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심지어 우월성을 과시하기 위해 히로시마에 투하한 수준의 원자탄을 달에서 폭발시키는 방안도 검토했다. 핵폭발로 일어나는 먼지는 지구에서도 많은 지역에서 볼 수 있을 것이었다. 1958년 5월부터 1959년 1월까지 10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팀이 관련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진에는 청년 천문학자 칼 세이건도 있었다. 세이건은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의 공군 특별무기개발센터에서 일했다. 그러나 결국 연구진은 "달의 때 묻지 않은 환경을 파괴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당국을 설득했다.
1950년대 말 공군은 더 어마어마한 계획을 추진했다. 58년 2월 하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도널드 퍼트 중장은 달에 미사일기지 건립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공개했다. 퍼트는 "탄두는 달 지하에 조성한 갱도에서 발사할 수 있다"며 "지구에서 움직일 수밖에 없는 나라들에 비하면 절대 우위의 보복 타격력을 갖추게 된다"고 설명했다. 적이 지상공격에 앞서 달 기지를 먼저 제거하려면 "미국 본토 공격 하루 이틀 전에 달 기지에 대한 대규모 핵공격을 가해야" 하는데, 이는 지상공격이 임박했다는 신호가 된다는 얘기도 했다. 이어 공군 소속 차관보 리처드 호너는 달 기지가 지구상의 핵 전력이 대등한 상황을 깸으로써 미국의 선제공격 능력을 높여줄 것이라고 증언했다. 퍼트는 소련이 자체 달 기지를 건설해서 미국의 우위를 잠식하면 미국은 더 먼 행성에 기지를 세워서 소련과 소련의 달 기지에 보복 공격을 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구상들에 대해 중립적인 언론인 I.F. 스톤은 '라틴어로 달을 luna(루나)라고 하는데, 우주전담당 부서 명칭을 Department of Lunacy(정신착란)라고 하면 어떠냐'며 비꼬았다.
출처: 아무도 말하지 않은 미국 현대사 1, 올리버 스톤 외 1명 저, 이광일 옮김, 들녘, 2015년, 459~460쪽
미국이랑 소련이 냉전시대 진짜 전쟁 안한게 아쉬운 이유. 이렇게 흥미진진한 이야기 거리가 만약 미소전쟁 났으면 훨씬 많이 나왔을지도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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