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중령이 되고 싶었다.
중령부터 지휘봉을 제대로 휘두를 수 있기 때문이다.
소령부터 가능하지만 눈치 보여서 어렵다.
박달나무 지휘봉에 용이 휘감아 오르는 조각을 한다.
매일 연병장에 휘하 대대 장병들을 집합시켜서
높은 사열대 위에 서서 지휘봉을 휘두르며
훈시하고 싶다. 호령하고 싶다.
귀에서 피가날 때 까지, 고막이 터질 때 까지.
내가 원하는 부대의 모습을 부대원들에게 요구한다.
처음에는 그저 꼰대로 치부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루, 이틀, 일주일, 한달, 일년내내 이어지는
훈시내용은 자신도 모르게 뇌에 아로새겨진다.
이윽고 내가 원하는 부대원으로 인간개조된다.
경례구호는 아주 독특하다.
먼저 경례하는 하급자가 "전투" 라고 경례하면
나중에 경례하는 상급자가 "공격대" 라고 경례한다.
모든 경례구호는 0.3초 이내로 짧고 크게 말한다.
나는 일과시간이 끝나도 부대에 남아있는다.
부대원들의 내무반에 들려서 내무생활을 관찰한다.
취침할 때 까지 머물며 내무생활의 부조리를 잡아낸다.
가끔은 내무반에서 그냥 자기도 한다.
나는 사격을 아주 중요시한다.
사격을 잘하는 병사들에게는 대우를 해준다.
사격을 못하는 병사들에게는 교육을 가한다.
병사들의 급식에도 관심이 많다.
병사들은 잘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회식비 삥당 절대 안친다. 오히려 사비를 들여서라도
고기회식을 주기적으로 시켜준다.
병사들이 휴가가고 싶지 않은 병영...
외박, 외출도 필요없는 그런 병영.......
그런 대대의 중령이 되고 싶다.
요컨데 나는....
나는.........
중령이 되어야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