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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종의 서양에 대한 방어기제임. 이건 비단 사쓰마 번뿐만 아니라 근대 일본 자체가 해당됨.

우선 이하 서술할 내용으로 내가 일본의 침략을 옹호할 생각은 없음을 미리 밝힘. 이 새끼들 마인드셋이 이랬다는 것임.

당시에는 '문명의 형제' 만이 주권이라는 사치를 누리던 시대였음. 문명국만이 국가(state) 취급이고 비문명국은 영역(territory) 으로 간주됨. 주권이 인정받지 못함.

그리고 그 문명국이라 함은 비문명국을 '교화'할 수 있고, 서양인들이 본국에서와 같은 활동을 그 나라에서도 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으로 보장된 국가임을 인정받아야 했음.

그게 인정받지 못하고 비문명국으로 간주된다? 당시 국제논리로는 문명국이 군대를 배치할 수 있다고 여겨졌고 그거에 아무도 별 토를 달지 않았던 정신나간 시대임.

이건 실제로 8개국 열강이 1901년에 중국에 쳐들어가고, 일본이 1904년 러일전을 선포하며 대한제국에 군대를 진주할 때 쓴 논리이기도 함.

아시아 국가였던 일본도 당연히 처음에는 비문명국 취급이었음. 그러니 문명의 형제로 인정받기 위해 별짓을 다한거임. 안 그러면 서양 군대가 쳐들어올것 같으니까. 특히 러시아.

그러니 일본이 서구문물의 우수함을 조선과 청보다 더 잘 느꼈기에 근대화로 나아갔다는 건 단편적인 해석임.

실제로는 서구에 위협을 느꼈기에 서구를 배운 것임. 1880년대부터 조선이랑 청을 두고 우린 그런 친구 몰라용 시전한 것도 비문명국 취급받기 싫어서였고.

대한제국의 주권을 침탈한 것, 주권선과 이익선 타령 역시 마찬가지였음. 그리고 이 서구에 대한 두려움의 종착역은 태평양전쟁 당시의 대동아 공영권이었음.

이제는 나랑 서양이랑 동등하다고 생각하는데 쟤네가 계속 내 주권을 침탈하는 것 같다고 (적어도 지들은) 생각하니까 아시아 내꺼 시전한거임. 일단 단순화하자면 그러함.

이렇듯 근대 일본사의 키워드인 양이-개화-탈아-동아 이 넷은 얼핏 보면 정체성 혼란 그 자체인데, 서양의 침략에 대한 공포라는 키워드를 놓고 보면 하나로 이어지게 됨.

일본이 이걸 완전히 극복한 건 미국의 세력에 확실하게 속하고 국력이 피크를 찍은 1980년대 가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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