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랑 술먹고 떠들다가 옛날에 있었던 일 생각나서 써봤다. 지금 생각해도 대체 어떻게 이런일이 일어 날 수 있는지 궁금한데 놀랍게도 실화임
기억이 희미한 부분이 약간 있지만 최대한 기억을 더듬어서 썼다.
2년전 8월, 그 때도 지금처럼 날이 덥고 습하던 철이었다. 나는 어느 비행기지 작전병으로 복무하고 있었는데 한참 칭찬만 받고 살다가 기고만장해서는 대형사고 한번 치고 갓 전입온 이등병 마냥 눈치를 엄청나게 보고 살고있었다.(보안이랑 관련된거라서 이야기하기는 힘든데 영창보내도 딱히 할 말 없을 수준의 사고였다. 다행히 선임, 간부님들이 악의가 없고 그 동안 잘 해왔다고 봐주시긴 했는데 눈치보여서 잠도 제대로 못 잤음)
다들 알다시피 전시상황이 되면 공군부대 근처에 있는 향토사단 병력이 공군기지 외곽지역에서 방어작전에 돌입하게된다. 이 때 육,공군간의 신속한 의사소통을 위해서 육군 인력이 999K(실상황에는 어떨지 몰라도 훈련할때는 이거만 챙겨오더라)를 가지고 작전지휘소로 파견을 오는데 파견온 인원들이 전투식량을 제대로 못 챙겨왔나 보더라 그래서 통신장교는 우리쪽 전식 남은거 주고 운전병이랑 통신병은 그냥 병사식당에서 밥 먹이기로 했다. 위에서 말했듯이 당시 나는 눈치를 엄청나게 보고있던지라 누가 병사들 밥 먹이고 올래 하는 소리 나오자마자 바로 내가 가겠다고 함 근데 여기서 문제가 터졌다...
원래 훈련기간중에 총기 포함해서 단독군장으로 돌아다니는게 맞는데 당시에 UFG 훈련이 거의 재난통제에 초첨이 맞춰져있는데 굳이 총을 불출해야하나 하는 이야기가 나와서 기지방어훈련(각자 총들고 전투호 들어가서 경계근무 하는거)할 때만 총 불출하기로 했거든? 근데 당시 내가 병사들으로 식당으로 인솔하는 시간이 대략 17시 30분이고 그 날 18시에 적 특수전부대 침투 상황이 발령되게 되어있었다. 이 때는 밖에 있는 모든 인원이 총기 포함해서 단독군장을 유지하고 있어야함
원래대로면 나는 17시 30분에 퇴근하고 생활관 복귀할 예정이라 총이 필요없었지만 내가 육군들 밥먹이고 지휘소 다시 대려다주고 하면 분명히 18시를 초과할게 뻔했고 급하게 내 총을 불출해야 하는데 이미 우리 중대에서 경계근무 투입되는 인원들이 쓸 총기 '4자루'를 불출하러 무기고로 가는 차량이 출발한 뒤였음 나는 이 문제를 A병장과 상의했고 A병장은 내 말을 듣고 자기가 바로 무기고로 떠난 B병장과 C하사에게 전화하겠다고 말했다
그 뒤로 나는 육군친구들을 인솔해서 병사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잠시만 기다리라고 한 뒤에 내 총을 가지러 생활관에 갔는데 진짜 딱 문열자 마자 내 이름 주기된 총이 복도에 있더라 그래서 나는 아무 생각없이 그 총 챙겨서 육군들을 지휘소로 데려다주고 다시 생활관에 복귀했는데... 그 때 내가 생활관 문을 열였을때 풍경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절반은 미친듯이 뭔가를 찾고있고 절반은 뭐라고 할 수 없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더라 그리고 상,병장들이 "대체 어딜 다녀오는거냐" "진짜 미친거냐" 라는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처음에 마했듯이 나는 사고친지 얼마 안지나고 한참 눈치보면서 살던 때라 진짜 정신이 완전히 나가버리는 기분이더라 진짜 3분간 아무 반박도 못하고 오만 욕을 다 들었다.
근데 시발 이게 어떻게 된 일이고 하니 알고보니까 분명히 난 A병장을 통해서 내 총 1자루 + 경계근무 투입되는 인원 총 4자루 = 5자루를 불출해야 한다고 전달했는데 정작 총기 불출하러간 인원들은 원래 계획대로 4자루만 불출했고 심지어 급하다고 아무총이나 막 꺼내왔는데 그 중에 내 총이 뒤섞여 있었다... 총 불출해다가 생활관 복도에 뒀는데 그걸 내가 가져가 버렸고 경계근무 투입되는 인원들은 갑자기 총이 없어지니까 그걸 또 행정계랑 작전과에다 바로 보고를 때려버림
그리고 당연히 전역 2달남은 행정계장, 훈련이 클라이막스라 민감한 작전과 둘 다 와전히 뒤집어져버렸고 다시 한번 철저히 찾아보고 그래도 없으면 바로 훈련 중지하고 나 무장탈영병으로 간주해서 어디있는지 수색할 계획이었다더라.. 그리고 철저히 찾던 와중에 내가 생활관으로 소총 한자루 매고 들어오니 당연히 난리가 날 수 밖에 아무튼 오해는 여차저차 풀리기는 했는데 진짜 욕얻어먹고 있던 그 3분간은 지옥에 떨어져있는 느낌이었음(생각해보니까 시발 그냥 처음부터 니가 이 총을 왜 들고있냐고 했으면 바로 대답했을텐데 다짜고짜 쌍욕만 들었네)
A병장은 절대 그런일을 실수 할 사람이 아니고 본인도 분명히 C하사 휴대폰으로 연락을 했다고 하니 분명히 B병장 아니면 C하사가 깜빡했을텐데... 전역하고 한참지난 지금까지도 대체 누가 잘못한건지는 아무도 모른다. 쓰고보니까 부연설명만 존나 길고 재미는 없네 읽어 준 군붕이 있으면 고맙다.
3줄요약
1. 훈련중에 예상치 못한 변수로 미리 정해놓은것 보다 개인화기를 1자루 더 불출해야했음
2. 1자루 부족하게 꺼낸 와중에 하필이면 아무 총이나 막 꺼내와서 총이 한자루 빔
3. 총기 도둑놈으로 욕얻어먹음, 후임들이 짬차니까 무장탈영병이라고 놀리더라
할일했는데 커뮤니케이션 안돼서 똥밟았네 쯧쯧
대형사고라기보다 그냥 어이없네요
아이고...
뭘 이런걸로 대형사고...
나도 공군 출신인데 총기관리 제대로 안되는거 ㅇㅈ 사격있을 때도 내총 니총 없고 아무거나 꺼내썼다. 원래 전역자 나가면 바로바로 주기떼고 총기손질 하는게 원칙인데, 무기고 자주 여는거 귀찮으니까 분기사격 있거나 할때만 가끔 하지
자기 총기 맨날만지는 육군땅깨여서 모르겠샤와요 - dc App
나 2년내내 총기손질 해본게 훈련소 딱 한번임 ㅅㅂ ㅋㅋㅋㅋㅋ 진짜 공군 시발 총기손질 존나안함 - dc App
그냥총을휴대하라ㅋㅋ - dc App
육군이라 몰랐는데 공군은 총기관리가 좀 느슨한가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