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서)


대충 눈 붙이려고 내 침대에 드러눕고 나니까 아까 다친 손가락에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음


왜 원래 차에 치여도 바로 통증 못 느끼고 좀 긴장 풀려야 아픈줄 안대자나. 딱 그런 격이더라..


정말 다행히도 어디 부러진 건 아닌거같아서 그냥 참고 잠을 청함.  워낙 피곤하다보니..



참고로 내 직별은 부이에 매달려 있을 때는 4직제로 갔다. 어차피 부이에 매달려있으니까 전탐병들도 각각 한직수씩 채우니..


4명이 각각 2시간씩. 상황 있으면 다 올라오는거고 뭐. 첫직이 전탐사였고 둘째 순번이 나로 정해진 상황이었음. 



다행히 내가 잘 수 있는 2시간 동안엔 별 일 없었고. 당직교대하고 조타실로 올라옴


배가 좀 많이 흔들리긴 했지만 당장 문제는 없어보였다. 그래서 늘상 하듯 레이더 보면서 다른 당직자들과 수다 떨었지



물론 그냥 수다만 떤 건 아니고. 레이더보면서 혹시 뭐 접근하는 표적이 없나도 확인하고. 


겸사겸사 한번씩 큰 스케일로 전환해서 적세력 같은거도 있나 쓱 봐주고..


견시보고 잠깐 함수가서 홋줄 장력 좀 보라고 하고...  뭐 이것저것하는거지



근데 당직 서는 내내 날씨가 점점 더 궂어지는 것 같더라고


기상보고 나가는거보니까 파고 점점 높아지고. 



당직교대할 때쯤됨녀 외해에는 파고가 2.5m~3m 정도 보고가 나갔던거같음


이쯤되면 피항 보내준대도 가다가 뒤질 각ㅋ...


그나마 부이가 있는 쪽은 2미터 안쪽이었기 때문에 버틸만은 했음. 여기도 더 흔들리면 부이도 뽑힐 수 있으므로 배 떼야대;



아 제발 기상 좀 좋아져라 속으로 빌면서 선임 전탐병 깨우고 당직교대함. 


그리고 잠깐 눈붙였는데 깨우더라 ㅋ 너무 흔들려서 배 떼야겠단다.



안그래도 조타실 올라가는데 존나 흔들리더라 ㅎ 토도 존나 쏠리고 ㅋ


대충 외해는 4미터 찍었고 여기도 근 3미터 가까이 되는 것 같았음.




일단 홋줄 떼서 부이에서 떨어졌음. 


기지는 못돌아가고. 부이도 못매달리고. 항해도 불가능하고. 뭘 했을거같아?



파도 가능한 덜 흔들리는 면으로 맞으면서 표류하기로 했음 ㅎ 너무 육지로 가까이간다싶으면 엔진 좀 써서 움직이고..



씨발 2.5m도 뒤질거같은데 그 이상되니까 버틸 수가 없더라 ㅎ


진짜 30명 정 총원 중 29명이 뒤질라고 함. CPO고 장교고 병이고 뭐고 시발 이정도로 치면 답 없어


약? 씨발 30명 다 먹을 약도 없거니와 먼저 먹은 나도 뒤질각이었는데 ㅋㅋㅋㅋㅋㅋ



딱 한명 내 직별선임만 멀쩡하더라. 체질상 멀미를 안해


다들 뒤질라고 하는데 혼자 함미식당가서 잘 쳐먹고 잘 쉬더라 시발 존나 부러워...





이 미친 표류를 날 밝고도 계속했다.


이쯤되니 해탈의 경지에 도달했다. 멀미로 뒤질거같은데 도망칠 데는 없고 레이더는 계속 해야하고


뭐라도 먹어야하긴 하는데 도저히 목구멍에 뭘 넘길 자신이 없고. 시발 하필 물도 다 떨어져서 목말라 뒤질거같고..


당직교대하면 뭐하냐? 시발 누워도 너무 심하게 흔들려서 버틸수가없는데



대충 20시간 정도 그 지랄하다가 파고 좀 잦아들고 간신히 연빠로 복귀할 수 있었음


다들 진짜 녹초가 되서 그대로 뻗어잤다...



그리고 다음날 날 완전히 풀려서 다시 조업허가 나더라 ㅎ


근데 우리 빼곤 다 먼저 피항보내놓은 상태라 배가 우리밖에 없더라 ㅎ



어쩌겠냐 바로 어로보호지원차 나갔지 씨발것 ㅎ


씨발!!!!!! 좀 쉬게 좀 해줘라! 챔수리 대원들 다 뒤지긋다!!!




p.s.


내부 프레임 틀어진 곳은.. 당장 출동 캔슬칠 만큼의 고장은 아니라 그냥 그대로 출동 계속 뛰었다.


약 2주 뒤 입항하고 나서야........ 수리 들어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