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asia.nikkei.com/Editor-s-Picks/Interview/EU-should-work-with-Taiwan-on-defense-supply-chain-says-key-Czech-senator
EU는 대만과 함께 방위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체코의 핵심 상원의원이 밝힘
파벨 피셰르, 우크라이나 교훈 언급하며 라이 총통의 ‘비(非)레드’ 네트워크 구상을 지지
타이베이 -- 체코 상원 외교·방위·안보위원회 위원장인 파벨 피셰르(Pavel Fischer)는 니케이 아시아(Nikkei Asia)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이 방위 공급망을 강화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만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며, 회원국들이 중국으로부터 대만에 대한 관여 방식을 지시받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체코의 유력 상원의원이자 전 대사인 피셰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통해 “우리는 안전한 세계에 살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제적으로 공인된 국경과 규범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에 의해 무시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혼자가 아니”라며 “중국이 개전 초기부터 금융 지원 및 ‘이중 용도 기술’을 제공하며 대거 공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전쟁 종료”를 위해 모스크바와의 재협상을 시도하고, 때때로 지원을 유보하는 등 키이우를 압박해왔는데, 이는 유럽에 자주적인 방위 태세를 갖춰야 한다는 새로운 긴박감을 불러일으켰다. 이달 초에는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최대 8,000억 유로(약 8720억 달러) 규모의 ‘유럽 재무장(Rearm Europe)’ 계획을 제안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사안을 다루고, 대만에도 자체 국방비 지출을 늘리라고 반복적으로 요구하는 과정에서, 중국이 대만을 무력 침공할 경우 미국이 개입할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 최근 중국이 대만 주변에서 군사훈련을 재차 실시하면서 이러한 위협은 다시 한번 부각되었다.
피셰르는 “유럽연합은 현실 인식의 충격을 받았다”며 “우리가 바랐던 세계와는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다. 우리는 값싼 러시아 에너지와 중국과의 매우 유리한 무역 관계, 그리고 미국이 제공한 방어막에 의존해 번영을 누렸는데, 이제 그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얻은 교훈은 더 많은 일을, 더 잘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안보·방위·산업 분야에서 대만과 더욱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셰르는 EU와 대만 간 투자 협정 체결을 제안하며 “빠를수록 좋다”고 덧붙였다.
피셰르는 “대만과의 협력 잠재력을 제대로 봐야 한다”며, 드론 분야를 구체적인 예로 들었다. 대만은 반도체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어 드론 협력의 “확실한 선택지”라는 것이다.
그는 “우크라이나 측 인사들과 대화했을 때, 그들이 ‘우리가 필요한 것은 중국 부품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PRC-free’) 드론 공급망이다’라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중국이 우크라이나로의 드론 및 부품 수출을 제한하면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맞서 싸우는 최전선 역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보도도 있다.
피셰르의 발언은 최근 대만의 안보에 있어 드론이 중요하다고 밝히며, 대만 정부가 글로벌 드론 시장을 장악한 중국에 흔들리지 않을,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과의 공급망을 구축하겠다고 니케이 아시아에 밝힌 임차이롱(林佳龍) 대만 외교부 장관의 언급과 맥을 같이한다.
유럽과의 드론 협력은 우크라이나가 전쟁터에서 드론을 활용해 러시아의 침공을 억지하는 경험을 쌓은 점을 대만이 참고할 수 있어, 대만에도 특히 유익할 것으로 보인다.
피셰르는 2003년부터 2010년까지 프랑스 주재 체코 대사를 지냈으며, 이후 두 번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고, 2018년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외교·방위·안보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최근 몇 년간 대만과의 교류에 적극적 모습을 보이면서 중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섬 민주주의인 대만을 지원해온 체코의 행보에 있어 영향력 있는 인물이다.
지난해 체코 상원은 세계보건총회(WHA)를 비롯한 국제기구에서 대만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지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피셰르는 글로벌 정세를 고려할 때, 지금이 대만과 협력을 강화할 적기라고 밝혔다. “많은 유럽 국가들이 중국 수입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위험을 자각했고, ‘유해하지 않은(non-toxic)’ 물건을 사야 한다는 필요성도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이야말로 유럽이 이 기회를 잡아야 할 순간”이라고 말했다.
또한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회사인 TSMC(대만반도체제조)가 독일 드레스덴에 투자하기로 한 것은 폴란드·독일·체코를 아우르는 시너지 창출에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인터뷰는 대만 정부가 지원하는 연례 국제 콘퍼런스인 위산포럼(Yushan Forum) 참석 중 진행됐다. 올해 포럼에는 태국 총선에서 야당을 승리로 이끌었으나 정권 구성에는 실패한 인물인 피타 림짜른랏 등 국제 정치인과 고위 관료, 싱크탱크 관계자 및 연구자들이 다수 참석했다.
포럼에서 대만의 라이칭더(賴清德) 총통은 “독재주의 확대라는 위협과 도전에 함께 대응하기 위해, 민주주의 동반자들과 함께 비(非)레드 공급망과 디지털 연대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라이 총통은 국내에서 야당의 예산삭감과 동결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보안·방위 개혁의 향방에 의문을 제기하며, 대만 내부는 물론 미국의 댄 설리번 상원의원 역시 “방위 예산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야당인 국민당(KMT)을 강하게 비판했다.
피셰르는 정치적 입장을 떠나, 대만의 정치인들이 국방비 증액과 안보 강화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어느 나라든, 안보와 방위와 관련하여 단일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큰 이점이 된다”고 말했다.
대만과 중국 사이에서 외교적 균형을 맞추는 문제와 관련해, 피셰르는 체코가 자체적으로 외교 정책을 정할 권한이 있다고 못박았다.
중국 공산당은 대만을 자국 영토로 간주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제하며, 이를 다른 국가들이 받아들여야 긍정적인 외교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셰르는 프라하는 명확한 “레드 라인”을 그어야 한다며, 그 핵심은 “우리가 주권을 가진 범위 안에서 ‘뜻이 맞는’(like-minded) 곳과 교류하는 것”이며, “대만은 우리와 뜻이 맞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것은 체코 주재 중국 대사(펑비아오, 馮飆)가 나에게 지시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피셰르는 일부 EU 회원국들이 새로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에 대응하려고 중국 쪽에 더 기울어지려 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러시아와 중국은 어떤 수단을 써서든 우리를 분열시키려 애쓴다”며, 여론을 조작하고 불신을 퍼뜨리며 NATO와 EU의 협력 의지를 약화시키기 위해 분열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모두 해외에서 기획된 심리전, 조작된 정보의 물결에 노출돼 있다”며, “우리가 위험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빨리 깨달을수록 우리의 미래에도 더 이롭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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