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씨...발..."
중국군 병사 한 명의 쇄골과 쇄골 사이에 대검을 깊숙히 찔러 넣자 중국 병사는 입에서 피를 토하며 나를 노려봤다. 한의학에서...이곳을 천돌이라고 불렀던가? 아무튼 상관 없다. 중국놈 하나 죽였으면 어디를 찌르던 그게 무슨상관인가 싶다. 총으로 그동안 중국 병사들을 수차례 쏴 왔지만 칼로 중국군을 찔러 본 건 처음이라, 대검을 타고 넘어 손에 전해지는 느낌이 너무 싫었다. 내 손에 쥐어진 시퍼런 무언가가 사람을 꿰뚫는 이 느낌은 다시 느끼고 싶지 않은 느낌이다. 장갑은 피에 젖어 원래 카키색에 가까웠으나 핏물이 손목을 타고 내려와 일부분이 거무죽죽해졌다. 또 물이 들어간 것 처럼 질퍽질퍽해졌다. 이 느낌 또한 매우 싫었다. 조만간 갈아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걸 갈아낄때까지 살아 있다면 말이다.
총을 매고 있던 중국인 병사는 팔을 잠시 버둥거리다가 금방 축 처졌다. 그와 함께 나를 노려보던 눈빛도 서서히 흐려지기 시작했다. 야생 맹수가 먹이를 물어 죽이듯 목을 공격해 한 사람의 생명을 무참히 빼앗아 버린 내 행동과, 중국군의 목에서 나는 피비린내에 잠깐 정신이 혼미해지는 듯 했으나 난 금방 정신을 차렸다. 정신을 차릴 수 밖에 없었다. 여긴 실제 전장이고, 나는 군인이니까 차리지 않는다면 이는 오로지 내 손해로 들어올 것이 뻔하기 때문이었다.
피가 흥건한 대검을 죽은 중국군 병사 팔뚝에 슥슥 닦았다. 웬지 조금은 미안한 감정도 들었지만 미안할 여유는 딱히 없었다. 아까도 말했듯이 전장이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 말이다. 방금 내가 목숨을 뺏은 이 중국인 친구를 만약 관광객 대 현지인으로 만났다면 과연 이렇게 죽였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무런 쓸모도 없는 잡념이기에 잡념은 금방 내려놓았다. 중국군을 찌르느라 잠깐 기울어진 정글모를 다시 고쳐 썼다. 옆에 서 있던 최 하사도 나와 거의 동시에 초병의 목을 대검으로 그었다. 중국군의 팔뚝에 피를 슥슥 닦아내는 것 까지 나와 비슷했다. 최 하사와는 취미도 생활방식도 별로 접점이 없다고 생각한 나였기에 전쟁통엔 사람이 저렇게 똑같아 지는가 싶어 잠깐 소름이 끼쳤다. 적 초병 제압이 완료되자 어둠 속에서 나와 같이 정글모를 쓴 대원들이 하나둘씩 등장하기 시작했다. 적군의 입장에서 본다면 굉장히 무서웠을 것이다.
임무는 간결했다. 현재 일산 신도시 내부에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 F-15K 조종사 둘을 빼 오라는 것이다. SART가 원래는 투입되어야 했으나 SART 전력 자체가 이미 전쟁 개전 이후 이리저리 끌려다니다보니 분산되고, 피해도 커서 일산까지 가기가 어렵다고 했다. 꿩 대신 닭이라고, SART가 올 상황이 안되니 우리가 들어간 것이었다. 특히 F-15K 조종사 중에 비행대대장 중령이 한명 있었는데, 이 인물이 죽건 살건 신병을 꼭 확보해 오라는 상부의 지시도 있었다. 물론 난 둘 다 이해가 갔다. 비행대대장 쯤 되는 인간이면 상당히 고급 장교인데다가, 적에게 포로로 잡혀서 이것저것 불게 되면 큰일이니까 말이다. 또, 지금 공군엔 조종사가 부족했다. 전방 비행장에서 도망갈 새도 없이 미사일 공격에 사망, 다들 전투기를 타면 탄대로 격추, 적군의 특수전에 당해 사망... 전투 임무는 평시보다 더 빡세졌는데 전투기 조종사는 오히려 더 죽어나갔다. 긴급히 민항기 조종사를 데려왔지만, 그래도 한명 한명이 아쉬운 것은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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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 일을 쓰려다가 꼬여서... 그냥 개인이 꿈으로 망상질 하는걸로 바꿔버렸음.
시간 많은 군붕이들은 이 에피소드도 한번...
그니까 주말에 집와서 쉬는데 전쟁난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