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모 통신대대에서 복무 후 전역한 군붕이는 인생 첫 동원훈련에 가게 되었다.

군붕이는 현역 시절 개씹썅똥구릉내 나는 스파이더 체계와 아마 막사에 가려서겠지만 막사 뒷편의 200m도 안 떨어진 고지에서 지통실까지 통신하려면 자리를 잘 잡아야 하던 999k에 고통받았던 것을 기억했다.
이에 더해 예비군 부대는 그보다도 더한 고대 유물, 즉 고물 p77을 쓴다던 소문에 두려워 떨던 군붕이가 훈련장에서 본 것은 흠집 하나 없는 송수신기와 얼룩 하나 없이 빳빳한 안테나가방, 붉은 색의 '성능 개선 장비임' 딱지가 붙어 있는 999k였다.

전방에는 tmmr이 보급되어서 999k가 동원부대에까지 보급되었는가보다 하고 막연히 생각하던 군붕이는 999k의 제조년월을 보고 말을 잊었다.

'2021.xx'

어쩐지 '성능 개선 장비임' 딱지가 현역 때보다 더 선연하게 붉더라니, 애초에 군붕이가 전역한 후에 제조된 장비였던 것이다.
심지어 조교는 성능개선이 두 번 되었다고 들었단다. '성능 개선 장비임' 딱지가 흐릿한 붉은색은 한 번 성능개선 된 것, 선명한 붉은색은 두 번 성능개선된 것이라나?

tmmr 최초 양산 출하 및 군 인도가 2021년 2월로 알고 있는데 그보다도 뒤에 여전히 신품 999k가 출고되고 있다는 것은 대한민국 육군 통신의 미래가 어둡다는 것일까, 아니면 아직도 남아있다는 p77을 완전히 멸절하여 999k로 대체하겠다는 국방부의 굳건한 의지일까 샘솟는 의문을 뒤로 하고 군붕이는 훈련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