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가 시작되고나서 하루 내내 전투가 벌어지고, 날이 밝고서도 한나절 동안 전투가 이어진 시점에서 내 소대는 전투의 혼란속에 뿔뿔이 흩어진 상태였음.
사실 소대를 넘어서 대대, 연대, 전선 전체가 그런 상태였음, 내 소대가 첫날밤 정찰 진지를 형성하고 적 침투조, 첨병들과 교전하는 동안 우리 대대는 침투에 성공한 특작조의 화력 유도로 대대 지휘소를 타격당해서 02시 이후로 무전도 끊긴 상태였음.
새벽에 먹통이 된 대대망은 포기하고 연대망을 통해서 화력지원 요청해봤는데 이미 적이 전초선을 돌파해서 전투중인 전선 중대를 지원중이라서 안된다고 마지막 무전을 받음.
다음날 새벽 날이 밝고 무전이 끊겨서 명령도 받을 수 없고 누적된 피해에 내가 정찰진지 포기를 결심하고 기계획 집결지로 이동해서 본대에 합류한게 정오쯤이였음.
그때 전투가 잠시 잦아들자 대대는 부대 재편성을 시도해서 4개 중대 병력이 섞인 감편 중대가 2개 만들어졌고, 그 중 한개 중대를 본부중대장이 절반, 내가 절반해서 장교 1, 부사관 3명, 병 45여명해서 50명 정도 지휘하게 됨.
중대는 적에게 점령당한 야트막한 산꼭대기 방어 거점 콘크리트 건물(갱도 진지였나)를 탈환하라고 명령 받았음.
당연히 꼭대기까지 도로따라서 올라가면 집중 포화를 받는다는건 상식이니 능선 사이사이 소로길로 올라감.
하지만 당연히(?) KCTC 훈련장 지형을 숙지하고 있을뿐더러 전술적으로 숙련된 대항군은 그걸 예상함.
소로길을 따라 도착한 위치에 장갑차 1대랑 기관총 거치된 소형 전술차량 1대 + 1개 분대 정도가 대기 중이였음.
슥 올라오자마자 갑작스럽게 조우한거임.
다만, 저쪽도 좀 방심중이였는지 서너명 정도는 차량 외부에 나와있었고 승무원 머리도 해치밖으로 나와있었음.
장교인 내가 선두에 서서 올라가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가장 먼저 그 사실을 인지함.
여기서 내가 개쌉찐빠를 일으킴.
"장갑차 상대로는 알보병 소총, 유탄발사기로는 유효한 타격을 입히기 어렵다"를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알 수 있기 때문에 상식적으로 즉시 소산하고 둘러싸고 유탄발사기든 수류탄이든 최소한 이빨이 들어가는 공격을 가했어야 하는데
(눈치채지 못하고 조우한 시점에서 이미 늦었을지도 모르지만)
이틀 정도 잠을 못잔 상태에 굶고서 산타고 올라와서 힘들어서 뇌정지가 와버림.
너무 당황해서 일단 눈앞에 보이는 승무원들부터 죽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버려서 (내 총으로 30발 연발을 갈기면서) "쏴! 씨발 쏴!! 쏘라고! 쏴!!" 발악하면서 명령함.
병사들이 뭘 알겠음. 쏘라니까 쏘는거지.
그렇게 몇십초 정도 지나고 실수를 깨달은 나도 그렇고 부사관들이 소산을 시도했지만 은엄폐할 곳도 마땅치 않았고 소로길로 올라오고 있어서 뭉쳐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그래서 승무원이랑 외부에 나와있던 대항군 몇명 죽이고 장갑차의 반격, 중기관총 사격에 반개 중대가 녹아서 없어짐.
그 외엔 사소하게 첫날밤에 -5도~5도 왔다갔다 하는데 눈비 속에서 폭삭 젖은 상태에서 전투하느랴 저체온증에 걸려봤다거나
(그냥 너무 춥고 힘들다 이런 느낌이 아니라 이렇게 추우면 죽어버리는게 아닌가? 싶고 진짜로 죽을것 같고 진짜로 죽어서 뉴스 나올까봐 개씹사고 발생이라고까지 생각함)
썰 부분에서 중기관총 맞고 전사하고 영현백 들어가서 30분 정도 불경 들으면서 누워있게 하는데 2.5일 밤샌 상태에서 5초 눈감았다 떴다고 생각했는데 30분이 지나있었다던가
부활하고 재투입해서 바위 뒤에서 엄폐하고 지휘하는데 저격 당해서 헤드샷으로 즉사 판정 받았다던가
대항군이 영현수집소를 타격해서 부활하려면 외부 증원을 받아야 한다는 설정으로 과훈안 바깥까지 다녀와야한다고 해서 2시간 반동안 10키로 넘게 걸어서 다녀오고 부활했다던가
마지막 날쯤엔 부활도 금지돼서 중대 규모로 줄어들은 대대에서 중위(진)인데 대대 서열 3위가 되어있었다던가
최후 방어 명령으로 방어선 언덕에서 진지도 구축 못하고 박격포도 없고 기관총도 한두정밖에 안남은 상태에서 잔탄 다 털어서 인당 40발씩 분배하고 경계하는데
공격준비사격 포격 떨어져서 파편이 척추를 절단해서 즉사했다는 판정을 받았다던가...
사후 강평 참가했는데 진짜 전갈부대가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 연대를 가지고 놀았다는걸 알아서 불쾌할 정도로 허탈했다던가...
어떤 개씹좆새끼가 군장 모아놓은데서 내 돌격배낭에서 허쉬 초콜릿이랑 에너지 음료 빼서 훔쳐먹었다는걸 알고 시뻘개질 정도로 화났다던가...
(그 와중에 선은 지켜서 지갑이랑 휴대폰은 안건드림)
지금은 전역해서 예비군 부동대장이라서 더 이상 할일도 없긴한데, 아무튼 배울점도 많고 유익한 훈련이였던것 같음.
살면서 3일 가깝게 굶어볼 기회가 현대 문명사회에서 얼마나 있겠음.
"사흘 굶어서 남의 담 안 넘는 놈 없다"라는 속담은 진짜임.
나도 느꼈지만 진짜니까 뻔히 계급장 붙여놓은 장교 군장인데 털어서 허쉬 초콜릿이랑 몬스터 훔쳐가지...
포병은 신이며, 분대화력은 중요하다 라는 전훈 ㄷㄷ
허쉬 ㅋㅋ
이왕이면 긴빠이라는 멋진 말 좀 쓰십시오 ㅋㅋㅋㅋㅋ
밥은 매우 중대사항이다 - dc App
허쉬 긴빠이 ㅋㅋㅋㅋ - dc App
12월 연천에서 KCTC했을 때, 진짜 아무리 참호에 손난로 깔고 지랄해도 추워 뒤질 것 같아서 제발 누구라도 좋으니 빨리 죽여달라고 빌었는데 ㅋㅋㅋ 정상적인 사고가 불가능함
거기서 적 조우하면 걍 이상적인 사고가 불가능함 7월에 가서 낮에는 쪄 죽을거 같고, 밤에는 얼어 죽을거 같다가 적을 딱 만났더니 뇌가 그냥 아드레날린에 절여저서 돌밭에 팔다리 다 까지면서도 걍 총만 갈기게됨
당시엔 진짜 죽을 맛이었겠네...썰 풀어줘서 감사함
7월에 했는데 낮에는 쪄죽고 밤에는 얼어뒤지겠고 적만나니 개머리판으로 후리고싶더라 - dc App
핸드폰이랑 지갑은 먹을 수 없는 거니까 안 가져간거임.
역시 먹는게 중요하구만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