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어는 할 줄 몰라서 사진으로 대체.)
소초의 변소 앞으로 베트콩 하나가 어슬렁댔다. 때마침 변소에서 볼일을 보고 있던 차병장이 이를 발견하고선 호방한 기세로 뛰어나가 베트콩의 멱살을 부여잡았다. 당황한 베트콩의 입에서 무형의 오물이 쏟아져 나왔다.
차병장은 꼬릿한 개미향의 구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베트콩에게 경위를 물었다. 차병장은 묘연한 자신감에 휩싸여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차병장의 전공은 베트남어였다. 베트콩은 별수 없다는 듯 울상이 된 채 경위를 설명했다.
베트콩의 화려한 웅변을 들은 차병장의 표정이 굳어졌다. 베트콩은 차병장의 배설음을 자신의 이름과 착각하여 변소 앞을 기웃거리고 있던 것이었다. 혹여나 동료 베트콩이 몹쓸 짓을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여-… 경위를 들은 차병장이 베트콩에게 이름을 물었다. 사선을 내려다보며 바닥의 데크를 유심히 관찰하던 베트콩은 놀라는 기색 하나 없이 자신의 이름을 읊기 시작했다.
베트콩은 고작 열여덟 살이었다. 차병장은 그제서야 베트콩의 몰골을 뜯어보기 시작했다. 베트콩은 이목구비가 지나치게 평범해 오히려 뻐기는 듯한, 제 나이보다 늙어 보이는 풍모의 소유자였다. 겉으로는 관능적인 구석을 티끌만큼도 찾아볼 수 없었지만, 이따금 활활 타오르는 장작 소리가 까만 눈 안 쪽에서부터 들려오는 듯한 느낌을 주곤 했다. 그것은 특히 베트콩이 자신의 전우에 대해 이야기할 때 쉽게 엿볼 수 있었다. 차병장은 멱살을 놓아주며 베트콩에게 말했다.
차병장의 말이 끝나자 베트콩은 자신의 전우애를 높게 사준 차병장을 조심스레 올려다 보았다. 차병장의 키가 자신보다 20cm쯤은 더 컸기에 머리에 기분 나쁜 것이 올라가진 않았을까, 정수리도 두어 번 쓸었다. 차병장은 베트콩을 대견스럽다는 듯이 쳐다보더니 말을 덧붙였다.
자신에 대한 처우에 경악한 베트콩이 같은 질문을 세 번이나 반복했다.
차병장은 미소를 띤 채 고개를 끄덕였다. 베트콩은 수 초 간 의심스런 눈초리를 보내더니 이윽고 가벼운 목례를 하고서 변소를 떠났다. 차병장은 베트콩의 시선이 머물던 데크의 이음매를 쳐다보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차병장은 허탈하게 웃더니 곧이어 변소를 떠났다. 그에게 유독 한 덩이의 이물감도 남아있지 않던 밤이었다.
글카스 해병문학이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