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에 항해하다 천둥번개들을 보면 참으로 무섭기도, 멋지기도 합니다. 물론 이 글을 읽는 군붕이 여러분이 여객선을 타고 가다 번개를 본다면 "아 씨발 저거 맞고 노릇노릇한 웰던 되는거 아녀?" 하고 궁금증이 생기기도 하겠지요.


다행히도 돛단배 시절 번개에 쪼개진 마스트 파편에 맞고 머리통도 쪼개지는걸 본 선구자들이 안전장치를 다 마련해두었답니다.


망망대해.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선박 위. 구름과 가장 가까운건 여러분의 머리 위에 있을 마스트겠지요. 이 마스트가 번개를 짜잔! 하고 맞으면 전기가 어쩌고 저쩌고 뭘 타고 흘러서 저 아래 바다속으로 꺼진다고 합니다.


나도 전기 젬병이라 몰라 씨발.


교과서에서 보았을 피뢰침처럼 전기를 뾰뵹 하고 바닷속으로 흘려버린다 이 말입니다. 뭐. GPS 안테나나 이런데 맞으면 어떻게 되나요? 재수없음 안테나 나가는거고 보통은 똑같이 흘려버립니다. 장비는 박살나면 안되잖아요.


뭐 어쨋던간에 여러분이 여객선을 타고 여행을 하던 낚싯배를 타고 바다낚시를 하던 망망대해에서 낙뢰맞고 급사할 염려는 접으셔도 됩니다.


그렇다해도 강철제 선박들에게 낙뢰는 여전히 무서운 존재입니다. 특히 글쓴이가 탔던 유조선 계열의 배들은 더 그렇지요. 외부에 위험물을 선적한 컨테이너선도 쪼끔 위험하겠군요.


컨테이너선은 안타봐서 모르니까 좆까고 유조선의 경우는 화물창이 존재할 상갑판을 낙뢰 혹은 기타 전기적 위험으로부터 분리시켜 놓습니다. 절연... 맞나? 아몰랑.


마스트에 낙뢰를 맞는다 하더라도 이게 상갑판으로 흘러가 화물에 불붙으면 뿜쾅. 웰던 스테이크는 고사하고 참숯이 될텐데요. 아, 이런 명언이 생각나네요. "지금 니가 몰고 있는건 너보다 똑똑한 새끼들이 만든거니까 그딴거 신경쓰지 말아라"





하지만...


똑똑한 사람들도 예상치 못한 으메이징한 멍청이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배가 번개 맞으면 어케되요? 대게는 멀쩡합니다.


그럼 잘못 쳐맞으면요? 사진처럼 잘 굽히는거지요 뭘.



BUNGA ALPINIA. 말레이시아 국영정유회사 페트로나스의 자회사인 국영선사 MISC Berhad에서 운영하던 유조선/화학제품운반선 이었습니다.


이들은 말레이시아 라부안항에서 메탄올을 선적하고 있었습니다. 낙뢰 속에서요. 비록 배가 안전하게 지어지긴 했어도 만약의 사태엔 대비를 해야합니다. 국제정유사 해운포럼 (OCIMF)에서도 주변에 낙뢰가 떨어질 경우 즉각 작업을 중단하고 연결된 이송관을 분리하라고 합니다.


하지만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이들은 작업 중단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낙뢰를 맞았어요. 1번맞고.... 멀쩡했습니다. 2번맞고... 또 멀쩡했어요.


그리고 3번째 낙뢰. 배를 뻥 하고 터트려버립니다.




아마 5명인가 죽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주변 건물들은 유리창이 개박살이 나버렸고요. 라부안의 화력발전소도 안전을 위해 정지시킵니다. 



이야 그야말로 어썸한 트롤러들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