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맨 목사는 실명을 쓰지 않는다. 얼굴도 숨긴다. 신변보호 차원이기도 하지만, 애초에 주목받는 게 싫다고 했다. 지난 30년간 철저히 음지(陰地)에서 익명으로 활동하며 4500명의 탈북민을 구출했다. 그중에는 핵개발 관련 고위직, 인민군 고급 장교, 국가안전보위부·인민보안부 고위 관료와 다수의 국군포로도 포함돼 있다. 이 과정에서 8번 체포되고, 감옥도 3번이나 다녀왔다. 오른발에는 총상(銃傷)도 남아 있다. 인신매매에 처한 북한 여성을 구하기 위해 마피아와 몸값 협상을 하다 그렇게 됐다고 한다. 그는 그렇게 구출한 탈북민을 안전가옥으로 인도한다. 이지성 작가는 2018년부터 이런 목사를 돕고 있다. 수퍼맨 목사의 말이다.


 “방금 만난 탈북민들 겉모습은 우리와 똑같아 보이잖아요. 그 속은 문드러져 있을 겁니다. 탈북민 대부분이 여성인데, 중국에 정착했던 탈북 여성들은 극소수를 제외하곤 모두 팔려갔다가 오는 겁니다. 어린아이가 70세 남편과 살기도 하죠. 다섯 번 팔려갔다가, 여섯 번째 겨우 도망쳐 나온 아이도 있었어요. 만나는 남편마다 아이를 낳아서 누가 누구 애인지도 모르고, 그 충격에 실어증에 걸린 채 왔더군요.

 

  팔려간 시기를 보면 13세, 15세도 허다해요. 그때를 떠올리면 아이들이 막 경기를 일으키며 웁니다. 괴성을 지르며 데굴데굴 굴러요. 내가 팔려온 몸이라 생각해 보세요. 사는 게 사는 거겠습니까. 어떤 아이는 도망쳐 나왔다가 에이즈에 걸린 사실을 알고 선양(瀋陽)에서 목숨을 끊기도 했어요. 남편에게 맞아 죽는 것도 여러 번 봤습니다. 시신을 1년 동안 냉장고에 방치한 경우도 있었고요.”


북한 여성들은 돈을 벌기 위해 중국행을 택했다가 영문도 모른 채 물건처럼 거래된다. 유형은 여러 가지다. 우선 무작정 혼자 중국 땅을 밟은 경우다. 국경지에 발 디디자마자 이들은 민가(民家)에 들어가 도움을 청하는데, 그 지역 집들은 모두 중국 인신매매 조직과 연결이 돼 있다. 민가에서부터 범해지고, 인신매매 조직원에게 돌아가며 겁탈당한 뒤 중국 농가나 성매매 업소로 팔려나간다. 북한에서 브로커의 인솔을 받고 중국에 온 경우도 마찬가지다. 탈북 여성이 중국 국경에 다다르면 브로커들에게 인신매매 조직이 접근해 온다. 브로커와의 협상 끝에 조직은 탈북 여성들을 ‘취업시켜 주겠다’고 속이고 팔아버린다. 이미 중국에 나와 있는 탈북민 브로커가 취업 알선을 명목으로 인신매매에 가담하기도 한다. 수퍼맨 목사는 “브로커를 잘못 만나면 이밖에도 미얀마 반군(叛軍)에게 끌려가기도, 동남아 국가로 팔려가기도 한다”고 했다.

 

  “서글픈 게, 북한에서는 이제 중국 농가에 팔려가는 건 시집가는 것처럼 예삿일로 여기기도 한다는 겁니다. 너무 가난하니까 돈 좀 있는 곳으로 시집간다고, 엄마, 거기 가서 연락할게요, 하는 애들이 굉장히 많아요. 이게 지금 시대에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탈북민은 현행법상 대한민국 국민임에도, 우리나라 위정자들은 이런 탈북민의 인권 유린을 묵과하고 중국 눈치만 보고 있죠. 역사는 이런 대한민국을 과연 어떻게 기록할까요.”

 

지난해 중국 난닝(南宁)에서만 무려 212명이 강제 북송됐다고 한다. 차 안에서 수퍼맨 목사가 한 얘기가 떠올랐다.

 

  “북송 위기에 처한 현장을 보면요, 처참하기 그지없습니다. 잡히자마자 혈관을 물어뜯는 아이에서부터, 북송되느니 먼저 죽겠다며 전력을 다해 벽에다 머리를 박기도 하고요. 어떤 애들은 바짓단에 매달려 살려달라고 막 울부짖습니다. 동남아에서 체포된 탈북민 15명을 중국으로 보내버려서, 어렵게 다시 데려왔더니, 또 보내버리기도 했어요. 애들이 가기 싫어서 막 졸도를 하는데도요. 결국 미국 소재 국제인권단체를 통해 정부에 압력을 넣는 방식으로 그들을 다시 빼내올 수 있었어요.

 

  중국 정부의 탈북민 강제 북송은 엄연한 국제법 위반입니다. 중국은 난민 지위 협약과 고문 방지 협약에 가입했으면서도 이들을 북송해 왔어요. 이 같은 야만적 행태에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