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제국의 심상지리와 지정학적 헤게모니
나중에 살펴보겠지만 후쿠다 도쿠조나 니토베 이나조 등이 식민지 지배를 정당화할 때 밑바닥에 존재하고 있는 것은, 도식적으로 말해서 '보는 쪽='대표하는 쪽'='보호하는 쪽'과 '보이는 쪽 ='대표되는 쪽='보호받는 쪽'의 이항대립 관계이다. 이와 같은 구도가 비대칭적인 관계에 근거하고 있다곤 하지만, 성차별에 사로잡힌 < 남성>과 <여성>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왜냐하면 식민지는 '성적인 기대', '싫증나지 않는 관능성, 질리지 않는 욕망'을 도발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식민지는 일본 본토에 이익을 제공하는 장소였을 뿐 아니라, 감당하기 어려운 방탕아들, 곧 범죄자, 빈민, 그 밖의 바람직하지 않은 과잉 인구를 보내는 장소로서 유용했고, 그래서 일본 본토에서는 가질 수 없는 '성적인 체험'을 유발하는 장소이기도 했던 것이다.
성차별을 환기시키는 듯한 은유의 증식은 국제정치의 리얼리즘으로도 확산되는데, 예컨대 일본과 청 사이에 끼인 조선은 '득의양양하게 맘껏 욕구를 채우고도 지칠 줄 모르는 지나 남자'에게도 아양을 떠는 성적으로 방종한 <여자>로 비유되었다.
<남성>=식민자=제국에 의해 비로소 대표되는 <여성>=피식민자 =종속국. 이와 같은 식민지주의적인 심상지리는 근대 일본의 행보가 대외화친∙개국진취와 더불어 국위발양을 국시로 삼아 '동양에서의 유럽적 신제국'(이노우에 가오루의 '조약개정 문제 의견서')을 목표로 삼았던 역사의 소산이다. '열등한 아시아'라는 의식에 괴로워하면서 동시에 '아시아를 깔보는' 우월감을 팽창시킴으로써 국가의 위세를 '완고하고 고루한' 인접 아시아 국가에 심고자 했던 국책은 아시아에 대한 지정학적인 헤게모니의 확립으로 돌진해 갔다. 그것은 분명히 후발적인 식민지 제국의 심상지리를 말해주며 식민정책학도 그러한 정치적 담론의 전이로부터 벗어날 수 없었다.
<제국주의하의 대만>에서 야나이하라 다다오가 이미 지적한 대로, 일본의 식민지 경영은 '금융자본주의 국가로서의 제국주의 실행자라는 실질'을 갖추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데올로기 면에서는' '이미 훌륭한 제국주의 국가'였다. 그리고 식민정책학도 그러한 '조숙한 제국주의, 제국주의 전기'와 관련되어 있다.
이와 같은 특이성이 생겨난 까닭은 근대 일본의 식민지 제국이라는 공간이 제국주의의 역사 속에서도 상당히 독특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구미 열강이 식민지로 삼은 곳은 제국주의 본국과 비교해서 '문화 수준과 경제적 발전이 현저하게 뒤진' 원격지였던 데 반해서, 일본은 역사적으로도 거의 같은 문화권에 속한 인접 지역에서부터 집약적이고 전방위적인 팽창을 이룩했던 것이다. 특히 본토의 외곽으로 나중에 '황국신민화'의 대상이 된 직할 식민지 조선은 제국 일본의 심상지리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조선은 똑같이 동아시아 구제국(중화제국)의 문명권에 속하면서도 이 "구래의 동아시아 제국적 관계를 계승하며 유럽적인 근대 주권국가를 확립한다고 하는" 근대 일본이 지닌 '자기모순'의 이음매에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의 조선관이 보여 준 진폭은 두드러지게 컸으며, 조선과의 관계에서 일본적 오리엔탈리즘은 노골적인 힘을 발휘하게 되었다. 그것이 얼마나 큰 왜곡을 초래했는가는, "'수복'이라는 표현 자체가 상징하듯이 메이지 유신 당초부터 조선을 속국 후보로 당연시한 뿌리 깊은 모멸의식"을 보더라도 분명하다. '한 등급 낮은 외교의례에 따라 취급'당하게 된 조선은 동아시아에서의 신구 제국 교체의 이음매에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에 제국의 지정학적 헤게모니를 쥐는 열쇠가 되었던 것이다.
이 점을 국가 이성의 기획으로서 가장 먼저 밝힌 것은 야마가타 아리토모의 <외교정략론> (1890)이다. 그것은 제1회 제국의회의 시정방침 연설에 활용했다는 의미에서 '국시'의 무게를 지니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 후 일본의 대외정책에서 한반도의 위치를 확정하게 되었다는 의미에서도 중요하다.
야마가타는 일본을 둘러싼 동아시아의 국제 정세(특히 한반도 정세)가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고 있음을 의식하면서 외교=동양정략을 위해서는 내정의 재편과 그것을 지탱할 '국민 정신'의 앙양이 긴급히 필요하다고 주창했다. 특히 야마가타가 중시한 것은 국가의 독립 자위를 확보하는 방법이었다. 그것은 "주권선을 수호하는 것과 이익선을 방위하여 자기의 요충지를 잃지 않는 것." 두 가지를 골격으로 삼고 있다.
'주권선'이란 '강토'를 가리키고 '이익선'은 "인접 국가와 접촉할 때 우리 주권선의 안위와 긴밀히 관계되는 구역"을 가리킨다. 식민지 제국으로의 발판을 장악해 가고 있던 일본 국가 이성의 논리에서 볼 때, 외교와 군사의 '요결'은 두개의 선으로 성립하게 된다. 야마가타의 판단에 따르면 '주권선'에 대한 위협은 두드러지지 않지만 '이익선'에 관해서는 위기적인 정세가 점차 급박해지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현 상황은 굳건히 스스로를 지키기에 충분하여 어떤 나라도 우리 강토를 넘볼 염려가 없을 것임은 그 누구도 의심할 수 없는 바이다. 그러나 나아가 이익선을 방어함으로써 자위의 계략을 굳건히 하는 데 이르러서는, 불행히도 이전과 전혀 다르다고 볼 수가 없다." 이로부터 "우리나라의 이익선의 초점은 바로 조선에 있다"는 지정학적인 전략의 확립을 주창하고 있다. 니토베 이나조 등의 식민지 정책론에서 볼 수 있는 아시아 식민지의 동심원적인 확대에 대한 기대는 이러한 기획의 연장선상에서 나타났던 것이다.
도쿄대 교수 강상중, 《오리엔탈리즘을 넘어서》
94~9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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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ㄷㄷ - dc App
솔직히 지정학은 학문에서 박탈시켜야 한다 본다
ㄹㅇ - dc App
ㄴㄴ 국토개발엔 쓸만함
ㅋㅋㅋㅋㅋ - dc App
패전하고 양인들이 일본여자들 끼고 다니는거 보고도 찍소리도 못하던 놈들이 헛바람은ㅋㅋ
아 꼬우면 지들도 맥 총통 죽여보던가 ㅋㅋㅋㅋ - dc App
ㅋㅋㅋㅋㅋ - dc App
그러고보니 검색하다 본걸론 식민지 교육에 대해서 잘못 가르친건지 일본인 상대로 한 인터뷰에서 식민지가 되면 좋을거 같다는 말을 하는 부작용도 있었지
뎃 - dc App
장작의 식민지 근대화론 문서에 있었네. 저 말 듣는 방송 진행자 표정이 참 볼만함
@mig35 ㅅㅂㅋㅋㅋㅋㅋㅋㅋ - dc App