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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미국과의 전쟁에서 '군사적 승리'를 거둘 경우 어떤 사태가 초래될 것인가. 그 사태를 지도자들은 어떻게 예측하고 있었을까.

설마 백악관에 일장기를 꽂는 것이 '승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으리라. 그런 일은 있을 수가 없다.

진주만 공격에 나서기까지의 과정에서는 실제로 전쟁의 결말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문서를 찾아볼 수 없다.

굳이 말하자면 11월 15일 대본영정부연락회의에서 결정한 '대미영란 전쟁 종결의 촉진에 관한 복안'이라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이 복안에는 두 가지 방침과 일곱 가지 요령이 담겨 있다. 

두 가지 방침이란 장제스 정부의 굴복을 촉진하고, 독일 및 이탈리아와 제휴하여 영국을 굴복시킴으로써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꺾어버리겠다는 것이었다.

요컨데, 일본은 극동의 미국과 영국의 근거지를 복멸覆滅하여 자존 자위 태세를 확립한 다음 장제스 정부를 굴복시키면 된다. 

영국은 독일과 이탈리아가 제압할 것이므로 고립된 미국이 '전쟁을 계속할 의사가 없다'고 말할 때가 이 전쟁이 끝날 시점이라는 것이다.

이 복안을 읽으면서 나는, 여기에 담긴 몹시도 안이한 예측에 까무라칠 정도였다. 여기에 흐르고 있는 사상이 모두 상대방의 의사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략)

일본이 아시아에서 '자존 자위 태세를 확립'한다고 말하는데, 그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 자존 자위 태세를 확립했을 때란 도대체 언제일까?
미국과 영국이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반영구적으로 전쟁을 도발한다면 일본은 어떻게 대응할 작정인가?

독일과 이탈리아가 영국을 제압해줄 것이라는 타력본원他力本願의 전제가 되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그러나 최대의 문제는 미국이 '전쟁을 계속할 의사가 없다'고 말하는 것은 당연하게도 당사자인 미국 정부와 국민의 의사에 달려 있는 게 아닌가.

이상한 표현이긴 하지만, 영국이 굴복하면 미국이 "그래. 졌다. 전쟁을 그만두자"라고 제안할 거라고 정말로 생각했던 것일까?

이런 애매모호한 생각으로 전쟁에 돌입한 지도자의 책임이 막중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식으로 전쟁의 종결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약 3년 8개월에 걸친 전쟁도 최후에는 일본만이 '전쟁을 계속해야 한다'는 말에 구애되어 오직 군사 지도자의 체면 때문에 싸우게 된 것은 아닐까라는 의혹의 눈길을 거두기 어렵다.



호사카 마사야스, <쇼와 육군> p.442-4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