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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때 건너편에서 김학두 일등중사가 쏜 대전차포 철갑탄이 1번 전차의 옆구리에 명중했다. 제1호 탱크는 제2연대 포중대 위치를 확인하려는 듯 멈칫하면서 섰다. “이때다!” 조일병은 같은 조의 김일병의 옆구리를 찔렀다. 김일병이 벌떡 몸을 일으키더니 이미 안전핀을 뽑은 81㎜ 박격 포탄을 전차의 바퀴 밑에 굴려 넣었다. 두 병사들은 도랑깊이 숨었다. 적 탱크는 눈치채지 못하고 다시 진격하기 시작했다. “쾅!”하고 고막이 찢어지는 듯한 폭음 소리가 울리더니 1번 전차가 들썩하면서 멈춰 섰다. 조달진 일병이 몸을 일으킨 것은 그 순간이었다. 그는 비호처럼 탱크 위로 뛰어 올라가 해치 손잡이를 열어 수류탄을 넣었다. 그런 다음 조일병은 탱크위에서 몸을 날려 멀리 뒹굴었다. “쾅!”하면서 1번 탱크 안에서 폭음이 울리더니 불길에 휩싸였다. 1번 탱크는 파괴되었으나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1번 선두 전차가 파괴되어 움직이지 못하자 나머지 10대의 탱크도 일제히 멈추게 되었다. 2번 탱크가 1번 탱크를 밀어서 치우려 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그러자  맨 뒤의 11번째 탱크 해치가 열리더니 군관 하나가 고개를 내밀었다. 그의 탱크 뒤에 꽂은 깃발로 보아 대대장인 듯했다. 그 순간 계곡에서 날아온 아군 기관총탄에 머리를 맞은 장교는 뒤로 쓰러져 버렸다. 육탄용사 11번 조인 이하사가 벌떡 일어나 탱크위로 재빨리 올라가 해치 안에다 수류탄을 넣었다.  탱크가 폭파되며 불기둥이 솟았다 나머지 9대의 탱크는 앞으로 전진도 할 수 없고 뒤로 후진도 할 수 없이 갇혀 버렸다.


여기저기에서 탱크 해치가 열리고 대체 어찌된 일인지 상황 판단을 하기 위해 북한군들이 고개를 내밀었다. 그러나 아군의 총공격이 시작되어 그들은 비명을 지르며 죽거나 탱크를 버리고 도망치다가 죽어 갔다. 육탄 용사들은 마음놓고 나머지 탱크의 해치 안에 수류탄을 넣어 11대의 전차를 폭파시켰다. 전 장병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올리며 만세를 불렀다. 실로 통쾌한 순간이었다.


-악몽의 전쟁, 6·25 회고 (4)홍천 말고개 전투의 11 용사


참고로 이분들 전원 생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