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한 가지 생각해보는 것이 하나 있음


"국민 없는 국가는 존재할 수 있는가? 설령 존재할 수 있다 치더라도 그 국가에 과연 존재의의는 있는가?"




생명체의 진화 방향이 각 개체의 행복을 고려치 않고 종족 단위의 생존과 번식의 최적화에 집중하듯, 국가 역시 마찬가지로 국민 개개인의 행복을 고려치 않고 국가 단위의 생존 그리고 타국에 대한 승리에 집중하게 되며 여기에 초점을 맞춘 철학사상이 고대 중국의 법가 사상이라 할 수 있음


이런 상황에서 기술적 특이점의 도래에 의한 자동화와 무인화의 물결은, 국가 없는 국민은 존재할 수 있어도 국민 없는 국가는 존재할 수 없다는 국가의 대전제를 무너뜨리는 요소가 됨


이제는 반대로 국민 없는 국가는 존재할 수 있어도 국가 없는 국민은 존재할 수 없게 되고, 그에 따라 국가는 얼마든지 국민을 버릴 수 있게 되는 것임. 국민이 존재하지 않는 무인국가의 실현도 가능해짐


경제와 산업이 인간 없이 AI와 로봇에 의해 자동화되고 무인화되는 시점에서, 정부의 입법 사법 행정까지 모두 인간 관료와 인간 정치가 없이 AI와 로봇에 의해 자동화되고 무인화된다면, 이런 국가에서는 국민 역시 없어도 되기 때문임




이는 기술적 특이점이 도래하지 않은 시점에서도 이미 중국의 경제성장을 통해 증명된 것인데, 진시황 이래 법가 사상의 전통에 따라 중국은 국민 개개인의 행복과 인권에 대해 그다지 고려하지 않고 오직 국가의 생존과 승리만을 바라보기에 국민 개개인의 임금 및 생활수준이나 자유와 인권을 희생시켜서 자국 제조업의 가격경쟁력을 유지시킨다는 악마적 발상을 실현할 수 있었음


그에 따라 중국은 본래 다른 선진국들이 경제성장 과정에서 거쳤던 탈제조업 과정을 국가가 강제로 중단시켜서 제조업 역량을 유지시킬 수 있었고, 이를 통해 확보된 중국 제조업의 가격경쟁력은 고스란히 중국의 국가경쟁력으로 이어졌음


물론 이로 인해 정체된 임금과 악화된 노동권은 중국 사회에 많은 부작용을 일으켜 사회혼란의 원인이 되었지만 중국은 이를 개의치 않아 함 왜냐하면 법가 사상에서는 국가가 생존과 승리를 하기 위해서는 타국보다 더 많은 물자와 인력을 제조업을 통해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국가의 국력은 이윤이 아니라 물자와 인력의 효율적 동원을 통하여 타국을 패배시키는 데에 있다고 강조하기 때문임... 따라서 물자생산의 기반인 제조업을 유지하기 위해 탈제조업 과정을 국가가 강제로 중단시킨 것이고, 국가가 인위적으로 노동자의 권리를 약화시킨 것임


이는 고대 중국의 법가적 통치술과 서양으로부터 배운 근대적 과학기술의 융합에 의해 총력전을 위한 경제구조 및 산업구조를 형성하였다 말할 수 있고, 고대 중국이 그러하였듯 개개인의 삶은 생각하지 않고 오직 국가의 생존과 승리만을 바라보는 나라를 만들어낸 것임




하지만 생각해 보자


저렇게 궁극적으로 국가의 생존과 승리만을 생각하고 국민 개개인은 안중에도 없는 국가에 과연 존재의의는 있는가?


이의 연장선에서, 기술적 특이점으로 인해 실현 가능성이 열린 국민 없는 국가, 국민이 존재하지 않는 무인국가는 과연 존재의의가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