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뇌는 생각보다 한계가 좀 있음.


기본적으로 직사화기라서 유효 사거리가 길지 않고,


성능 면에서 활을 앞지르는 것도, 견인기 따위의 보조가 있을 때의 일임.


결국 사람이 힘으로 당기는 건데, 활과 큰 차이가 있기 힘들지




활과 쇠뇌의 차이는 보급에 있음. 


활은 무기이면서 동시에 생활용품이었음. 사냥을 할 때도, 놀 때도, 활은 민간에서 많이 쓰임.


그래서 전쟁 나면, 농민 징발하면서 니네 쓰던 활 가져 와라 하면 됨.


근데 쇠뇌는 전술무기임. 그래서 민간의 보유를 풀어주기 애매함.


그래서 쇠뇌대를 위한 보급품들은, 전쟁이라는 특수한 용례를 위해 따로 생산해야 하니까


규모의 경제 면에서 효율이 떨어지는 거지.




그러면 왜 쇠뇌는 전술무기냐? 이건 간단함.


전근대시대 원거리 투사 무기는 저격무기가 아니라 탄막무기임.


대규모 궁사대가 약속된 거리로 일제히 화살비를 퍼붓는 거임.


여기에 걸리면, 어지간한 보병대 기병대들은 뼈도 못 추림.


근데 이런 제병전술에서는, 더 강한 파괴력, 더 먼 사거리가 중요한 게 아님.


일정한 사거리와 일정한 파괴력이 중요하지. 그래야 예상치에 맞춰 전술을 짜니까.


이 부분에서 활과 쇠뇌의 결정적인 차이가 발생함.


쇠뇌는 장력의 규격화가 쉬움, 합성궁에 비해 비교적 부재가 단순하니까.


그리고 방아쇠 방식의 발사방식이라, 발사 타이밍 잡기가 편함.


활의 경우, 시위를 매긴 다음 힘으로 버텨야 하는데, 이게 진짜 힘듦.


근데 쇠뇌는 걸어 놓으면 별 힘 들이지 않고도 대기가 가능하니까.


지휘관이 원할 때 원하는 만큼의 화력을 즉각 쓸 수 있음.


그래서 쇠뇌가 활과 달리, 전략무기로 취급받는 거임.


칼은 호신용으로 풀어도 창은 민간이 보유할 수 없었던 것과 같음.




쇠뇌대가 활발히 운용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생산력, 안정적인 인력수급, 그리고 국가 차원의 꾸준한 군대 운용이 필요함.


초한지, 삼국지처럼 내전이 꾸준히 벌어지고 있든가, 고-백-신 삼국이 쟁패하고 있든가, 아니면 적극적으로 정복전쟁을 감행하고 있든가.


그렇지 않으면, 쇠뇌대는 국가 주도의 막대한 예산 지출을 야기하는 돈 먹는 하마가 됨.


이래서 한반도와 초원지역의 문명은,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잘 쓰고 있는 활을 자원 삼아, 


전시에 징발되는 징집병을 통해 자연스럽게 궁사대를 구성하는 방향으로 바뀐 거라고 봄.


그게 효과적이긴 하니까.




반박 시 니 말이 맞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