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또 실탄과 그 놈의 38전대 대공방어대 때문에 생긴 일이다.

역시 장소는 대천 대공사격장이었고 그 때도 하필 망할 38전대가 바로 우리 앞에서 먼저 쐈다.

걔네들이 사격을 마친 후 우리가 발칸을 인계를 받아 장비점검을 하고 있었는데

그 때 사수와 분대장은 발칸에 타서 안전말뚝 사이로 포신을 공회전하면서 돌려보고 있었고

부사수인 나는 포 오른쪽 탄피 배출구 근처에 서있었다.

근데 갑자기 우리 포에서 실탄 한발이 발사된 거다!!!

거의 모든 사람들은 크게 놀라 잠시 할 말을 잃은 가운데 탄피는 내 발 근처로 무심히 굴러왔다.

탄이 발사될 때 자기 포의 포신 앞에서 조준감사를 하고 있던 어떤 하사는

설마 자기가 실탄에 맞은 거 아닌가 하며 자기 가슴을 살펴봤다고 하더라.

물론 안전말뚝 사이에서만 사격이 이루어지도록 포에 사격제한이 걸려 있었기에 딴 곳에 발사될리는 없었지만

엄연히 위험한 건 위험한 거고 까딱해서 우리 분대원 중에 누군가가

포신이 회전할 때 포신 앞에 있으면 안된다는 안전수칙을 어겼다면 100퍼센트 인명사고 발생했을 상황이었다.

사건의 원인은 당연히 38전대 멍청한 놈들이 사격 후 잔탄제거를 제대로 안해서 송탄기에 한 발이 남아있었던 것.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사격 후 포신정렬을 할 때는 

'포신회전'을 외치며 포신을 두번 크게 돌려서 송탄기에서 잔탄제거가 되게 하는 건데 

38전대 놈들이 그것도 똑바로 안하고 간 모양이었다.

당연히 38전대 사격교관은 안전관으로 나와 있던 준위들에게 무지하게 털렸고.

그 때 나는 의외로 그다지 크게 놀라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잠시 흐르니 저 멍청한 38전대 놈들 때문에 내가 죽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머리에 서서히 스팀이 올라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