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군사령부가 평택으로 옮겨가는 것은 단순한 위치 변동을 넘어 군사동맹의 성격을 변화시킬 정도로 ‘보이지 않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한·미 양국 국방부는 3일 서울 용산기지의 연합사를 경기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 미군 기지로 이전한다는 데 합의했다. 전시 작전통제권이 한국군으로 넘어온 뒤에는 연합사령관도 한국군이 맡기로 했다. 연합사가 사실상 수도권도 벗어난 위치로 남하(南下)하는 것은 미군 지휘부라는 최고의 ‘인계철선’이 서울에서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동두천의 210화력여단만 빠지면 한강 이북에 주둔하는 미군 부대가 없어지는데, 이 부대도 남쪽으로 이전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한·미 상호방위조약은 안보 위협에 ‘자동 개입’이 아니라 ‘헌법상 절차’를 거치도록 돼 있는데, 미군의 한강 이북 주둔은 이를 보완하는 역할을 해 왔다. 그리고 대한민국 심장부를 반드시 방어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과시이기도 했다. 북한의 핵무기나 장사정포 등이 서울에 떨어지면 미군 고위 장성들도 희생될 수 있다는 사실은 미국의 자동 참전을 보증한다. 이 때문에 북한에 대해서는 그 자체로 엄청난 억제력을 발휘해 왔다. 그런 상징이 사라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