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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교동에 와서 어느 장로님 집에 저녁식사에 초대되어 갔다.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진수성찬을 차려놓았는데, 어디를 가든지 제일 먼저 젓가락이 가는 것은 역시 김치다. 김치를 입에 넣고 어금니로 씹는 순간, 엄청난 노린내가 입안 전체에 느껴졌다. 다른 반찬도 아니고, 김치에서 이해할 수 없는 냄새가 감지된 것이다.
더 이상 씹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점잖은 체면에 상에 뱉을 수도 없고, 잠시 머뭇거리다가 그냥 삼키고 말았다. 사람들이 내 일그러진 얼굴표정을 보더니 웃으면서 하는 말이 “목사님, 고수김치 처음 맛보시지요. 교동사람 되려면 고수부터 먹을 수 있어야지요.”
사람들이 내가 고수를 먹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그때부터는 가급적 고수가 든 김치나 음식을 내놓지 않는다. 그러나 내가 교동에서 살면서 매번 고수를 피해 갈 수만은 없지 않은가? 내가 고수를 극복하는 수밖에 없었다. 조금씩 고수의 독특한 맛에 적응이 되어 갔다. 처음 느꼈던 거북함도 많이 사라졌다.
고수가 강화나 교동 사람들뿐만 아니라, 황해도에서도 즐겨먹는 채소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고수에 돼지고기를 싸먹기도 하고, 김치를 할 때는 반드시 고수를 넣는다. 고수가 들어간 김치는 숙성과정을 거치면서 처음 고수의 독특한 향은 덜 한 대신, 김치가 구수하고 시원한 맛을 낸다. 일종의 향신료 같은 역할을 한다. 일테면 국밥을 먹을 때 후추를 치거나, 추어탕에 산초가루를 넣어 먹는 것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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