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저는 도무지 국가란 것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어머니, 저는 어째서 싸워야만 하나요. 저는 무언가를 바꾸고 싶은 혁명가도, 복수심에 찬 무뢰한도 아닙니다. 작금까지 남아있던 어린아이의 모습도 이제는 진득한 피로 거무튀튀하게 변해버렸습니다. 어머니, 우리 집 뒷마당, 모시나비 날던 곳의 느릅나무가 보고 싶습니다. 물비늘 일듯 잎새 사이로 들어오던 노곤한 햇발이 절실한 참입니다. 어머니, 저는 결의에 찬 함성이 싫습니다. 저는 제 가슴팍을 두드리며 미소 짓던 군인 아저씨가 싫습니다. 어머니, 저는 무엇을 위해 피로 물든 연단 위에서 박수를 기다리고 있나요. 어머니, 제가 이곳에서 괴리감 말고 무엇을 느껴야 하나요. 무엇으로써 내색하고 무엇으로써 움직여야 하나요. 사랑하는 당신의 답신만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