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은 97년 3월 군번이었는데 그때 슬슬 휘청거리는 기미가 보였지만 아무도 그게 외환위기가 시작되는줄 몰랐다고 함

그땐 군대에 국군방송도 없고 유선방송은 더더욱 없을때라 티비시청은 보통 kbs1 뉴스를 봤는데 뉴스 끝났다 하면 선후임들 막론하고 공중전화로 뛰쳐나갔다고함
뉴스 나오는 소식에 가족안부물으려고

근데 아무리 전화해도 전화 안받는 병사가 종종 나왔는데 걔들이 휴가나가면 으레 집이 남한테 넘어가고 식구들은 야반도주했거나 휴가 내내 부모님 찾다가 겨우겨우 몇다리 건너서 만나는 경우였다고 함

옆대대에는 가족들이 다 빠져죽었다고 혼자 장례치르러 가는 일직하사도 있었다고함

휴가나가면 자동으로 집에 얌전히 들어가야되는게 일단 바깥에 사람이 안나다니고 술먹을 선배후배가 없었다고 함 아무도 돈이 없어서

그리고 급식도 부실해진게 우유가 갑자기 사라지고 기름 납품하던 군납회사가 망해서 식용유랑 참기름이 안들어왔다고 함
잔반 한톨이라도 남기면 그날은 대대장 훈시라는 이름의 기합이었다고함

그리고 집에가니까 큰아버지가 깡소주에 오징어다리 놓고 진지하게 너 말뚝박아라고 권고했다고 함

나중엔 군대월급 줄고 유류 아낀다고 작전차량이동도 최소한으로 줄인다고 일부러 사람 더 태우고 짐도 더 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