념글 간 글 보고 생각나서 씀
보닌이 한 7살때인가? 그쯤 한창 불멸의 이순신 나오고 했었고 어린 나는 그게 너무 재밌어서 존나 챙겨봤음. 전투씬 나오면 방방 뗘댕김선 총쏘고 쓰러지고 칼 휘두르고 하는 시늉 하고.
그뒤로도 군사 역사 이런거 좋아하게 돼서 대조영도 재밌게 보고 주몽도 재밌게 보고 했던 기억이 있음.
보닌쟝이 초등학교 2학년때였음. 보닌이 집에서 그냥 있는데 아버지께서 어떤 책을 사오셨음
원래 당신은 당신 아들이 책 읽는거 좋아하셔서 밤에 들어오실 때 치킨대신에 책을 사들고 오시는 분이셨음
민승기씨의 [조선의 무기와 갑옷]은 2004년에 나왔는데 내가 초등학교 2학년일 때가 0x년이었으니 나온지 얼마 되지 않은 거의 최신 도서였음.
조선군을 넘모 좋아해서 가끔 틀어주는 육박 박물관 다큐멘터리 보면서 100자 한문노트의 칸마다 거기 나오는 유물 그리고 이름쓰고 했던 나는 그걸 보고 띠용~~했고
매일같이 학교에 가서도 그 책을 보며 넘모 좋아했음
아무래도 나이가 어려서 다 이해를 못 해서 그런지 초2때 읽을때 느낌이 다르고 초3 초4 초5...해가 가면서 읽을때마다 받는 느낌이 달라져서 너무 좋았음(중학교 들어서는 관심사가 좀 달라지면서 거의 안 봤고)
특히 이 책 가지고 했던 퍼거짓중 원탑은 거기 나오는 무기들을 공책에 그림으로 옮겨서 일종의 도판집? 을 만드는 거였는데
거기 나오는 백수십종의 무기 그림, 사진을 하나하나 모양자로 옮겨 그리고 똑같은 짓을 해가 넘어가도록 십수번 반복했었음
그렇게 그리면서도 무기의 분류에 따른 배치나 그리는 방법(4분원 모양자로 활을 그린다던가 하는)이 항상 거의 유사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본인이 스테레오타입화 하기 너무 쉬운 사람이란 것과 개인 단위에서도 미술 양식의 고착화는 일어나기 쉽다 뭐 이런걸 보여주는 예인 듯함
몇 년 동안 책을 너무 많이 펴봐서 그런지 반양장본이었던 책의 등 쪽은 완전히 굽혀지고 터서 접착제 붙인 부분이 다 드러나고 책 딱 중간쯤 되는 화포파트는 페이지 몇 장이 탈락되고 했음
지금 와서 그 책은 본가에 있고 내가 그렸던 것들도 이사 몇 번 하면서 다 본가 어딘가에 처박혀 있고 얼마는 내가 부끄럽다고 버리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한 군붕이의 아름다운 추억인 것 같음 ㅎㅎ
해당 책 자체는 출간된지 만으로 14년이나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조선의 무기체계와 병법을 한 권으로 요약한 책으로는 거의 유일한 책이자, 철저하게 사료에 근거를 둔 서술을 하고 있는만큼 해당분야에 관심있는 군붕이들에게 적극 추천함. 몇몇군데 보이는 오류(교자궁 관련 서술 등)는 무시할 만한 수준임.
덕분에 좋은책을 찾게되었음 ㄳ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