성, 장총신의 중요성, 평소 훈련의 중요성, 구부러진 개머리의 효용성 등 여러가지를 이야기하고 있음.

특히 조총을 설명함[조총해]부분에는 총신이 곧아야 하는 이유, 탄환과 화약 무게 간의 상관관계, 탄환이 크고 작음이 조총의 발사에 미치는 영향, 개머리가 손의 보호와 반동 감소에 주는 영향에 대해 사례들을 일일이 들어가며 설명하고 있는데, 읽다보니 되게 상세해서 좀 놀랐음.

근데 결국 말로 이러저러하다 하면서 늘어놓는게 끝임. 동시기 서양에서는 과학혁명이 시작되면서 계량, 표준화, 정밀측정기기의 사용과 관찰 내용의 기록 정리 보존이 매우 중요하게 취급받고 잘 이루어지고 있었음. 당시 서양에서 여러 천문학자들이나 연금술사들, 수학자들이 쓴 책이 여러 기호와 수식, 관찰 결과의 나열로 빼곡하게 채워져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음.

그런데 조선은 뉴턴이 활동하던 시기에서 백년쯤 뒤에 등장하는 홍대용이 써놓은 책을 봐도 수치같은건 거의 없고 이러저러하다는 설명만 있을 뿐임. 신기비결을 봐도 책에서 나오는 예들의실상이 어떤지를 확실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결국 방대한 양의 실제 경험과 지식이 동원되어야 겨우 유추할 수 있음.

뭐 그래서 이런 면에서 서양이 앞서나간 게 결국 지금까지 서양이 세계를 주도하게 된 이유 중에 하나가 되겠지. ㅇㅅ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